오늘은 조금 색다른 방식으로 책 한 권을 소개하려 합니다. 얼마전 출간된『리더존망』인데요. 이 책은 좋은 리더가 되는 법을 친절하게 알려주는 책이라기보다, 나쁜 리더가 어떻게 조직을 망치는지 집요하게 보여주는 책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읽는 내내 조금 불편합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처음에는 남의 얼굴이 떠오르다가 어느 순간 내 얼굴이 슬쩍 끼어드는 책입니다.
“우리 회사에 이런 사람 있지.”
“우리 팀장이 딱 이래.”
“전 직장 부서장이 생각나네.”
대부분의 독자는 아마 이렇게 읽기 시작할 겁니다. 하지만 『리더존망』이 정말 불편해지는 순간은 그다음입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새 이런 질문이 따라붙습니다. “그런데 나는 정말 괜찮을까?”
오늘은 이 불편함을 조금 다른 방식으로 보여드리려 합니다. 만약 이 책을, 정작 자신이 나쁜 리더일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함께 읽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책 속 문장마다 고개를 끄덕이지만, 그 고개가 끝내 자기 자신을 향하지 않는다면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나쁜 리더들의 『리더존망』 독서 토론회.
장소는 본사 3층 공감 회의실, 주제는 『리더존망』 완독 후 소감 나누기.
참석자는 HR팀 권유로 이 책을 받아든 리더 다섯 명입니다.
책은 분명 거울로 놓여 있었습니다.
문제는, 거울을 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점입니다.
오후 6시 45분, 회의실 문이 열렸다. 가장 먼저 도착한 건 박완벽 상무였다.
그는 들어서자마자 화이트보드를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오늘 토론의 아젠다, 발언 순서, 예상 소요 시간. 시간은 10분 단위로 나뉘어 있었고, 각 챕터별 핵심 키워드는 표로 정리되어 있었다. 그러고는 자리마다 A4 두 장짜리 요약 자료를 배본했다. 오늘 아침 6시에 출근해 직접 만든 자료였다. 독서 노트는 28페이지. 발제 PPT는 34장. 책 한 권을 읽고 이야기하자는 자리였지만, 자료를 읽는 것만으로 이미 조금 지쳐버릴 것 같은 분량이었다.
7시 정각, 김개입 팀장이 들어왔다.
그는 자리에 앉기 전에 회의실 탁자 위 커피 배치를 두 번 바꿨다. 의자 간격도 조정했다. 누구도 요청하지 않았지만, 그는 회의실이 조금 더 효율적으로 작동해야 한다고 믿는 듯했다. 들고 온 태블릿에는 포스트잇 세 장이 붙어 있었다. 다만 모두 오늘 토론과는 무관한 내일 오전 회의 안건들이었다. “이 책 진짜 좋더라고요. 거의 다 읽었어요.” 거의.
7시 12분, 이우선 본부장이 문을 열었다.
“어, 오늘이었구나. 다음 주인 줄 알았는데.” 그는 태블릿을 열며 자리에 앉더니 곧장 말했다. “잠깐, 이번 분기 실적 이슈를 먼저 공유해도 될까요? 10분이면 돼요.” 그의 손에는 형광펜이 빼곡히 그어진 『리더존망』이 들려 있었다. 하지만 아직 시작도 안 한 독서 토론회의 방향은 이미 다른 곳으로 틀어지고 있었다.
이어서 최감정 이사가 7시 15분에 입장했다. 표정만으로도 오늘 컨디션 브리핑이 완료되었다. 좋지 않다. 그는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이 책, 우리 팀 황 대리 읽혀야겠더라고요.” 책을 꺼냈다. 형광펜 색깔이 두 가지였다. 노란색은 ‘공감되는 문장’. 빨간색은 ‘우리 상황을 모르고 쓴 것 같은 문장’. 노란색이 훨씬 적었다. 책갈피도 하나 끼워져 있었다. 작은 글씨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황 대리에게 읽힐 페이지’
그러고 보니 노정보 차장도 있었다. 언제 들어왔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그는 회의실 가장 안쪽 자리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펼쳐둔 책 여백에는 메모가 빼곡했다. 김개입 팀장이 말했다. “차장님, 많이 적으셨네요.” 노정보 차장은 급히 책을 덮었다. 그의 책에는 형광펜보다 연필 자국이 많았다. 누군가를 떠올리며 그은 선인지, 자신을 떠올리며 적은 메모인지는 아직 알 수 없었다.
7시 18분. 박완벽 상무가 시계를 봤다.
이미 계획보다 18분 늦었다. 그는 화이트보드 아래쪽에 작은 글씨로 적었다.
‘지연 원인: 참석자 도착 편차 및 사전 공유 안건 발생’ 그리고 마침내 말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박완벽 상무가 발제를 시작했다. “이 책에는 총 16가지 나쁜 리더 유형이 나옵니다. 제가 표로 정리해뒀는데요.” 자료를 펼치는 소리가 회의실에 퍼졌다. A4 두 장짜리 요약표에는 리더 유형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다들 진지한 얼굴로 표를 훑었다. “맞아, 이런 리더들 많죠.” 고개가 하나둘 끄덕였다. 흥미로운 건 방향이었다. 누군가는 위를 봤고, 누군가는 옆을 봤고, 누군가는 먼 과거의 전 직장을 떠올리는 표정을 지었다. 아무도 자기 자신을 향해 고개를 숙이지는 않았다. 책은 분명 각자 앞에 펼쳐져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책은 거울이 아니라 망원경처럼 쓰이고 있었다. 멀리 있는 누군가를 더 또렷하게 보기 위해서.
“저는 전 직장 부서장이 딱 이거였어요. 통제 집착형.”
이우선 본부장이 말했다.
“우리 윗분이 완전 완벽주의형이잖아요.”
김개입 팀장이 거들었다.
최감정 이사도 책장을 넘기며 말했다.
“우리 팀 황 대리 사수가 딱 편 가르기형이에요. 자기 라인 아니면 아예 안 보이는 사람이거든요.”

황 대리는 이 자리에 없었다. 황 대리의 사수도 없었다. 그리고 최감정 이사가 황 대리를 오늘 몇 번째 언급하는지, 아무도 세지 않았다. 16가지 유형은 모두 다른 층, 다른 팀, 다른 회사에 존재했다. 적어도 여기에는 없다. 이 방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믿고 있었다.
박완벽 상무가 발제를 이어갔다. “책에서는 리더의 바쁨이 조직의 병목이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 부분이 중요합니다. 리더가 모든 의사결정의 중심에 있으면 조직은 빨라지는 게 아니라 오히려 느려진다는 거죠.”
그 순간 김개입 팀장의 휴대폰이 울렸다. 그는 화면을 확인하더니 손을 살짝 들었다. “잠깐만요. 팀원이 결재 올렸네요. 제가 이거 지금 안 보면 내일 아침 일이 밀려서요.” 토론이 멈췄다. 김개입 팀장은 태블릿을 열고 문장 두 개를 고쳤다. 표현 하나를 바꾸고, 쉼표 하나를 옮기고, 마지막 문장을 다시 썼다. 팀원이 올린 보고서는 이제 조금 더 팀장다운 문장이 되었다. 7분이 지났다. “동의해요.” 그가 자리로 돌아오며 말했다.
아무도 무엇에 동의하는지 묻지 않았다. 사실 물을 필요도 없었다. 회의실 안의 모두가 책을 읽고 있었다. 다만 책이 말하는 장면이 방금 눈앞에서 지나갔다는 사실만 읽지 못했을 뿐이다.
“위임 챕터가 특히 좋더라고요.” 이우선 본부장이 입을 열었다. “저도 위임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는데, 문제는 위임을 받는 사람들이 못 따라오는 경우가 많아서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위임을 말할 때, 많은 리더는 자연스럽게 구성원의 역량을 떠올린다. 내가 맡기지 못하는 이유보다, 상대가 받아내지 못하는 이유를 먼저 찾는다. 그게 훨씬 편하기 때문이다.
김개입 팀장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근데 본부장님, 지난주에 기획안 검토를 본부장님이 직접 하셨잖아요?” 이우선 본부장이 잠깐 멈췄다. “그건…… 워낙 중요한 건이라서요. 예외적으로.” 예외적인 일은 매주 있었다. 하지만 그건 나중에 얘기할 일이었다.
김개입 팀장이 이번에는 ‘과잉 개입형’ 챕터를 펼쳤다. “안 해도 되는 일까지 하는 것이다. 해당 업무를 담당하는 구성원이 있음에도 굳이 본인이 나선다.” 잠깐 읽더니,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맞아, 맞아. 우리 윗분이 딱 이래요. 제가 기획안 올리면 꼭 직접 손을 대셔. 그냥 주면 되는데.” 그는 책을 덮으며 덧붙였다. “저는 요즘 위임 많이 하려고 엄청 노력하거든요. 어제도 박 대리한테 맡겼어요, 일단. 중간에 한 번 보긴 했지만." 분명 일은 맡겼다. 중간에 한 번 봤다. 분명 마지막에도 한 번 볼 예정이었다. 그것을 김개입 팀장은 위임이라고 불렀다.

화이트보드 앞의 박완벽 상무는 이 대화를 노트에 받아 적었다. 누가 어떤 말을 했는지, 어떤 순서로 발언했는지, 어떤 대목에서 침묵이 생겼는지까지 적었다. 그는 좋은 토론을 위해 기록한다고 생각했다. 다만 기록하는 동안, 토론은 조금씩 그의 관리 대상이 되어가고 있었다.
이번에는 최감정 이사가 ‘감정 지배형’ 챕터를 펼쳤다. “기분에 따라 구성원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리더.” 그는 문장을 읽다가 피식 웃었다. “이거 우리 황 대리 전 팀장이에요, 완전히. 그 사람 밑에서 일했던 친구한테 들었는데, 오전이랑 오후 사람이 다르대요.” 그는 빨간 형광펜을 손에 쥔 채 말을 이었다. “저도 감정이 없는 사람은 아닌데, 저는 그래도 일 얘기할 때랑 아닐 때를 좀 구분하는 편이라서.” 빨간 형광펜 뚜껑이 딸각 소리를 내며 닫혔다. 그 소리는 작았지만, 회의실 안에서는 꽤 또렷하게 들렸다.
박완벽 상무가 살짝 눈치를 보다가 말했다. “그럼 다음 챕터는……” 그 순간 최감정 이사가 끼어들었다. “잠깐, 방금 제 발언에 아무도 동의 안 하세요?” “아, 동의합니다.” 김개입 팀장이 급히 대답했다. “표정이 그렇지 않았는데요.” 다시 침묵.
감정 지배형 챕터는 아직 펼쳐져 있었다. 누구도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그때 노정보 차장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저는…… 제가 어떤 유형인지 잘 모르겠어요.” 모두가 그를 잠깐 봤다. 정말 잠깐이었다. 그 말은 이 토론회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에 가까웠지만, 누구도 오래 붙잡지 않았다. 자기 자신을 모른다는 고백은 토론 주제로 삼기에는 불편했고, 남의 문제를 말하는 일은 언제나 더 쉬웠다. 박완벽 상무가 다시 흐름을 잡았다. “그럼 통제 집착형으로 넘어가겠습니다. 이 부분이 핵심이에요.” 그는 목소리를 조금 높였다.
“리더가 데이터를 객관적 판단이 아니라 자기 결론을 합리화하는 수단으로 쓰는 거잖아요. 정말 문제가 많은 유형이에요.” 말을 마치자마자 그는 노트북을 열었다. “제가 이걸 설명하려고 자료를 하나 준비했습니다.” PPT 22번 슬라이드가 화면에 떴다. 슬라이드에는 각종 통계 자료와 그래프가 빼곡했다. 막대그래프, 원형 차트, 추세선, 비교표가 한 화면 안에 들어 있었다. 자료는 정교했고, 논리도 촘촘했다.
그리고 모든 그래프는 박완벽 상무의 결론을 향해 같은 방향으로 서 있었다. 그는 포인터로 화면을 짚으며 말했다. “보시면 명확합니다. 이 데이터가 말해주고 있죠.” 이우선 본부장이 슬쩍 물었다. “근데 상무님, 이 자료는 반대 방향 해석은 없어요?” 박완벽 상무가 바로 대답했다. “없어요. 제가 검토했을 때 이 방향이 맞거든요.”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책은 계속 펼쳐져 있었다. 문장들도 계속 눈앞에 있었다.
위임을 말하는 사람은 위임하지 못했고,
과잉 개입을 비판하는 사람은 계속 손을 댔고,
감정 지배형을 읽는 사람은 동의를 요구했고,
통제 집착형을 설명하는 사람은 반대 해석을 지웠다.
그 순간 책은 정말로 거울이 되었다.
문제는, 여전히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거울을 남에게 돌려놓고 있었다는 점이다.
두 시간이 지났다. 박완벽 상무가 마무리를 선언했다. “그럼 오늘 토론은 여기서 정리하겠습니다.” 원래 계획보다 17분이 초과된 시점이었다. 박완벽 상무는 이미 시간 관리 실패의 원인을 두 가지로 정리해 화이트보드에 적어두었다. 첫 번째는 ‘참석자 발언 시간 초과’. 두 번째는 ‘이우선 본부장의 서두 발언: 분기 실적 이슈’. 이우선 본부장은 그 항목을 봤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마 다음 주에 볼 예정이었다.
마지막 순서는 총평이었다. “한 분씩 오늘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말씀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가능하면 2분 안쪽으로 부탁드립니다.” 박완벽 상무가 타이머를 켰다.
첫 번째는 이우선 본부장이었다. “좋은 책입니다. 특히 요즘 리더들에게 필요한 내용이 많네요.” 그는 잠깐 생각하더니 말을 이었다. “팀장급 이하에게 꼭 읽히면 좋겠어요.” 회의실 안에서 누군가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말한 ‘요즘 리더’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묻지 않았다.
두 번째는 김개입 팀장이었다. “저도 공감 많이 됐어요. 특히 현장 리더 입장에서 와닿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그는 책 표지를 한 번 쓰다듬었다. “사실 이런 책은 현장 경험이 없으면 쓰기 어렵거든요. 저도 언젠가 이런 책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현장 경험이 풍부하니까요.” 방금까지 과잉 개입형 챕터를 읽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챕터를 자신의 소재로 삼았다. 자신의 문제로 삼지는 않았다.
세 번째는 최감정 이사였다. “저는 이 책, 우리 팀 전원 필독 지정할 생각입니다.” 그는 잠깐 멈췄다가 덧붙였다. “특히 황 대리.” 황 대리의 이름은 마지막 총평에서도 빠지지 않았다.
책은 리더를 향해 있었지만, 최감정 이사의 시선은 끝까지 팀원에게 머물러 있었다.
네 번째는 박완벽 상무였다. “좋은 토론이었습니다. 오늘 논의된 내용을 제가 정리해서 공유드리겠습니다.” 그는 이미 회고록 목차를 적고 있었다. '주요 발언 요약, 유형별 적용 사례
후속 액션 아이템, 2회차 독서 토론 제안, 3회차 주제 후보….' “가능하면 2회차도 하면 좋겠습니다. 제가 후속 독서도 추천드리고요. 내친김에 3회차 주제까지 잡아두면 어떨까요?”
그가 답을 기다렸다. 그러나 회의실의 공기는 이미 퇴근 쪽으로 기울어 있었다. 이우선 본부장은 태블릿을 닫고 있었다. 김개입 팀장은 누군가의 카톡에 답장을 보내고 있었다. 최감정 이사는 황 대리에게 보낼 메시지를 쓰고 있었다. 아무도 명확하게 답하지 않았다.
“좋을 것 같습니다.”
“한번 보시죠.”
“일정 확인해보겠습니다.”
리더들이 가장 자주 쓰는 말들이 차례로 나왔다. 동의처럼 들리지만 결정은 아닌 말들. 가능성은 열어두지만 책임은 남기지 않는 말들. 박완벽 상무는 그 말들도 모두 받아 적었다. 짐을 챙기는 소리가 회의실에 퍼졌다. 대화는 복도에서도 이어졌다. 황 대리 이야기. 전 직장 부서장 이야기. 다른 본부 이야기. 다음 분기 실적 이야기.
책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었다. 하지만 책이 묻고 있던 질문은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다. 조용히 있던 노정보 차장이 가장 나중에 일어났다. 그는 책을 가방에 넣지 않고 손에 들었다. 여백에 적어둔 메모 몇 줄을 다시 내려다봤다. 회의실 문 앞에서 잠시 멈췄다. 그리고 아주 작게 중얼거렸다.
“……나인가.”
회의실 문이 닫혔다. 그날 독서 토론회에서 가장 짧은 총평이었다. 그리고 어쩌면, 유일하게 책을 제대로 읽은 사람의 총평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 오전, 참석자들은 박완벽 상무의 18페이지짜리 토론 회고록을 받았다. 김개입 팀장은 그 회고록에 코멘트를 41개 달았다. 최감정 이사는 황 대리에게만 전달했다. 이우선 본부장은 메일 제목만 보고 “다음 주에 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책은 읽혔다. 토론도 했다. 회고록까지 남았다. 하지만 정말 바뀐 것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리더존망』은 좋은 리더가 되는 법을 말하기 전에, 나쁜 리더가 되지 않는 법을 묻는 책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우리에게는 그 질문이 훨씬 먼저 필요합니다. 좋은 리더의 행동 몇 가지를 따라 한다고 좋은 리더가 되지는 않습니다. 회의를 잘 열고, 피드백을 자주 하고, 구성원을 챙기는 말을 한다고 해서 조직이 반드시 좋아지는 것도 아닙니다.
문제는 그보다 앞에 있습니다.
내가 모든 결정을 붙잡고 있지는 않은가.
위임한다고 말하면서 사실은 계속 개입하고 있지는 않은가.
중요한 일이라는 이유로 예외를 반복하고 있지는 않은가.
데이터를 본다고 말하면서 내 결론에 맞는 자료만 고르고 있지는 않은가.
감정은 숨기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팀원들은 이미 내 기분을 읽으며 일하고 있지는 않은가.
나쁜 리더의 무서운 점은, 스스로를 나쁜 리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오히려 대부분은 자신이 꽤 열심히 일한다고 믿습니다. 조직을 위해 바쁘고, 팀원을 위해 챙기고, 성과를 위해 꼼꼼하게 본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성실함이 누군가에게는 병목이 되고, 통제가 되고, 눈치가 되고, 침묵이 됩니다.
『리더존망』이 불편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이 책은 독자에게 “당신은 좋은 리더입니까?”라고 묻지 않습니다. 그보다 먼저 묻습니다. “당신은 적어도 조직을 망치고 있지는 않습니까?” 오늘 이 글을 읽으며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다면, 그럴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에는 정말 그런 리더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멈추면 이 책은 남을 평가하는 체크리스트가 됩니다. 그리고 그 순간, 우리는 독서 토론회에 모인 리더들과 크게 다르지 않게 됩니다. 중요한 질문은 그다음입니다. “혹시 나도?”
그 질문 앞에서 잠깐 멈출 수 있다면, 이 책은 비로소 거울이 됩니다. 누군가를 비추는 책이 아니라, 나를 비추는 책이 됩니다. 완벽한 리더는 없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적어도 나쁘지 않은 리더는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시작은 대단한 선언이 아닙니다. 노정보 차장처럼, 회의실 문을 닫으며 아주 작게 중얼거리는 한 문장일지도 모릅니다.
“……나인가.”

위 콘텐츠는 『리더존망』내용을 기반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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