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협찬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리더와 팀원의 관계는 회사 생활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회사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팀원이고, 그 팀원들이 바라는 단 하나를 꼽으라면 아마 '내 팀장이 나와 잘 맞았으면 좋겠다'가 아닐까. 팀원에게 팀장은 직속 상관이자 회사 생활의 결과를 쥔 사람이다. 가장 가까운 조력자가 되어 주기도 하지만, 반대로 스트레스의 근원이 되어 회사 생활을 불행하게 만들기도 한다.
눈치가 빠르든 없든,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이 관계의 주도권이 팀장에게 있다는 걸 어렴풋이 깨닫게 된다. 팀장은 의사 결정권을 쥔 사람이라 팀의 방향, 일하는 방식, 문화, 그리고 평가까지 결정한다. 그러니 팀원은 팀장과 대립해 봤자 잘해야 본전이고, 십중팔구 나에게 손해라는 것도 안다. 단순히 스타일이 안 맞는 정도가 아니라 팀장에게 정말 문제가 있다 해도, 그 말을 맨정신에 꺼낼 팀원은 없다. (술기운을 빌렸을 때는 더더욱 안 될 일이고.)
그 사람을 팀장으로 앉힌 건 상위 조직장이고, 조직장과 회사가 그의 성과와 리더십을 인정했다는 뜻이니, 리더에게 반기를 드는 건 어느 정도 회사에 반기를 드는 일과 맞닿아 있다. 그래서 팀원은 오늘도 참는다. 무슨 수를 써도 결국 득 될 게 없고 내가 리더를 바꿀수도 없다는 걸 알면서도, 돈은 벌어야 하니 스트레스를 술로 달래며 출근 준비를 한다. '내가 문제인가' 자문하며 스스로 가스라이팅을 하거나, 당하거나 하면서 말이다.
이 책의 저자는 리더 때문에 힘들어하는 팀원들에게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분명히 말한다. 조직에서 벌어지는 거의 모든 문제는 나쁜 리더와 나쁜 리더십 탓이라고.
조직이 리더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십중팔구 아니 십중 십은 리더 잘못이다. 책의 서두에서 말했지만 구성원은 리더를 닮고 조직은 리더를 따라간다. 조직이 변하기 원한다면 가장 먼저 리더가 변해야 한다. 조직이 핵심가치를 따르기 바란다면 리더가 가장 잘 지켜야 한다. 물론 현실은 반대다. 리더는 모든 규칙에서 예외이고 입으로만 지시한다.
총 8장으로 이뤄진 이 책은 리더가 왜 중요한지, 나쁜 리더는 왜 나쁜지를 짚으며 시작한다. 이어 여러 꼭지로 나쁜 리더의 유형을 다룬다. 어떤 유형의 리더가 어떤 성향을 보이고, 왜 나쁘며, 그것이 팀과 팀원, 나아가 조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시원하고 직설적으로 풀어낸다. 팀원은 자기 리더가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고, 팀장은 마주하기 싫은 아픈 곳을 후벼 파이는 기분을 느낄 만한 내용이다.
끝으로는 나쁜 리더에 대처하는 법과 스스로 나쁜 팀장이 되지 않는 법을 제시하며 마무리한다. 팀원으로서는 나쁜 리더의 굴레에서 벗어나려면 떠나는 게 최선이라고 하는데, 나도 같은 생각이다. 피 한 방울 안 섞인 남을 바꾸고 그가 바뀌기를 기대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저자가 이 점을 빙빙 돌리지 않고 솔직하게 말해 줘서 오히려 믿음이 갔다.
리더의 무능때문에 스스로 상처받을 필요는 없다. 이 책을 쓰게 된 첫 번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리더가 하는 말과 행동 중 사실만 남기고 나머지에 크게 의미 부여를 하지 말아야 한다. 저 인간은 또 왜 저럴까 고민하는 시간조차 아깝다. 사실 이런 것들은 우리의 마음을 지키기 위한 임시방편이다. 버티는 시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나쁜 리더에게 잠식된다. 나쁜 리더에게서 온전히 버티는 방법은 없다. 그러니 지금 당장 도망칠 수 없는 상황일지라도 언제나 도망칠 준비는 되어 있어야 한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만 온다. 이력서는 항상 최신으로 준비해두자.
좋은 팀장이 되기에 앞서, 적어도 덜 나쁜 팀장은 되어야 한다. 마지막 두 장은 그렇다면 리더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다룬다. 좋은 이야기가 많았지만, 결국 리더 역시 끊임없이 배우고 고민하고 성찰하며 성장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가 하고 싶은 말 아니었을까. 대부분의 회사는 연차가 쌓인 실무자를 리더로 승진시킨다. 개발자라면 더 많이 코딩하고, 오픈소스에 기여하고, 컨퍼런스에서 발표하며 전문성과 커리어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다. 그렇게 실력을 인정받아 리더가 됐다면, 좋은 리더가 되기 위해서도 똑같이 배우고 노력하고 갈고닦아야 하지 않을까. 만약 그런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가까운 미래의 내가 그러고 있다면, 그때의 나는 나쁜 리더일 것이다.
리더는 구성원 위에서 말로 일하는 자가 아니다. 구성원앞에서 행동으로 이끄는 사람이다. 어른이 되는 것은 거창한 일이 아니다. 겸손하고, 인정하고, 솔선수범하라. 억울해 하지 말고, 감정을 전가하지 말고, 입으로만 떠들지 마라. 어른이 되는 것이 먼저고 리더는 그 다음이다. 어른이 되지 않고서는 리더가 될 수 없다. 아니 되어서는 안 된다.
오늘도 사람 때문에 힘들어하는 사회 초·중년생들의 마음을 달래고 다잡아 주는 책이었다. 동시에 훗날 팀장이 된 내가 팀원들을 힘들게 해 그들이 떠나게 만드는 일이 없도록 잡아 주는 지침서 같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