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협찬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플랫폼 엔지니어링이라는 말을 아마도 작년부터 좀 들어왔던 것 같다. 처음엔 단순히 DevOps나 SRE를 포괄하는 의미라고 생각했는데,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일종의 사내 개발자 도구를 만드는 개념으로 이해하는 편이 좋은 것 같다.
실제로 실무에서 '플랫폼'이라는 단어는 정말 흔하게 사용되는데, 정작 '플랫폼 엔지니어링'의 본질과 중요성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은 내가 갖고 있던 그 간극을 메워주는 역할을 하며, 개념부터 실무적인 적용 방법까지 포괄적으로 다루고 있다.
이 책은 단순히 기술 인프라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조직 내에서 어떤 협력의 태도로 접근할 것인가, 그리고 비즈니스 성장 동력으로서의 인프라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관점이 담겨 있다. 1부에서는 플랫폼 엔지니어링의 주요 용어나 정의, 필요성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과도한 일반화의 늪’에 빠지게 되는 과정과 이를 어떻게 해소해 나갈 수 있는지 설득력 있게 제안한다. ‘플랫폼 엔지니어링의 기둥들’이라는 타이틀로 부연하고 있는데, 크게 큐레이션된 제품 접근 방식 채택, 소프트웨어 기반 추상화 개발, 폭넓은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층 지원, 비즈니스 토대로서 운영이라는 네 가지 핵심 원칙을 제시한다.
두 번째 파트에 들어서는 실무 적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통적인 인프라 조직일지라도 팀 구성과 운영, 계획 수립, 아키텍처 재구축, 마이그레이션 등에 이르기까지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소개한다. 소유권 중앙화의 이점이나 집단역학의 사라짐부터, 대기업 출신의 신규 엔지니어를 주의하고 제품 관리자 채용에 신중해지라는 조언까지, 플랫폼 팀 내에서 일하는 구성원이라면 현실적인 조언으로 느껴질 포인트들이 많다. 앞서 얘기한 것처럼 이는 단순히 기술적 도구에 관한 것이 아니라, 조직 내부에서 우리가 어떻게 협업해 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인 통찰과 조언으로 느껴졌다.
플랫폼을 하나의 제품으로 바라보고 고객의 관점에서 쓰인 부분이 이해를 돕기도 했다. 훌륭한 플랫폼 팀을 만들기 위해서 단일 초점 플랫폼 팀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다양한 역할의 엔지니어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동시에 엔지니어를 어떻게 채용하고 식별할 것인지에 대한 직접적인 조언 등이 챕터 내에 소제목으로 나뉘어 있기 때문에 목차를 살펴보고 당장 현실에 맞는 조언을 찾아보기에도 용이하다. 장기 프로젝트의 계획부터 이해관계자의 관리, 비용과 예산에 대한 고려 등 협업의 핵심 요소들을 꽤 상세하게 언급하고 있다.
세 번째 파트에서 ‘성공은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처럼 플랫폼의 정렬, 신뢰 구축, 복잡성 관리, 그리고 끝내 사랑받는 플랫폼이 무엇인지에 대해 다룬다. 더 단순하고 빠르고 저렴한 것을 넘어 사용자가 사랑하게 만드는 플랫폼이 무엇인지 다루는 맥락에서 단순한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서 사용자가 강력한 신뢰를 바탕으로 온전한 사랑을 느끼게 하려면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를 이야기한다.
이 책의 미덕은 통합적인 시선에 있다. 기술에 국한된 것이 아닌 기술적 결정이 조직 전체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폭넓은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한 인프라 관리를 넘어 조직 문화와 협업 방식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인 분야임을 반복적으로 상기시킨다. 플랫폼 엔지니어링 팀의 고유한 특수성을 언급하며 명확한 성공 지표가 아니라 팀 전체의 정렬이 중요함을 언급하기도 한다.
단순히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소개하는 책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현대의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하는지를 제시하는 지침이기도 하다. 특히 플랫폼 엔지니어링 자체에 익숙하지 않았던 나 같은 사람에게도 접근하기 쉽게 쓰여 있고, 조직 내에서 이를 올바르게 이해하고 구축할 방법에 대해서 순차적으로 다루고 있다. 그런 면에서 이 분야의 중요성을 이해하고자 하거나 실질적으로 팀을 구성하고자 하는 기술 리더나 개발자에게 적합한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