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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새로운 붓과 악기가 됩니다" 조민의 선생님이 말하는 AI 음악·미술 수업

 

 

그림을 못 그린다던 아이가 인공지능과 몇 마디 나누더니 자기만의 그림책 장면을 만들어냅니다. 국악을 지루해하던 아이는 아리랑을 자기 스타일로 편곡해보고서야 "이렇게 재미있는 노래인지 몰랐다"고 말합니다. 『요즘 교사를 위한 AI×에듀테크 가이드 음악&미술 수업 편』을 쓴 신상도초등학교 조민의 선생님이 EBS <교실 밖 생존 교양>에서 전한 교실 이야기입니다.

 

AI가 예술 수업에서 왜 필요한지, 음악과 미술 수업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그리고 가정에서는 무엇을 함께 해볼 수 있는지에 대해 조민의 저자가 방송에서 전한 이야기 가운데 핵심 내용을 발췌해 소개합니다.

 

 

 

 

 

• AI는 왜 예술 수업에 필요한가

 

Q. 예술 수업에서 인공지능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예술 수업에서 아이들이 가장 자주 하는 말은 "선생님, 저는 그림을 못 그려요", "노래를 못 해요"입니다. 재능이 없어서가 아니라 표현하는 방법을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인데, 인공지능은 바로 이 지점에서 힘이 됩니다.

 

머릿속에 떠오른 이미지를 문장으로 설명하면 그림으로 바꿔 주고, 흥얼거린 멜로디를 반주가 있는 음악으로 완성해 줍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배우는 것은 인공지능 기술 사용법이 아니라 자기 안에 있던 생각과 감정을 발견하는 경험입니다. 그동안 표현의 도구가 부족해 감춰져 있던 아이들의 세계가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붓과 악기를 만나 밖으로 드러나는 것입니다.

 

 

 

Q. 인공지능이 결과를 대신 만들어 주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요?

 

 

수업을 시작할 때 교사와 학부모가 가장 많이 걱정하는 부분이지만, 실제 교실에서 아이들이 인공지능과 작업하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더 창의적으로 사고할 기회가 많아집니다.

 

6학년 미술 시간에 진행한 '기후행동 그림책 만들기' 활동이 그 예입니다. 한 학생이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에 '지구온난화'라고만 입력하자 어디선가 본 듯한 녹아내리는 빙하와 북극곰 그림이 나왔습니다. 학생은 "이거는 그냥 뉴스에서 보던 거예요"라며 문장을 하나씩 고치기 시작했고, "여름 햇살 아래 꽃밭에서 커다란 수박 한 조각을 들고 환하게 웃는 아이를 귀여운 그림책 분위기로 만들어 줘"라고 다시 입력하자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기후 실천 이미지가 만들어졌습니다.

 

이처럼 인공지능은 결과를 대신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니라 학생이 자신의 의도를 더 선명하게 다듬도록 요구합니다. 어떤 분위기인지, 어떤 감정을 담고 싶은지, 무엇을 빼고 무엇을 남길지를 스스로 언어로 표현해야 원하는 결과에 가까워지기 때문입니다.

 

6학년 미술 시간에 진행한 ‘기후행동 그림책 만들기’ 활동 사례 1
6학년 미술 시간에 진행한 ‘기후행동 그림책 만들기’ 활동 사례 2

 

 

 

 

 

• AI로 다시 만나는 음악 수업

 

Q. 인공지능을 활용한 음악 수업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국악 수업이 대표적입니다. 교실에서 국악을 들려주면 아이들에게서 "옛날 노래 같아요", "느려서 지루해요"라는 반응이 먼저 나오곤 합니다. 국악이 멀게 느껴지는 이유는 보통 감상만 하고 끝나기 때문인 경우가 많은데, 인공지능을 활용하면 감상한 곡을 자신의 손으로 다시 만들어 보는 경험까지 이어갈 수 있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음악 수업 사례를 소개해 주신다면요?

 

 

음악 생성 인공지능인 수노(Suno)와 챗GPT를 활용한 '아리랑, 오늘의 노래로 다시 태어나다'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습니다. 아리랑 한 소절을 감상한 뒤 자신이 원하는 분위기와 악기로 곡을 새롭게 이어 만들어 보는 수업이었고, 결과는 아이마다 놀랍도록 달랐습니다.

 

어떤 학생은 잔잔한 피아노와 함께 걷는 산책 같은 아리랑을 만들었고, 또 다른 학생은 장구 대신 드럼 비트를 얹어 도시의 아리랑을 만들어 냈습니다. 한 학생은 자신의 곡을 친구들에게 들려주며 "선생님, 아리랑이 이렇게 재미있는 노래인지 몰랐어요. 제가 인공지능으로 다시 만들어 보니까 알겠어요"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 미술 감상과 AI 윤리를 잇다

 

Q. 수업에서 활용하기 좋은 도구를 추천해 주신다면요?

 

 

미술 교과에서는 '구글 아트 앤 컬처(Google Arts & Culture)'를 추천합니다. 전 세계 미술관의 작품을 고화질로 감상할 수 있는 무료 플랫폼으로, '플레이' 메뉴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실험 프로그램들이 모여 있어 미술 수업에서 활용도가 높습니다.

 

여러 프로젝트 중에서도 '오드 원 아웃(Odd One Out)'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네 개의 그림이 나란히 놓이면 그중 세 개는 실제 미술관에 소장된 명화이고 나머지 하나는 인공지능이 만들어 낸 가짜 이미지입니다. 학생들은 제한 시간 안에 어떤 것이 가짜인지 찾아내야 하는데, 단순해 보이는 활동이지만 미술 감상과 인공지능 윤리를 자연스럽게 이어 주는 융합 수업 도구입니다.

 

 

 

Q. 이런 수업을 통해 AI 창작권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을까요?

 

 

아이들은 진짜 명화를 찾기 위해 붓터치, 색의 번짐, 인물의 표정과 손 모양까지 유심히 들여다봅니다. 미술 교과에서 강조하는 관찰과 감성을 자연스럽게 훈련할 수 있는 과정입니다.

 

게임이 끝난 뒤에는 "인공지능은 이 그림을 어떻게 만들 수 있었을까?", "학습에 사용된 원작자의 그림은 누구의 것일까?" 같은 질문을 던지며 인공지능이 학습한 데이터의 출처와 창작자의 권리에 대해 함께 생각해 봅니다. 더 나아가 '인공지능이 만든 그림도 예술로 인정해야 할까?', '원작자의 화풍을 학습해서 유사한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정당한가?' 같은 정답이 없는 물음 앞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근거를 만들어 발표하고 친구의 의견을 들으며 생각을 다듬습니다. 놀이에서 시작된 미술 감상 수업이 인공지능 시대의 창작 윤리를 스스로 세워 가는 시간으로 이어지는 셈입니다.

 

 

 

 

 

• 가정에서 이어가는 예술 표현

 

Q. 예술 활동에 자신 없어 하는 아이의 가정에서는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가정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잘 그리고 잘 부르게 하는 연습이 아니라 표현하는 즐거움을 함께 나누는 시간입니다. 인공지능은 이때 부담 없이 활용할 수 있는 도구가 됩니다.

 

오늘 아이에게 있었던 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한 문장으로 말하게 하고, 부모가 이를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에 함께 입력해 그림으로 만들어 볼 수 있습니다. 노래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좋아하는 동화의 한 장면에 어울리는 배경 음악을 인공지능으로 만들어 보는 것도 좋습니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이 부분은 왜 이렇게 나왔을까?", "다음에는 어떻게 바꿔 볼까?" 하는 대화가 이어지는 순간이 진짜 예술 교육이 이루어지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 위 콘텐츠는 EBS 뉴스 <교실 밖 생존 교양>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일부 발췌·재구성했습니다. 인터뷰 전문은 방송 다시보기에서 확인해 주세요.

 

 

 


 

아리랑을 자기 스타일로 바꿔보던 아이, 그림책 문장을 몇 번이고 고쳐 쓰던 아이의 변화는 옆에서 "어떻게 바꿔볼까" 물어봐 준 교사가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요즘 교사를 위한 AI×에듀테크 가이드 음악&미술 수업 편』은 이런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음악·미술 수업 사례를,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구체적으로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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