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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나는 서류부터 탈락할까? - 탈락을 부르는 개발자 이력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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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카카오 20년 차 면접관으로, 수년간 서류 검토와 면접에 참여하면서 역량이 충분한 지원자들이 탈락의 고배를 마시는 순간을 많이 보았습니다. 일단 서류에서는 본인이 걸어온 길을 잘 드러내는 것은 당연하고 지원자의 세세한 능력과 노력을 잘 알아보도록 흔적을 곳곳에 남겨야 합니다. 

 

이번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보다는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가?’의 관점에서 탈락하기 쉬운 케이스들부터 알아보겠습니다.

 

 

① 두 번 이상 동일 부서에 지원

 

동일 부서에 일정 기간 안에(보통 3~6개월) 재지원하면 서류 탈락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사 정책에서 필터링이 되기도 하고 면접관이 이전 기록을 바탕으로 충분히 검토하지 않고 탈락시키기도 합니다. 재지원을 하고 싶다면 반드시 회사의 재지원 가이드가 있는지 알아본 뒤에 결정하도록 합니다.

 

 

예외는 기술 면접에서 탈락한 경우인데, 최종 탈락 요인이 중요합니다. 2차 면접에서 인성 측면 혹은 컬처 핏이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경우라면 재지원해도 통과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실력이 살짝 부족하다고 판단된 경우라면 일정 기간 더 준비한 뒤 재지원을 하는 게 좋습니다. 운이 좋다면 간발의 차이로 아깝게 탈락한 지원자에게 먼저 재지원 의사를 물어보거나 다른 부서에서 검토해보는 경우도 더러 있습니다.

 

 

[tip] 재지원을 꼭 하고 싶다면?

 

다른 부서에 지원한다 해도 회사 내에서는 정보가 공유되므로 탈락 후 최소 1년 이상 준비해서 지원하는 게 낫습니다. 이는 회사마다 최소 재지원 기준 가이드라인이 존재하기 때문인데, 네카라쿠배의 경우 각 면접 단계마다 재지원 가능 기간이나 혹은 아예 재지원이 불가능한 단계도 존재합니다. 지원 기록이 일정 기간은 히스토리로 남아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재지원 기간 조건이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그걸 간과한다면 이력이 남아 서류 통과도 못 할 게 뻔한데 헛수고한 셈이 됩니다. 재지원은 긍정적인 측면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은데, 그래도 하고 싶다면 다음 사항을 기억해둡시다.

 

(1) 탈락 후 재지원 전까지 새로 도전하고 공부해서 탈락 시점에 비해 얼마나 성장했고, 어떤 경험치를 쌓았는지 1차보다 훨씬 치열하게 보여줘야 합니다.  내실 없이 단순 경력만 더 쌓였다고 뽑아주지 않습니다.

 

(2) ‘계속 두드리다 보면 이 마음을 알아봐 주겠지?’를 조금 다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제가 쿠팡과 카카오에 몸담았던 동안에는 재지원으로 입사하는 케이스를 사실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거의라고 표현한 이유는 그래도 ‘한두 명’은 존재했기 때문이죠.

 

(3) 두 번째 지원에서 붙지 못했다면 그다음에는 확률이 더 낮다고 봐야 합니다.  물론 기술적인 커리어를 갈고닦아 한껏 성장했을 때 지원한다면 안 될 이유는 없습니다. 다만 조급하게 1년 사이에 여러 번 지원하는 우를 범하지는 않길 바랍니다.

 

 

② 성의와 일관성이 없는 이력서

 

제일 많이 탈락하는 경우입니다. 기술에 대한 일관성도 떨어지고, 다양한 언어로 여러 프로젝트를 경험했지만 깊이와 전문성이 떨어지는 경우, 무엇을 했는지 구체적으로 적혀있지 않거나 기본적인 지원 동기조차 없는 단 몇 줄의 성의 없는 이력서는 검토 단계에서 탈락시킵니다.

 

베낀 티가 나는 이력서도 꽤 많은데 이 또한 성의 없는 이력서로 간주됩니다. 만약 AI 도구에만 의존해서 이력서를 작성했다면 반드시 수정과 검토는 스스로 해서 차별점을 확실히 한 뒤 제출해야 합니다.

 

 

③ 눈에 띄는 이력사항이 전혀 없는 이력서

 

이전 직장의 네임밸류도 높지 않은데 경력 사항도 딱히 눈에 띄는 게 없으면 서류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대체로 ‘옆그레이드’만 해온 이력서가 해당됩니다. 본인이 속한 조직에서 해소하지 못한 부분들(기술 스택이나 업무상의 어려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직했다고 해도 비슷한 규모로 옮겼다는 것은 발전 가능성이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많은 지원자가 ‘기술 스택의 올드함을 혼자 힘으로 해결하기 어려웠다, 막상 들어가보니 배울 게 없었다, 회사에서 성장이 멈춘 것 같다’는 이유로 짧은 기간만에 이직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회사가 별로라면 빠르게 이직하는 것도 방법이겠지만 그다음 이직처가 지금 회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면 결국은 손해로 돌아옵니다. 이런 경우 면접관들은 ‘스스로 문제를 극복하려는 자세를 갖지 못했구나’라는 인식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가급적 현재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성과를 만들거나 조금이라도 상위의 회사, 계단식 이직이 가능하도록 커리어를 관리해야 합니다.

 

 

④ 경력의 부재, 혼돈의 커리어 관리

 

이력서는 괜찮지만 즉시 투입감이 아니라고 판단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총 경력은 4년인데 2년은 일반 IT 기업 근무 후 퇴직, 그 후 인공지능 대학원에 진학해 공부한 뒤 관련 분야로 취업하여 2년 정도 근무한 경우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첫 2년 경력은 인공지능과는 관련 없는 분야였을 테고, 총 경력은 4년이어도 대학원 이전 경력은 참고만 될 뿐 인정받기 어렵게 됩니다.

 

토이 프로젝트, 내부 업무 위주의 경험만 있고 실제 프로젝트 투입이나 업무의 공헌도가 낮은 경우 역시 채용이 어렵습니다. 이런 경우가 생각보다 많은데 이미 경력은 쌓고 있는데 크게 업무적으로 성과를 내기 어려운 프로젝트만 해와서 경력을 인정받기도, 실무에 바로 투입하기도 어려워 보이는 이력서들이 해당됩니다.

 

주로 이미 구축되어 있는 시스템의 유지보수만 해왔다거나 크지 않은 규모의 신규 프로젝트만 해온 경우 채용을 해야 할 매력적인 커리어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코로나가 끝난 이후부터 최근까지 ‘공백이 긴’ 이력서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목적이 없는 긴 공백은 취업 시장에서 가장 큰 걸림돌입니다. 취업 시장이 너무 안 좋았기 때문에 공백기가 본인의 의지와 다르게 길어진 경우라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이런 상황을 감안해도 적어도 재취업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어떤 뚜렷한 준비를 하면서 보냈는지 이력서에 명확히 표현되어야 합니다.

 

 

⑤ 대기업만 선호하는 지원자

 

실력과 경력 모두 좋다면 당연히 어디든 지원해도 좋습니다. 코딩 테스트나 기술 면접에서 떨어졌다면 비교적 단기간 내에 다시 도전할 여지가 있습니다. 하지만 서류부터 탈락한다면 본인의 커리어부터 재정비해야 한다는 사인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낫습니다.

 

괜찮은 학교를 졸업한 후 괜찮은 대기업에서 근무한, 이력이 준수한 데도 탈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에 언급한 3번이나 4번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고 유지보수성 업무만 주력으로 했을 확률이 높습니다. 서류만으로는 지원자가 운영 업무만 한 건지 확신하기는 어렵다. 열정이 있고 준비가 되어 있다면 앞서 말했듯 급성장 중인 스타트업을 경험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습니다.

 

개발에만 치우치고 운영 경험이 없는 경우나 반대로 개발 경험이 현저하게 적고 운영만 했다면 코딩 테스트를 통과해도 기술 면접에서 탈락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개발단과 운영단에서의 기술 경험은 전혀 다릅니다. 

 

큰 회사일수록 두 부서를 나누지 않기 때문에 서비스의 라이프 사이클에 맞는 분석, 설계, 개발, 테스트, 운영, 장애/이슈 처리, 고도화의 전반적인 지식에 대해 질문하므로 단편적인 경험으로는 이를 뚫기 쉽지 않습니다.

 

 

 

그럼, 합격하는 이력서는 어떻게 써야 할까요?

 

① 실패 경험도 매력적으로, 관심 분야를 드러내는 방법

 

필수 내용을 채웠는데도 내용이 빈약하다면 실패 경험을 소개하거나 직무 분야 외의 관심 분야를 기술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신입으로 지원했다면 인턴 후 정규직 전환에 실패했다거나, 팀 프로젝트가 제대로 성공하지 못했던 경험 등 학업이나 취업 과정에서 개발과 관련해 어려움을 겪은 내용들을 보여주면 좋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해당 실패를 통해 어떤 것을 느끼고 배웠는 지를 잘 풀어내는 것입니다. 면접관들 입장에서 충분히 호기심 가질 만한 내용이죠.

 

 

무조건 성공한 경험만 있는 게 좋은 이력서는 아닙니다.

‘실패와 좌절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가? 실패 요인은 무엇이고, 무엇을 보강해서 성장했는가?’가 더 중요합니다.

 

 

② 자기소개서를 위한 커리어 관리

 

관심을 갖게 되는 자기소개서는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다음 내용을 참고하여 커리어를 관리하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부각하기 좋은 소재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 오픈소스 관련 활동
  • 테크 관련 세미나에 연사로 참여한 이력
  • 책 집필이나 팀 프로젝트로 성과를 냈던 경험
  • 서비스 운영 중의 문제 해결과 성과

 

물론 깃허브나 블로그 링크 등으로 소스 코드나 아키텍처가 포함된 깔끔한 개발 문서가 첨부되어 있다면 이력서에 첨부 파일로 넣지 않아도 됩니다. 링크 한 줄로 많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므로 포트폴리오에 공을 들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더 자세한 이력서, 경력기술서, 면접 팁은 『개발자 기술 면접 노트(개정판)』에 담았습니다. 열정과 가능성을 가진 개발자들이 자신에게 맞는 자리를 찾아 행복하게 일하길 바라며 책을 썼습니다. 부디 모두가 자신의 역량을 펼쳐 원하는 꿈을 이루길 바랍니다. 


성장을 꿈꾸는 개발자에게 커리어 내비게이션이 되어준 IT 분야 베스트셀러,개발자 기술 면접 노트가 더욱 탄탄해져 개정판으로 돌아왔습니다. AI 시대에 맞춘 최신 취업 전략과 함께, 코딩 실력뿐 아니라 문제 해결 능력과 포트폴리오 구성, 면접 대응력까지 실제 취업과 이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인사이트를 담았습니다. 

 

더 나아가  ‘AI 시대, 개발자로 취업할 수 있을까?’라는 여러분의 물음에 답하기 위해, 카카오 20년 차 면접관이자 이 책을 쓴 이남희 저자의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채용의 본질을 짚어주는 세미나를 준비했습니다. 2025년 최신 채용 트렌드는 물론, 포트폴리오 준비부터 면접 전략까지 지금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이제는 단순히 기술을 익히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시대입니다. 

AI 시대에 개발자로 살아남기 위해, 지금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고 싶다면 이 세미나에서 그 해답을 찾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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