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성형 인공지능의 폭발적 발전으로 디지털 서비스의 사용자 경험(UX) 패러다임이 크게 변화하고 있습니다.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로 인해 복잡한 화면 대신 대화창 하나로 이루어진 서비스도 등장하고, 일부 기업에서는 UX 디자이너 직군을 폐지하고 프로덕트 매니저(PM)로 전환하는 사례까지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정말로 UX/UI 디자이너의 역할이 사라질지, 혹은 새로운 모습으로 진화할지 고민이 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생성 AI 시대에 UX/UI 디자인 환경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살펴보고, 여전히 UX/UI 디자이너가 왜 중요한지와 앞으로 갖춰야 할 역량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 아래 글은 『디자인 경험을 바꾸는 UX/UI 디자인 with AI』 의 유훈식 저자의 SNS 글을 발췌한 내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생성 AI 시대, UX/UI 디자이너는 사라질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생성 AI 기술의 발전으로 복잡한 화면 UI를 없애고 단일한 대화형 인터페이스로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습니다. 챗봇이나 음성 AI 비서처럼 사용자는 더 이상 메뉴와 버튼을 찾아다니지 않고, 한 줄의 질문이나 명령으로 원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서비스 내부적으로는 AI가 알아서 여러 작업을 처리해 주기 때문에, 사용자 입장에서는 인터페이스가 극도로 단순해지는 것입니다.
이런 모습이 겉보기에는 'UX의 역할 축소'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상으로는 UI(겉모양)보다 UX(경험)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는 뜻입니다. 실제 AI 중심 앱에서는 버튼 위치나 색상 등 전통적 UI 요소에 사용자가 덜 민감해지는 반면, 결과의 정확성·신뢰성 등 경험 품질에는 매우 민감해진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결국 '화면이 하나뿐인' 간소한 앱이라 해도, 그 뒤에 숨은 문제 해결 능력과 맥락을 이해한 서비스 디자인이 경쟁력을 좌우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인터페이스가 단순해질수록 사용자 경험 설계는 더욱 근본적인 수준에서 중요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환경 변화 속에서 일부 기업들은 UX 인력 구조를 재편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2023년 대규모 정리해고의 여파로 수백 명 규모의 UX 리서치 팀이 통째로 해체되는 일도 벌어졌습니다. 비즈니스 성과를 즉각 보여주기 어려운 UX 조직이 비용 절감의 우선 대상이 된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미래 UX 역할에 대해 극단적인 전망을 내놓기도 합니다. 어떤 분은 아티클에서 "2025년에 우리는 UX의 죽음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디자인 작업은 이어지겠지만 시각적 꾸밈 이상으로는 가치를 못 줄 것이다"라는 도발적인 언급을 하시기도 하였습니다.
실제 국내 기업인 웹케시의 경우 회사를 AI 중심으로 전환하면서 별도의 UX 디자인 팀을 없애고 그 기능을 PM 등 다른 직군에 흡수시켰습니다. 아울러 UX 팀의 성과를 계량적으로 입증하기 어려운 현실, 그리고 AI 신기술 도입에 뒤처지지 않으려는 경영진의 압박감 등이 이러한 조직 재편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는 AI 기술로 기본 UI 구현이 쉬워지면서, 예전처럼 세세한 화면 설계에 인력을 들일 필요가 줄었다는 인식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또한 UX가 별도 조직으로 존재하기보다, 기획·개발 과정에 통합되어 더욱 민첩하게 제품을 만들도록 하려는 경영 판단도 작용합니다.
그러나 위의 극단적인 전망들과 달리, 현실은 디자이너의 '소멸'이 아닌 '역할 변화'에 가깝습니다.
여전히 좋은 UX/UI 디자인은 제품 성공의 핵심 요소로 남아 있으며, 기업들은 사용자 만족과 매출 증대를 위해 UX에 꾸준히 투자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디자이너에게 요구되는 역할의 범위와 깊이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과거처럼 화면 미학과 레이아웃을 다듬는 데 그치지 않고, 이제는 AI 시대에 맞는 종합적인 솔루션 설계자로 거듭나야 합니다. 예컨대 디자이너는 단순히 '예쁜 화면'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데이터 분석과 머신러닝 지식을 활용해 개인화된 경험을 설계하고, 서비스의 비즈니스 목표 달성을 총체적으로 지원하는 전략 파트너로서의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
또한 AI의 활용 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AI의 윤리적·책임 있는 사용을 보장하는 UX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얼굴 인식 AI의 UX를 설계할 때 오류 가능성을 사용자에게 알리고 악용을 방지하는 등, 기술의 오용을 막는 장치를 디자인해야 합니다. 이러한 부분까지도 고려하는 것이 미래의 UX/UI 디자이너에게 주어진 역할입니다.
다시 말해 UX/UI 디자이너의 역할은 사라지기는커녕 오히려 더 확장되고 있으며, 기술 변화에 맞춰 그 책임이 재정의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생성 AI 시대에 UX/UI 디자이너들은 어떤 역량을 갖춰야 할까요? 여러 전문가들은 공통적으로 기술에 대한 이해와 다분야 역량을 강조합니다. 닐슨노먼그룹(NN/g)은 AI 발전으로 인해 오히려 UX 제너럴리스트, 즉 폭넓은 실력을 갖춘 인재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합니다. 디자이너라면 인공지능의 기본 원리와 한계를 이해하고, 데이터 과학·코딩 등 인접 분야에 대한 지식도 습득해 두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는 AI와 원활히 협업하면서도, AI가 간파하지 못하는 복잡한 맥락과 사용자의 숨은 니즈를 인간 디자이너가 읽어내기 위함입니다. 실제 NN/g의 제언에 따르면 UX 전문가는 학습 지속성, AI와의 협업 능력, 범용적 스킬, 인접 분야로의 외연 확장 등 네 가지 영역에 집중해야 한다고 합니다.
결국 핵심은 계속 배우는 자세와 전략적 사고력입니다. AI가 기계적으로 해낼 수 없는 공감, 창의력, 윤리적 판단을 겸비하면서, 새로운 도구를 두려워하지 않고 적극 활용하는 디자이너가 미래에도 요구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업 디자이너들에게 드리는 현실적인 조언은 AI를 적으로 보기보다 도구로 활용하라는 것입니다.
새로운 생성형 AI 툴들을 자신의 코파일럿co-pilot으로 삼아 반복 작업은 자동화하고 업무 효율을 높이세요. AI를 활용하면 디자인 시안 작성부터 사용자 피드백 분석까지 많은 부분을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습니다. 대신 그렇게 확보된 시간에는 더 큰 문제에 집중하십시오. 사용자에게 진정한 가치를 주는 일 — 예컨대 어떤 문제를 풀지 정의하고, AI 결과물의 맥락과 정확성을 검증하고, 이해관계자들과 소통하며 비즈니스 전략과 사용자 니즈를 연결하는 일 등에 디자이너의 역량을 쏟아야 합니다.
한편으로 조직 내에서 개발자, 기획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과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능력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AI 시대의 디자인 프로세스는 부서 경계 없이 빠르게 반복되기 때문에, 완벽한 화면을 고집하기보다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출시하고 사용자 반응에 따라 개선하는 민첩한 접근이 중요합니다. 디자이너도 '사일로(silo)'에 갇혀 있지 말고 제품팀 전체의 일원으로 활약해야 합니다. 이런 역할 전환에 적응하지 못하고 여전히 '예쁘게 꾸미는 일'에만 머무른다면, 조직에서 디자이너를 잉여 인력으로 간주할 위험도 있습니다. 반대로 말하면, 디자이너 스스로 자신의 기여 가치를 증명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한 역량들을 계발하고 발휘함으로써,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에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해야 할 것입니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UX는 여전히 필수적인 직군이며, 같은 위기가 반복되지 않도록 더 나은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AI와 사람의 능력이 맞물려 돌아갈 때 최고의 사용자 경험이 탄생합니다. 따라서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면서도 UX 전문가로서의 원칙과 통찰을 견지한다면, 생성 AI 시대에도 디자이너의 활약은 여전히 중요하고 빛날 것입니다.
* 위 글은 『디자인 경험을 바꾸는 UX/UI 디자인 with AI』 의 유훈식 저자의 SNS 글을 발췌한 내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생성 AI 시대, UX/UI 디자이너는 사라질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디자이너는 실행자에서 전략가로, 심미적 감각에서 비즈니스 감각까지 점점 더 넓은 역할로 진화해왔습니다. 그러나 '창의성'을 기본 역량으로 지녀야 한다는 것은 시대가 변해도 동일하죠.
『디자인 경험을 바꾸는 UX/UI 디자인 with AI』는 UX/UI 디자이너가 본질적인 역량인 ‘창의성’에 집중하면서도 업무의 효율을 높일 수 있도록, 실무에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실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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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챗GPT, 미드저니, 웹플로우, 피그마 등 실제 AI 도구들을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프롬프트로 요청해야 하는지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소개합니다. UX 디자이너는 물론, AI 시대에 협업 전략이 필요한 PM, PO, 기획자까지. 누구나 제로베이스에서 프로처럼 프로덕트를 완성할 수 있는 실질적인 가이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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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UX/UI 디자인의 접점에서 18년간 연구와 실무를 이끌어온 유훈식 교수의 통찰력이 집약된 이 책을 통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AI 기반 리서치, 이미지 모델링, UX 자동화 도구 활용법 등 실무 중심의 예제를 익히고 디자이너의 창의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AI 파트너십 전략을 수립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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