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X는 UX와 닮은 점이 의외로 많다”
AX는 요즘 IT 업계에서 가장 자주 언급되는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막상 “그래서 AX가 정확히 무엇인가요?”라고 물으면, 돌아오는 답은 제각각입니다. 누군가는 혁신이라 말하고, 또 누군가는 그럴듯하게 포장된 마케팅 용어일 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한때 UX(사용자 경험)를 연구했고, 지금은 AI 엔지니어링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입장에서, 이 단어는 생각보다 낯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AX는 UX와 꽤 닮아 있는 개념처럼 보였습니다. 기술의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사람을 이해하는 방식에 더 가깝다는 점에서 말이죠. 이 글에서는 AX를 거창하게 정의하기보다는, UX와의 연결점을 중심으로 그 의미를 풀어보려 합니다.
전직 UX 연구원이 들려주는, ‘기술’보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중요한 이유
김예림 (『AI 프로덕트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저자)
현재 업계에서 AX는 크게 두 가지 의미로 통용됩니다.
AI를 도구로 써서 비즈니스의 체질을 바꾸는 것입니다. 단순히 ‘엑셀 대신 AI’를 쓰는 자동화 수준이 아니라, 조직이 일하는 방식과 프로세스 전체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하는 거대한 흐름입니다.
사용자가 AI 에이전트와 어떻게 상호작용하고, 어떤 경험을 하는지를 설계하는 UX의 확장판입니다. 이제는 화면 너머의 버튼이 아니라, ‘똑똑한 동료’인 AI와 인간이 협업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하는 시대죠.
현실적으로는 첫 번째 의미인 ‘AI 전환’이 더 압도적으로 쓰입니다. 하지만 부작용도 있습니다. 자동화도 AX, 데이터 분석도 AX, 심지어는 단순한 소프트웨어 도입도 AX라 부르니, 정작 “AX가 아닌 게 뭐지?”라는 의문이 생깁니다. 모든 것을 포장할 수 있는 모호한 라벨이 되어버린 셈이죠.

AX와 UX는 한 끗 차이처럼 보이지만, 출발점은 꽤 비슷합니다. 결국 ‘사람에게 더 나은 경험을 주기 위해 기술을 어디에, 어떻게 녹여낼 것인가’를 고민한다는 점에서입니다. 진짜 쓸모 있는 AX를 하려면, 조직원들이 실제로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부터 이해해야 합니다. 어떤 과정에서 불편함을 느끼는지, 어떤 기준으로 판단을 내리고 행동하는지 같은 맥락이 빠지면, 기술은 쉽게 공중에 뜬 채로 남습니다.
그래서 UX 연구에서 활용되는 ‘사용자 여정 지도’나 ‘니즈 파악’ 같은 접근 방식이 AX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다만 대상이 ‘앱을 사용하는 고객’에서 ‘조직 안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바뀌었을 뿐입니다. 이런 점에서 보면, AI에 대한 이해를 갖춘 UX 연구자가 AX 영역에서도 꽤 강점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이론만큼 쉽지는 않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AX만의 높은 벽이 두 가지 있습니다.
솔직히 말해 기업의 AX 도입 배경에는 인력 효율화에 대한 고민이 섞여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터뷰를 하러 다가가면 현업에서는 본능적으로 방어 기제가 작동합니다. 정보를 숨기거나, AI의 성과를 깎아내리기도 하죠. 저는 이 반응을 십분 이해합니다. 그래서 AX는 기술 도입이 아니라 ‘사람을 설득하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누군가를 대체하는 도구가 아니라, 그 사람이 AI 시대의 ‘슈퍼 전문가’로 거듭나도록 돕는 조력자가 되어야 합니다.
지금은 AI 툴이 쏟아지는 시대입니다. 특히 규모가 큰 조직일수록 여러 프로젝트가 동시에 돌아가지만, 정작 “우리에게 지금 무엇이 있고, 무엇이 정말 필요한지”를 명확히 알고 있는 경우는 드뭅니다. 이미 있는 기능을 다시 만들거나, 남들이 좋다고 하니 일단 도입하고 보는 비효율이 반복되기도 합니다. 내·외부에서 넘쳐나는 AI 툴 속에서 우리 조직에 진짜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기존 자산을 어떻게 재활용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는 일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수많은 선택지 속에서 ‘맞는 것’을 골라낼 수 있는 리더의 안목입니다. 이 안목은 이제 기술력만큼이나 중요한 역량이 되고 있습니다.
AX라는 단어는 여전히 모호하고, 맥락에 따라 다르게 쓰입니다. 다만 현장에서 느끼는 건, 기술 자체보다 그 기술이 실제로 어떻게 쓰이고 있는지를 이해하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조직 안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일하고 있는지, 어떤 불편을 느끼고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에 대한 이해 없이 기술만 도입되면, 쉽게 겉도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수많은 AI 툴과 선택지 속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판단하는 일도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미 있는 것을 다시 만들거나, 필요 이상의 도입이 반복되는 상황도 흔합니다.
결국 AX는 새로운 기술을 얼마나 빠르게 도입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에게 맞는 것을 얼마나 정확하게 선택하고 적용하느냐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은 사실 낯선 것이 아닙니다. UX를 통해 오래전부터 다뤄온, ‘사람을 이해하고 그에 맞게 설계하는 문제’와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위 콘텐츠는『AI 프로덕트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김예림 저자가 작성하였습니다.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시다면 도서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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