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하지 않았던 피, 땀, 눈물의 기록
사진으로 읽는 한국 PC 게임의 역사
1992년 <폭스 레인저>부터 2002년 <하얀마음 백구>까지 어릴 적 우리를 사로잡았던 한국 PC 게임의 발자취를 돌아본다. 잘 알려진 명작부터 숨겨진 걸작까지 저자가 소장한 패키지 아트와 함께 94종의 상세한 정보를 연대순으로 담았다. 1990년대 게임 잡지와 PC 통신과 함께 즐겼지만, 현재는 기록조차 찾기 어려운 추억 속 한국 게임을 다시 만날 수 있다. 게임마다 개발 스토리는 물론 당시의 반응, 후대에 미친 영향을 함께 수록하여 역사적 가치도 무척 높다.
게임 소개와 함께 1990년대 초 대만 게임과의 경쟁 양상, <그날이 오면>과 <액시스>로 유명한 김경수 크리에이터의 개발 인생, 동서와 SKC가 어떻게 불법 복제 시장에 정식 발매를 뿌리내렸는지 등 오늘날 게임 개발에 몸담은 이들에게 인사이트를 주는 칼럼과 인터뷰 기사도 수록했다. 한국 게임이 과거에서 배우고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발굴되지 않은 한국 게임의 역사’를 담은 귀중한 기록이다.
PART 1 게임 소개
1992
폭스 레인저
자유의 투사
요정전사 뒤죽
박스 레인저
interview 김성식
interview 홍동희
column <폭스 레인저> 이전의 국산 게임들
column ‘국산 PC 게임’ 여명기가 열리기까지
1993
그날이 오면 3
폭스 레인저 Ⅱ: 복수의 외침
슈퍼 세균전
홍길동전
작은 마녀
오성과 한음
interview 김경수
column 동서게임채널과 SKC 소프트랜드, 불법 복제 시장에 정식 발매가 뿌리내리기까지
column 국산 게임의 강력한 경쟁자, 대만과 일본 게임들
1994
수퍼 샘통
피와 기티
어디스: 레볼루션 포스
파더월드
리크니스
어스토니시아 스토리
이스 2 스페셜
일루젼 블레이즈
K-1 탱크
낚시광
테이크백: 탈환
전륜기병 자카토
column 슈팅 게임에서 RPG로
1995
YS는 잘 맞춰
인터럽트: 블러디 시그널
하프
하데스
대혈전
라스 더 원더러
신검의 전설 II: 라이어
다크사이드 스토리
광개토대왕
바리온
풀 메탈 자켓: 그 겨울의 시작
망국전기: 잊혀진 나라의 이야기
운명의 길
지클런트
column PC 통신과 아마추어 게임
1996
아마게돈: 혼돈 속으로
불기둥 크레센츠
프로토코스: 신들의 예언서
야화
극초호권
창세기전 II
달려라 코바
interview 김동건
column <달려라 코바>와 <생방송 게임천국>
1997
아트리아 대륙전기
귀천도
컴백 태지 보이스
네크론
신혼일기
코룸
디어사이드 3
캠퍼스 러브 스토리
스톤엑스
마법의 향수
임진록
도쿄야화
카르마: 불멸의 분노
포가튼 사가
드로이얀
interview 정종필
1998
개미맨 2
가이스터즈
삼국지 천명
어쩐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저녁
서풍의 광시곡
8용신 전설
에일리언 슬레이어
나의 신부
날아라 슈퍼보드: 환상서유기
머털도사: 백팔요괴편
interview 전석환
interview 이문영
1999
레이디안~심연 속으로~
엑스톰 3D
제피
하트 브레이커즈
2000
씰: 운명의 여행자
그녀의 기사단
패러렐 월드: 벨리알 이야기
거울전쟁: 악령군
킹덤 언더 파이어
악튜러스
쿠키샵
하얀마음 백구
interview 황주은
column IMF와 대번들시대와 MMORPG: ‘패키지 게임’ 시대의 낙조
2001
액시스
컴온 베이비
아마게돈: 포 더 크림슨 글로리
토막: 지구를 지켜라
열혈강호
마그나카르타: 눈사태의 망령
화이트데이: 학교라는 이름의 미궁
interview 김형태
column 국산 게임 양대 논쟁거리 ‘버그’와 ‘표절’
2002
코코룩
나르실리온
에이스 사가: 창공의 세레나데
테일즈 오브 윈디랜드
2003
써니하우스
천랑열전
2004
러브: 프로미스 위드 미
interview 한대훈
column 기술의 흐름으로 살펴보는 국산 PC 게임
PART 2 게임 도록
"게임에 진심이었던 게임 키즈, 어른이 되다."
게임으로 소환한 추억에서 시작하여 대한민국 게임 역사의 이정표로 남다!
2019년 1월 국내 게임씬에 이목을 집중시키는 게시물이 올라옵니다. 국산 패키지 게임 200개를 한꺼번에 판매한다는 것. 그런데 그 가격이 무려 1억! 관련 커뮤니티에서 화제를 모으고 사라진 이 판매글은 이후 어떻게 됐는지 세간의 관심에서 희미해집니다. 그리고 2022년 5월 우리는 그 기억을 소환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합니다. <우리가 사랑한 한국 PC 게임> 탄생의 서막이 올라가는 순간입니다.
크라우드 펀딩 8천만 원, 목표 금액 2697% 달성한 1126명의 선택을 책으로 만나다!
"이 책을 좋아해주실까?”라는 질문을 수없이 했습니다. 얼마나 좋아해주실지, 어느 정도 판매될지는 가늠할 수 없지만, 다시 생각해도 이런 책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은 변함없었습니다. 크라우드 펀딩 시작부터 게이머들의 뜨거운 관심으로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상위에 랭크될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우리가 사랑한 한국 PC 게임>은 과거를 추억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래의 우리에게 잊히는 한국 게임을 더 많이 알리고 남겨주기 위해 만든 책입니다. 이제 크라우드 펀딩을 넘어 더 많은 독자를 만나러 갑니다.
"1992년부터 2004년까지 국내 PC 게임에서 주목할 만한 게임을 소개한다."
이 책은 단순한 사료집이 아닙니다. 그 시절 우리가 사랑한 게임, 어린 우리의 눈을 사로잡았던, 친구 어깨 너머로 구경하면서 마음속으로 부러워했던 나와 당신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1부는 94가지 게임 패키지 사양, 개발 이야기, 업계 인터뷰, 미니 칼럼으로 게임 정보와 읽을거리로 가득하며 2부는 오로지 패키지 사진으로만 구성한 도록입니다. 국내 PC 게임의 역사를 정리한 이 책이 우리 게임을 기억하는 데, 더 나은 게임을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기여하기를 바랍니다.
추천평
이 책은 우리들의 추억을 담은 앨범이자 한국 PC 게임의 발자취를 담은 역사서입니다. 한국 PC 게임의 태동기라고 할 수 있는 1992년부터 온라인 게임에 자리를 내주기 시작하는 2004년까지 잊히고 있는 한국 PC 게임을 꼼꼼히 살펴보며 소개합니다. 선진국에서는 오래된 게임의 에피소드와 기록을 남기는 데 많은 노력을 쏟습니다. 반면 한국에서는 그러한 움직임을 너무나 찾기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이 책은 더욱 가치가 있습니다. 사라져 가는 자료들을 힘겹게 모아 이 책을 써준 분들께 저 역시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감사를 드립니다. 게임을 사랑하고 추억을 가진 많은 분들, 한국 PC 게임의 역사를 여행하고자 하는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 김동건 데브캣 대표
어렵고 척박한 환경에서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의지만으로 게임을 만들어온 선구적 게임 개발자들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현재 한국 게임의 높은 위상은 절대로 없었을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과거 한국의 게임들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 이해하고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이 책은 한국 게임업계에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 감히 말해봅니다. 한국에서 어떤 게임들이 만들어졌고, 어떤 식으로 발전해왔으며, 그 이면에 얼마나 많은 애환과 노력이 서려 있는지 엿보는 과정은 그 자체로 너무나 즐겁습니다. 특히 최근 메타버스며 블록체인이며 선진 기술에 시선이 쏠리고, 과거 한국 게임들의 자료가 속절없이 잊혀가는 즈음에 출판된 이 책은 더욱 뜻 깊은 가치를 가졌다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왜 아직까지 한국에서 이렇게 한국 게임의 역사를 아우를 수 있는 책이 나오지 않았는지 반성할 필요가 있을 정도입니다.
- 조학동 게임동아 기자
책 속으로
1990년 동서게임채널과 SKC 소프트랜드가 IBM PC 호환 기종용 정품 게임 유통을 시작한 이래 전국 각지의 여러 아마추어 게임 개발팀들이 ‘최초의 정식 발매 국산 게임’을 목표로 경주했고, 1992년을 기점으로 완성에 다다른 몇 종류의 ‘국산 게임’이 시장에 출시되었다. 이들 중 과연 무엇이 ‘최초’인지는 현 시점에서 따지기 쉽지 않으나 가장 유의미한 히트와 유명세를 기록한 작품은 소프트액션의 <폭스 레인저>이기에 당시의 한국 PC 게이머 사이에서는 일반적으로 이 게임이 ‘최초의 국산 게임’으로 인식되었다. (폭스 레인저, 27쪽)
조금 이색적인 요소라면 암호 시스템인데, 당시의 DOS 게임들이 대개 그렇듯 이 게임도 불법 복제를 막기 위한 암호 시스템이 들어가 있으나 암호표는 매뉴얼에도 패키지에도 전혀 없다. 대신 매뉴얼에 암호에 대한 설명이 있는데 우리말로 읽으면 숫자를 추측할 수 있는 그림 아이콘(‘야구공’은 0, ‘인삼’은 3, ‘육상선수’는 6이라는 식) 아홉 개를 제시하고 해당하는 숫자를 넣으면 된다고 알려주는 형태다. 복잡한 암호표 없이도 매뉴얼을 읽어두었거나 한국인이라면(?) 암호를 통과할 수 있는 셈이니 꽤나 신선한 패스워드제를 채택했다고나 할까. (요정전사 뒤죽, 31쪽)
<대물 낚시광>은 미국에 수출까지 성공하여 1998년 국내 게임 수출액 1,500만 달러 중 절반인 700만 달러가 <대물 낚시광>의 로열티였다고까지 한다. 게임의 인기만큼 회사가 수익을 얻지는 못했는데 그 이유는 불법 복제 문제였다. 특히 불법으로 정품 프로그램 공유가 가능한 와레즈(warez)가 대중화됐던 1998년에는 정재영 대표가 <대물 낚시광>이 북미에서 80만 장이 팔렸지만 국내는 10만 장밖에 안 된다며 와레즈를 성토하는 인터뷰를 했다. (낚시광, 91쪽)
어른들만의 사정과는 상관없이 <하얀마음 백구>는 어린이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고 유통을 담당했던 한빛소프트는 정기적으로 ‘한빛소프트배 하얀마음 백구 게임 대회’를 개최해 인기몰이를 주도한다. 2회차 게임 대회는 1만 5천 명이 넘는 어린이가 지원했을 정도로 그 인기를 실감케 했다. 게임 대회는 온게임넷과 투니버스를 통해 방송됐다. (하얀마음 백구, 24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