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평 : 이제 사회에서 중년의 자리에 접어드는, 삼십대 중후반 세대가 풀어놓는 "내 나름의 살아가는 법"
장점 : 지금까지의 자기개발서와는 달리 "이대로 괜찮아, 쭉 걸어가"라며 용기를 북돋아주는 저자의 자세
단점 :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야기가 약간 나와 독자들의 정치적 스탠스에 따라 약간의 호불호가 갈릴수 있음.
녹색톤의 외길사진이 말해주는 서른넷이라는 나이
서른넷이라고 하면 사실 청춘의 진정한 졸업이다. 가정에서는 거의 대부분 애가 하나둘정도 딸리기 시작하는 시점이고, 회사에서는 "장"으로 끝나는 직급의 시작점에 접어들기 시작하는 나이이다. 지금까지 이런저런 실험과 도전속에서 살아왔다면, 서른넷부터는 본격적으로 사진과 같은 외길인생이 시작된다. 태양이 작렬하는 쭉 뻗은 비포장 도로위에, 쉴곳이라곤 나무 한그루가 전부인 인생. 의무의 무게가 더더욱 무거위지기 시작하는 포인트.
어찌보면 그런 중요한 시점을 지나는데 의식도 축사도 없이, 서른넷이라는 나이는 그렇게 지나간다.
책 전체에 흐르는 "괜찮아, 너를 믿어"라는 메시지
누가와서 살갑게 챙겨주는것은 아니지만, 서른넷을 지나면서 잠깐 고민을 하게된다. 여기부터는 진짜 빼도박도 못하는 일직선이다. 그런데 이 길이 맞을까. 본격적으로 걸어가기 이전에 좀더 살펴봐야 하는게 아니었을까. 내가 가보지 못한 다른길에는 좀더 멋지고 풍요로운 인생이 기다리고 있던것은 아닐까.
그러나 저자는 다른데 쳐다보지 말고 지금 가던 그길을 믿으라고 한다. 네 선택이 틀릴리 없으니 믿어보라고 한다. 조급해 하지말고 그 길을 걸으며 네가 할수 있는 도전을 찾아보라고 한다. 다른 자기개발서와 달리, "이렇게 해"라고 강요하지도 않고 "이런 쪽으로 해보면 어때"라고 제안조차 하지 않는다. 그냥 꾸준하게, "너를 믿어. 나를 봐. 내가 바로 스스로를 믿고 살아온 미래의 너야."라고 들려줄 뿐이다.
삼십대 중후반의 특수성에서 우러난 삶의 지혜
지금의 우리나라 삼십대 중후반 세대는 대단한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군사독재의 끝자락부터 민주주의의 성숙까지를 경험했고, 경제적으로는 고속성장과 외환위기, 버블경제와 끝없는 불황을 전부 경험했다. 한창 감수성 예민하던 시절에 이른바 "서태지 쇼크"를 온몸으로 받아본 이들이기도 하다. 부모세대가 하나가 되어 집안의 금붙이를 모아 IMF를 극복하는것을 어느정도 철이 든 상태에서 바라본 세대이며 한창 혈기 왕성할때 이 세대들이 하나가 되어 2002년 월드컵이라는 집단 열광을 창출했다.
이 세대는, IMF라는 충격덕택에 바로 위에 이끌어주는 선배세대를 갖지 못했지만, 그대신 다른세대에게는 없는 급변하는 사회경험을 가진 세대다. 그래서 어찌보면 이 세대는 딱히 멘토나 조언이 필요가 없다. 이 세대 윗까지는 생계를 위해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포기한 세대라면 이 세대부터는 생계 이상의 그 무엇을 위해 자발적으로 무언가를 포기하는 세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배세대의 부재는 끝없는 불안을 낳는다. 나 괜찮은걸까. 이대로 괜찮은걸까. 정말 나를 믿어도 될까.
삶이 어렵고 힘든와중에 좋은 이야기를 해줄수 있는사람은 많다. 하지만 확실한것은, 무슨 이야기를 듣던간에 결정은 내가 해야하는 것이고 그 결정의 방향은 내가 걸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말 씹어 삼키기 힘든 결정이라 하더라도, 이것이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믿어야만이 어려운 걸음이나마 뗄수 있게 해준다. 삶의 무게에 좌절해 쓰러지지 않게 해준다.
시대의 특수성이 베풀어준, "자신에 대한 강한 믿음"을 지닌 30대 중후반 세대의 이야기가 소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들의 이야기가 궁금하면, 한번쯤 이책을 집어들어 보아도 좋다.
이 책을 읽게 된 시점의 나는 혼돈의 시기였다.
생애 첫 직장을 얻고 바로 프로젝트를 배정 받아 주말이 거의 없는 월화수목금금금의 생활을 한지 8개월 째.
힘든 상황인 만큼 회사 동료들도 힘들어 하며, 이런 저런 일로 마음이 흔들렸을 때, 나 역시 여러가지 생각으로 흔들리고 있었다.
이 책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다 싶이 30대 여성을 주 독자층으로 삼고 있는 책이다. 그러나 누군가의 조언이 절실히 필요했을 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이렇게 서두를 장황하게 쓰게 된 이유는 이 책을 읽으면서 요란하던 내 머릿속과 마음이 점점 가라앉았기 때문이다.
물론 아직 고요한 상태는 아니지만 폭풍우가 치던 내 마음 속이 이 책을 읽고 나니 잔잔한 물결이 흐르는 강물 같아 졌다.
처음에는 회사생활에 대한 내용만 다루고 있을까봐 걱정했는데, 실제로 읽어보니 인생, 인간관계, 일, 휴식에 대한 내용이라서 더욱 더 좋았다.
책은 크게 4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앞에서 잠깐 언급한대로 각 파트별로 인생, 인간관계, 일, 휴식에 대한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파트별로 여러 이야기가 담겨져 있지만 그 중에서도
PART2의 마음의 흔들릴 때, 인간관계는 시간에 비례하지 않는다, 결혼에 관한 단상
PART3의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는 이유, 멘토는 당신 곁에 있다, 전략적 셀프 브랜딩 에 대한 이야기가 내 마음속에 더 다가왔다.
특히 결혼에 관한 단상에는 완전 공감되는 이야기가 있었다.
본문을 빌어서 이야기 하자면..
" 나는 20대에 사람들이 내게 어떤사람을 배우자로 만나고 싶냐고 물으면 "내가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대답하곤 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세상 모든 여자들이 그 한남자를 찾고 있었더러만!)"
부분이었다.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 세상 모든 여자들이 그러했다니..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빠른 속도로 읽어나가기 시작했지만 점점 읽을 수록 여유를 가지면서 책을 읽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아마 책에서도 휴식의 중요성을 말하고, 이 책의 내용은 정보전달의 형식이라기 보다는 읽는 독자가 공감하고 이해해야 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그랬는지도 모른다.
어쨌든 이 책을 처음 골랐을 때의 목적은 달성했다. 바쁜 세상에 사람들에 떠밀려서 내 의지와 상관 없이
이리저리 휘둘리고 있는 기분이었는데 이 책 덕분에 사람들의 인파에서 빠져나온 기분이다.
이제 사람들의 무리에서 떨어져 내 자신을 볼 차례이다.
힘들고, 마음이 지쳤을 때가 또 온다면 이 책을 꺼내 다시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인생은 희노애락을 동반한 장거리 여행이다. 여행을 하면서 누구나 고비를 맞기 마련인데, 사소한 일들로 인해 감동과 기쁨을 만끽하기도 하고 때론 실망과 낙담, 절망을, 아픔과 고통을 겪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을 얼마나 잘 극복하고 이겨 내느냐에 따라 인생에서 실패와 승리를 맛보기도 하고 그것이 철이 든 더 성숙한 어른으로 되어지게 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신이 살아온 과정을 잔잔하면서도 솔직하고 꾸밈 없음으로 독자의 마음을 자극하고 있다. 특히, 일과 사랑 직장내 승진 등 여성들에게 불리한 면이 있는 부분들을 어필하여 공감대를 이끌어 내는 등 지극히 평범하지만 책을 덮고 난 후 마음 한구석 어딘가 에서 느끼게 되는 긴 여운과 따뜻함은 가히 즐거운 인생살이를 느끼지 못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조용한 희망과 긍정의 힘을 불어 넣어준다.
각 장 별로 좀 더 살펴보면 Part 1 에서는 우리 삶 전체의 로드맵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요즘처럼 대박의 행운으로 인생이 한번에 바뀌길 기대하는 이들에게 꾸준한 성실과 노력을 대표하는 거북이와 같은 삶을 요구한다. 즉 한 단계 한 단계 밟아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임을 다시 한번 상기 시킨다. 조직 안에서 힘듬의 원인이 일 자체가 아닌 결국은 관계적인 측면임을 살아가면서 느끼게 된다. Part 2에서는 이런 우리 삶을 지배하는 인간관계에 대해 잘 이야기해 주고 있다. 또한 현재 미혼 싱글들의 가장 민감한 숙제인 사랑과 결혼에 대한 부분도 나름의 정리 된 생각을 독자들에게 어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좋은 것은 나눠 갖자"는 저자의 이념을 통해 세상을 향한 사랑도 엿 볼 수 있다. 무엇보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 없이 도전하며 변화하는 과감한 결단력을 보여 줌으로써 현실에 안주 하고 싶어 하는 모든 이들에게 도전을 준다.
책을 다 읽고 난 후, 느린 것 같지만 느리지 않고 화려한 듯 하지만 소박함을 지닌 저자를 통해 나 자신이 조금은 정화된 느낌과 함께 조금의 위로와 동질감, 희망이라는 단어를 생각하게 된다. 이런 공감대를 통해 실패와 좌절 속에 있는 이삼십대에게는 멘토링으로, 연륜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지난날을 돌이켜 보며 좀 더 나은 삶을 지향케 하는 지침서로, 또한 지금 현재에도 세상살이에 대한 물음표를 마음에 품고 살아 가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올해 서른셋 이제 곧 서른넷이 되는 입장에서 일단 책 제목에 많이 끌린게 사실이다.
다음으로는 책의 저자인 권은아 본부장에 대한 이야기는 조금은 알고 있었던지라 더욱 관심이 쏠렸다.
사실 이 책은 단순히 저자가 골드미스로 칭송받는 여성 직장인의 성공기와 이야기로 치부하기엔 너무나 주옥같은 내용들이 가득하다.
어떻게보면 동종업계의 선배인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뒤따라 오는 후배들에게 들려주는 진솔한 이야기이며, 요즘 넘쳐나는 멘토링 시리즈와는 또 다른 매력을 가진 책이다. 대부분의 이러한 조언들이 그렇듯 저자도 어린시절 다양하고 험난한 경험들을 견뎌오며 묵묵히 앞으로 나간결과 이제는 그 업계의 모든 사람들이 칭송해 마지않는 자리에 올랐다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이런 이야기로 끝난다면 그저그런 이야기로 피식하며 넘어갔을지도 모르겠다.
여자라서.. 여자니까.. 여자여서 힘들었던 이야기들이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프로페셔널 크리에이터로서의 고민과 역경을 넘어서는 과정 그리고 인간적인 갈등과 감정적 소비에 대한 회한들이 가득한 책이어서 너무 다행이고 사실 읽어가는 속도도 다른 어떤 책보다 빨랐다.
하지만 그냥 한번 읽고 지나가기에는 책 내용이 너무 깊이 가슴속에 들어와서 긴 여운을 남겼다.
한번 더 곱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어서 맛있는 과자가 줄어드는 모습이 안타까워 숨겨놓고 하나하나 천천히 녹여먹듯이 탐독했다.
책장이 줄어드는 것이 너무 아까웠다.
처음 책을 선택할 때는 여성 직장인(마흔의 싱글 고위직)이 가진 고민들과 관계에 대한 문제, 그리고 직장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들이 들어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고 현재 부서에 넘치는 여직원들과의 커뮤니케이션에 조금은 도움이 되지않을까라는 어리석은 생각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 갈수록 그런 생각이 얼마나 편향적이고 이기적인 생각이었음을 알게 되었고 이제는 처음과는 아주 다른 목적으로 부서원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도서목록 1위에 두게 되었다. 단순히 부서원 뿐만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직장인들에게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생각에 한번 더 책을 만지게 된다.
더욱이 보는 내내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응어리를 풀어나가듯 상처를 어루만지는 느낌이 들어 약간은 마음이 편안해지는 기분도 들었다. 하지만 모든 사람에게 와닿는 이야기가 아닐지도 모르겠다.
순전히 나에게는 저자와의 비슷한 삶을 살아온 스토리가 있고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을 앞서 걸은 사람의 발자취에서 느껴지는 향수같은게 내 마음을 흔들었기 때문에 더 감정이입이 되었을지도 모르니까..
그래도 지금 사람과의 관계에서 고민하고 진로와 앞으로의 불안한 미래에서 방황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