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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여가/책

현명하게 처분하기 - 내 삶이 가벼워지는 21일 프로젝트 14일차

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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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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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빛

9,054

 

 

몇 년간 나는 버릴 물건이 있는지 없는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한 번도 입지 않았거나 가격표도 떼지 않은 옷들을 포함해 모든 것을 끌어안고 살았다. 그런데 물건들을 정리하고 처분하기로 하자 그것만큼 쉬운 일도 없었다. 상태가 온전하지 않거나 고장 났거나 심하게 망가진 것들은 쓰레기통으로 보내기만 하면 됐으니까.

 

전자기기는 간혹 상태가 양호해도 버리게 되는 물건이다. 그럴 때는 방법이 있다. 휴대폰처럼 금세 싫증 나는 물건(스마트폰이 나오기 전의 휴대폰을 생각해보라)은 주변에 필요한 사람에게 준다. 시장에 내다 팔 가치가 있는 물건은 중고거래 사이트에 판매한다. 그러면 ‘대체품’을 살 수 있는 금전적 여유가 생긴다.

 

 

인터넷으로 팔기

 

미니멀 라이프에 관심을 갖고 내 앞에 놓인 장애물을 대대적으로 치우기 시작했을 때 나는 두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첫째, 상태가 괜찮은 물건이나 옷이 있는데 주변에 가져갈 사람이 없을 수도 있다는 것. 둘째, 때로는 수익에 비해 물건을 파는 데 드는 시간이나 에너지가 더 클 수도 있다는 것. 다시 말해 인터넷에 팔기에 애매한 자질구레한 물건이라면 너무 큰 수고를 들일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물건을 팔려면 사진을 찍고 설명과 조건을 달아야 한다. 택배로 부치려면 들고 나가야 하고, 직거래일 경우에는 구매자와 만날 약속을 잡아야 한다. 하지만 겨우 1~2만 원 벌자고 이런 수고를 들일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항상 시간 낭비란 말은 아니다. 한 푼이 아쉬운 사람들에게는 안 쓰는 물건을 처분하는 기쁨을 누리면서 동시에 푼돈을 벌 수 있는 탁월한 방법이다. 읽지 않고 쌓아둔 책 25권을 돈 몇 푼에 넘긴다면 손해가 아닐까 하는 의심이 생긴다. 그러나 몇 달간 통장 잔고가 마이너스인 사람이라면 이 얼마 안 되는 돈으로도 텅 빈 냉장고를 당분간 채울 수 있다.

 

당신의 물건을 중고거래 사이트에 판매할 수 있을지 판단하려면 다음 질문에 답하면서 물건 상태를 평가해보자.

  • 이 물건을 판매해서 어느 정도 수익을 기대하는가? 구입가, 브랜드, 전반적인 상태뿐 아니라 이미 중고거래 사이트에 올라와 있는 유사한 종류의 다른 물건들을 기준으로 판단하자.
  • 직거래로 판매할 생각인가? 접선 장소는 대개 판매자가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집 근처나 직장은 물론,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날 수 있는 곳이면 거리 한복판도 상관없다.
  • 국내 전 지역을 거래 범위로 할 계획인가? 판매 가능성은 매우 높아지지만, 이런 경우엔 배송료 문제를 꼭 계산해야 한다. 배송료를 추가하면 판매가가 너무 높아지지는 않는가? 배송료를 너무 낮게 매긴 건 아닌가? 나는 한두 번 판매가보다 배송료가 더 비싼 물건을 파는 실수를 범했다. 결국 판매에서 이익이 나지 않았으므로 물건을 거저 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 중고거래 사이트(ebay.fr, fnac.com, amazon.fr, videdressing.com 등)를 통한 안전한 거래를 선호하는가?(우리나라에서는 중고나라,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을 이용할 수 있다—옮긴이) 아니면 leboncoin.fr, secondemain.fr(우리나라의 교차로나 벼룩시장과 유사한 프랑스 지역 거래 장터로, 유형의 중고품 및 신상품과 무형의 서비스도 거래한다—옮긴이)처럼 판매 과정 전부를 일괄적으로 처리해주는 사이트를 선호하는가? 혹은 블로그나 인스타그램을 통한 개인 거래를 선호하는가?
  • 중고거래 사이트를 이용할 경우, 즉시 결제 방식과 경매 방식 중 어느 것을 선택하겠는가?(혹은 둘 다 선택할 수도 있다)

 

중고거래가 간단하고 효율적일 거라고 생각했다면 위의 질문들을 읽고 생각이 크게 바뀌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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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가장 중요한 한 가지만 기억한다면 중고거래는 해볼 만하다. 바로 “이렇게 번 돈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가?”라는 것이다. 그 돈으로 냉장고를 채워도 좋고 근사한 저녁식사를 해도 좋다(장애물을 치워버린 것을 기념하며!). 또한 미니멀 라이프라는 새로운 인생철학을 기리는 뜻에서 예쁘고 실용적이며 질 좋은 옷을 한 벌 사도 좋다! 불필요한 것을 없애겠다는 동기가 된다면 앞으로 이 일을 시작해야 할 훌륭하고 충분한 이유가 되기 때문이다.

 

 

직접 팔기

 

내가 주로 인터넷 판매에 대해 이야기하는 건 다소 개인적인 성향 때문이다. 당연히 인터넷으로만 중고 물품을 거래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차고 세일을 열거나, 시간을 내서 친구들을 집에 초대해 처분할 물건들을 팔아보자. 약간의 상상력을 발휘한다면 불가능한 일이란 없다!

 

사람들과 접촉하는 걸 좋아한다면 이런 이벤트는 물건을 판매할 효과적이면서도 유쾌한 방법이 될 것이다. 이런 방법도 있다는 걸 잊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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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주기

 

이론적으로는 간단할 것 같다. 친구나 지인에게 내게 필요 없는 물건들을 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여러 가지 이유에서, 주는 물건에 따라 항상 그렇게 간단한 건 아니다.

 

인맥을 친구의 친구들로 확대하고 ‘기부’의 날을 마련해 나눔을 할 수도 있다. 그러기 전에 다음을 시도해보면 좋을 것 같다.

 

  • 첫째, 물건을 기부 받는 단체들을 알아본다. 대도시에는 옷 수거함이 곳곳에 설치돼 있으며, 어떤 단체들은 정해진 요일에 건물을 돌면서 옷이나 재활용품을 수거해 가기도 한다. 가구나 가전제품을 나눌 생각이라면 이런 단체들을 찾아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단체에는 물건을 되팔기 전에 수리나 수선을 하는 인력이 있어 일석이조다. 나는 집에 있는 물건을 정리할 수 있고, 형편이 넉넉하지 않은 사람들은 일자리와 수입을 얻을 수 있으니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 아닌가.
  • 둘째, 프리사이클(freecycle.org)을 이용한다. 전 세계에 구축된 ‘재활용’ 네트워크를 통해 움직이는 단체다. 아직 사용 가능한 물건(고치거나 수리 가능한 중고 물품을 포함해)을 버리는 대신 해당 도시(혹은 가장 가까운 도시)를 담당하는 단체에 메시지를 보내기만 하면 된다. 비교적 빠른 시일 내에, 당신이 나누려고 하는 물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로부터 연락이 와서 물건을 수거해 간다. 매우 실용적이고 친환경적인 이 단체는 기부 요청도 한다(소액 기부이며, 애초의 목적은 기부를 제안하는 데 있다). 단체뿐 아니라, 개인들 중에도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 셋째, 무료 시장(‘그라티페리아 gratiferia’라고도 함)에 기부한다. 이제 막 성장하기 시작한 이 시장은 기부를 하러 온 사람이나 받으러 온 사람 모두에게 기회를 준다. 물물교환 제도와는 약간 다른데, 교환할 물건이 없어도 자원봉사를 하러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유일한 의무 사항은 주인을 찾지 못한 물건이 있을 때 하나라도 집으로 가져가는 것이다. 최근에는 대개 활기를 불어넣는 다양한 행사들(콘서트, 공방 등)을 마련해서 시장에 잔치 분위기가 감돈다. 이런 시장은 대도시를 포함해 여러 곳에서 여전히 비공개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체계적인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온라인으로 프리사이클에 가입하면 행사 정보를 편리하게 얻을 수 있다. 이런 단체들이 조직돼 있기만 하다면 인터넷 검색으로 지역 단체들을 찾을 수 있다(우리나라에는 대표적으로 ‘아름다운 가게’가 있다. 나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기부하면 세금 혜택을 받을 수 있고, 필요한 물건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도 있다. 자원 재순환과 나눔의 차원에서, 환경도 살리고 수익의 일부를 소외계층에게 기부도 할 수 있다━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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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시피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아직 사용 가능한 물건을 버리기 전에, 이런 방법들을 활용할 수 있는지 확인해보자!

 

 

오늘의 평가 및 내일의 계획

 

필요하지 않은 물건을 팔 마음이 있다면 남에게 주는 방법은 어떤가? 아래에 당장 실천할 수 있는 행동을 적어보자.

먼저 꼭 팔고 싶은 물건들을 적어보자.

 

팔기보다 간단한 방법으로, 이번에는 남에게 주고 싶은 물건들을 적어보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온라인 판매 사이트를 확인하고 적어보자. 판매 절차를 숙지하고 판매할 준비를 하라.

 

가까운 곳에 기부를 받아주는 단체들이 있는지 확인하고 적어보자. 물건들을 신속하게 처리해줄 사람과 약속을 잡자.

 

 

 

 

내 삶이 가벼워지는 21일 프로젝트

나는 꼭 필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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