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앤디 오람(Andy Oram), 역 전순재
인권은 전 세계적으로 현대 정치학의 대세로 부각되고 있다. 미국은 한 나라를 공격할 때마다, 역설적이게도 외교적이나 물리적으로 인권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반대로 미국과 그 동맹들을 비판하는 사람들 역시 인권에 대해 불평을 토로한다. 새삼스럽게 놀라울 것도 없는 아이러니다.
그래서 인권 운동가들은 어느 곳에서나 환대받고 지원 받아야 마땅하지만, 오히려 그들은 만성적인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으며, 그들이 추진하고 있는 일은 시시콜콜 정당성의 문제와 마찰을 빚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섬뜩한 재앙으로 위협까지 받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인권 운동에는 자유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나는 자유 소프트웨어에 대한 이런 독특한 요청을 지난 10월 5일 패트릭 볼(
Patrick Ball) 박사의 연설에서 들었다(개인적으로 이 맥락에서 사용해야 할 적절한 용어는 "오픈 소스(open source)"가 아니라 "자유(free)"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혈기 넘치는 솔직한 사람으로
과학의 진보를 위한 과학과 인권 프로젝트 미국 연합의
[1] 부의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패트릭(Patrick)은 헤이그(Hague)에 있는 국제 범죄 재판소에서 8시간에 걸쳐서 증언을 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관련 기사는
여기를 클릭). 그는 코소보 알바니아인의 대량 이동과 학살에 대한 책임은 나토(NATO)의 폭격이나 코소보 자유 군대(Kosovo Liberation Army)의 침공이 아니라 세르비아인의 극악무도한 행위라는 것을 보여 주었다. 세 개의 알바니아 망명 인권 조직이 만든 수 천 건의 인터뷰를 비롯하여, 때로는 그들이 목격한 수 시간 동안의 살해와 파괴행위들을 포함한 많은 정보원으로부터 통계적인 상호작용을 통하여 추출한 데이터로 증명을 하였다.
패트릭이 인용한 사건 발생지들은 하이티(Haiti)에서 스리 링카(Sri Lanka)까지를 아우른다. 그가 한 연설에 따르면 그는 최근에 과테말라(Guatemala)와 시에라 레온(Sierra Leone)을 방문한 했다고 한다. 소름끼치도록 무서운 그의 전문성은 죽음, 고문, 그리고 테러에 관한 수 많은 개별적 이야기들을 축적하는 데 있다. 그런 이야기들을 잘 연결지어 일관성과 신뢰성의 정도를 결정한다. 그리고 통계학을 활용하여 시간과 지형을 따라서 패턴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이토록 소름끼치는 자료들과 패트릭의 정감넘치는, 투박한 방식사이에 너무나 현격한 차이가 있다는 데 충격을 받는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널리 퍼진 악의 가면을 벗기고 희생자들의 기억을 변호해주는 헌신에 감동한다. 그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가에 관해서는, 통계학 박사학위를 가진 한 청중이 나에게 이렇게 말해 주었다. "이 연설은 통계학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에 관하여 내가 들어본 연설 중 가장 간결하지만 가장 명료한 발표였다."
패트릭(Patrick)의 작업과 사회적 책임을 지는 컴퓨터 전문가들(
Computer Professionals for Social Responsibility)의 임무는 비슷한 부분이 많다. 이 프로젝트는 최근 프라이바테라(
Privaterra)라고 부르는 프로젝트로 시작하였는데, 인권 운동가들에게 소프트웨어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프로젝트이다. 프라이바테라(Privaterra)의 창시자이자 패트릭과 친한 리차드 구에라(Richard Guerra)는 그를 초정해 2002 CPSR 연례 회의에서 연설을 주선하였다. 나는 최근 그 회의에 관한
웹로그를 썼다.
패트릭이 점심시간 기조연설을 시작했을 때 나는 그의 작업이 의도하는 주제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연설 초반부터 그의 연설을 받아 적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러나 정말 뜻밖에도 그가 자유 소프트웨어에 영예를 돌리자 나의 머리 속은 정말 소용돌이치기 시작했다. 이제까지 질질 끌어온 오래된 논쟁에 새로운 화두를 던져 넣었기 때문이다. 다음은 그가 설파한 견해이다.
설명가능성과 확증
인권 운동가들은 자신들의 행위가 정당하게 설명되어 질 수 있을 때 강력한 명분을 얻게 되기 때문에 자신들이 제시하는 데이터와 견해들을 모두 설명해야 한다. 그리고 이 설명가능성은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에도 확장된다. 이때 이러한 요구사항을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은 오직 자유 소프트웨어만이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한 미국인 과학자가 폐쇄된, 독점 암호화 프로그램이나 통계 패키지를 외국에 있는 정치적 활동가들에게 보내서, "잘 작동할 것이라 믿고 그냥 이것 한번 써보세요"라고 말한다고 생각해 보자. 재고할 가치조차 없는 생각이다. 만약 그 소프트웨어가 오픈 소스라면, 비록 그 인권 간부가 그 소프트웨어가 정확한지 그리고 편견은 없는지 개인적으로 확신할 수 없을 지라도, 소스를 취해서 대학이나 다른 전문가에게 보내서 검사해 볼 수 있다.
인권 조직이 공개적으로 자신들의 결과를 제시할 때도 같은 도전이 제기된다. 정치가, 전략가, 그리고 다른 권력자들은 그 추론결과의 각 단계를 따져 물을 것이다. 수 많은 조직체들의 신용은 데이터를 모으는 처리과정과 그 통계의 사용에 있지만, 소프트웨어도 역시 신뢰될 수 있도록 확증되어야 한다. 오픈 패키지는 그 소스를 기술적으로 자격이 있는 누구든지 점검해 볼 수 있으므로 논쟁의 여지가 없다.
(그와는 별개로, 이런 관찰은 왜 자유 소프트웨어를 모든 공개적인 기능 혹은 정부의 기능에 대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은 생각인지 보여준다. 그 어떤 이유보다도, 소프트웨어 솔루션의 신뢰성이 제일 먼저 의심받는 곳에서 말이다.)
과학적 요구사항의 준수
독점 소프트웨어에 소요되는 비용, 종종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침해하는 성가신 라이센스 등은 이런 종류의 소프트웨어는 채택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다. 과학자들에게는 데이터와 도구들의 자유롭고 쉬운 교환을 요구하는 공유의 문화가 있다. 자유 소프트웨어가 라이센스에 자유롭고 개방된 데이터 포맷에 의지하기 때문에 그들이 필요한 편익을 제공한다. 또한 과학자들이 새로운 도구들을 시험해 보는 것도 쉽다.
철학적으로는 과학자들 역시 독점 소프트웨어보다 자유 소프트웨어를 더 신뢰한다. 자유 소프트웨어는 과학자들이 의존하는 공동체의 가치와 동기간 검토(peer review)
[2]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한편, 패트릭은 XML이 인권 공동체에 커다란 변혁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예견하지 않는다. XML의 능력은 표준화된 데이터의 교환을 촉진하는데 있다. 대부분 통계학자는 개별적으로 모은 데이터에 자신만의 구조를 부과하며, 또다른 통계학자는 자신의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그 데이터를 다르게 구조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품질
충돌이 없는 시스템을 확보하고 큰 부하가 걸리지 않는 어플리케이션을 확보하는 것은 인권 분야에서 일하는 과학자를 비롯하여 모든 과학자들에게 필수적이다. 선반 위에 진열된 상업 소프트웨어가 비록 집에서 하는 작업과 같은 작은 업무는 충분히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패트릭과 같은 수준의 수치-분석 앞에서는 힘에 부쳐 부서지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자유 소프트웨어는 비용을 들이지 않고서도 튼튼한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시스템은 계속 움직여서 인권 운동가들의 활동을 기록을 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기술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모든 소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
사용자에게 적합함
패트릭은 독점 소프트웨어의 가격이 너무 심하게 비싸다면서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그 때문에 세계에서 가난한 나라와 부자 나라 사이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됩니다. 더욱 나쁜 것은 이러한 독점 소프트웨어 소유자의 손에 더욱 큰 힘이 주어진다는 사실입니다." 이러한 현장일 벌어지는 이유는 데이터를 모으고 처리할 도구들을 제공할 수 있는 조직체가 의제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공민권을 박탈당한 사람들은 선진국의 방대한 저작권 보유자들로부터의 압력을 받아 허가받지 않은 소프트웨어의 소유를 범죄화하는 혹독한 법률을 독재 국가들이 통과시킬지도 모른다는 최악의 상황을 가장 두려워한다. 물론 이것은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들(심지어 정부조차도)이 허가받지 않은 소프트웨어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 위선적인 일이 될 것이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해적질"에 대한 집중단속은 정부들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 개인이나 조직들을 급습해서 불법적인 소프트웨어 복사본을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체포할 수 있는 면허장을 부여하게 될 것이다. 인권 운동가들이 복사권 위반으로 체포되는데 국제 사면위원회가 저항하기는 매우 힘들 것이다. 심지어 만약 세계 지적 재산권 기구(
WIPO, World Intellectual Property Organization) 규약을 정력적으로 옹호하는 정부라면 그러한 저항은 더욱 더 힘들 것이다.
인권 조직체 그리고 다른 비영리조직에게 라이센스를 기부한다고 할지라도 상업적 회사들이 주기적으로 그 라이센스를 변경하기 때문에, 그 위험은 경감될 수 없다. 정기적으로 막대한 현금을 투입하는 것만이 라이센스를 비롯하여 소프트웨어의 현상을 유지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러나 자유 소프트웨어는 이 모든 위험의 뿌리를 잘라 버린다.
물론 자유 소프트웨어가 100% 이상적인 해결책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말이다. 패트릭은 자유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에게 자유 소프트웨어도 상업적 소프트웨어처럼 사용하기 쉽게 좀 만들어 달라고 부탁한다. 또한 패트릭은 자원봉사 프로그래머의 변덕보다 사회적 요구가 더 긴박하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자유 소프트웨어는 "시간에 있어서의 자유"라는 의미가 되어서는 안된다.) 그의 조직은 실제로 사람들에게 보수를 지불하여 자유 소프트웨어를 개발한다.
"아파치(
Apache)를 주신 신께 감사드립니다. 왜냐하면 아파치는 참으로 많은 도구들을 우리에게 제공해서 우리는 이 모든 복잡한 데이터들을 보기 쉽도록 인터페이스를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파치 프로젝트의 조정자이자 CPSR의 회원인 브라이언 벨렌도르프(Brian Behlendorf)는 청중 앞에 서서 아파치 프로젝트에서 중대한 역할을 맡아 이렇게 인간의 권리가 작동하도록 도움을 주는 작업을 하는 기쁨을 표현하였다. 패트릭은 또한 MySQL, PostgreSQL, Java(공식적으로는 라이센스가 공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파이썬을 찬미하였다. 그는 모질라(
Mozilla), 오픈 오피스(
OpenOffice), 에볼루션(
Evolution)의 출현을 환영하면서 그들을 자유 데스크탑의 "필수적인 요소들"이라고 칭하였다.
그 연례 회의에서 패트릭과 CPSR, 그리고 다른 참석자들은 인권 운동가들과 가난한 나라들의 비정부 기구들을 돕기 위해 최대한의 노력을 하고 있다. 작업중인 조직체들의 물리적 사회적 조건에 적절하지 않은 테크놀로지들을 너무나 많은 보조 중개자들과 선한-의도의 기부자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그런 테크놀로지에는 독점 소프트웨어가 포함된다). 컴퓨터 관리자들과 프로그래머들은 그 나라에 방문해서 훈련을 돕거나 편안하게 사무를 볼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만들어서 도울 수 있다. 여러분은
warigia_bowman@ksg.harvard.edu에 워리지아 바우만(Warigia Bowman)에게 편지를 쓰면 이러한 주제들에 관한 메일링 리스트에 참여할 수 있다.
daryl_martyris@ksg04.harvard.edu에서 다릴 마트리스(Daryl Martyris)에게 연락하면 컴퓨터를 World Computer Exchange에 기부할 수도 있으며 컴퓨터에 리눅스를 설치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주석
[1] Science and Human Rights Project of the 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2] 전문가인 동료의 검토를 거쳐서 진리의 가능성을 더욱 높여가는 기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