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나는 인테리어, 건축에 큰 흥미가 없는 제품디자인학과 학생이지만, 섬세한 렌더링이 가능한 쓰리디 맥스에 관심이 있어서 배우러 다닌 적이 있었다. 하지만, 주로 라이노와 키샷으로 작업을 하다 보니, 최근 야외풍경이 필요해서 맥스를 켰는데, 너무 많이 잊어버려서 원하는 씬을 뽑아내기가 힘들었다. 그러던 중 기회가 되어 이 책을 접하였다.
본격적인 3d max 수업에 들어가기 앞서, 초보들이 실수할 수 있는 부분들, 예를 들어 스케일 감각의 중요성과 재질을 맵핑할 때 포토샵으로 패턴 만들기와 같은 부분이 정리되어 있었다. 무엇보다, 이것을 하지 않았을 때의 렌더링 이미지와 했을 때의 렌더링 이미지를 독자의 눈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여, 그냥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왜 그래야만 하는지 정확히 이해시켜준다. 이런 점이 이 책에서 가장 좋았던 부분이다.
더하여 군데군데 TIP이라고 정리되어 있는 자투리 상식들은 ‘대리석과 화강암의 차이’, ‘필름지와 시트지의 차이’ 등으로 가공법까지 언급하며, 어떻게 하면 가장 사실적인 재질을 표현할 수 있는지를 설명했다. 그리고 보너스 챕터인 ‘실무활용 노트’에서는 IES 파일에 대한 내용 같이 맥스라는 프로그램 자체에 포함된 것이 아니지만, 더 좋은 씬을 뽑기 위해 필요한 지식들을 풀어놓았다. 이 책을 인테리어 분야의 학생이 본다면 프로그램을 배우는 것은 물론이고 인테리어에 대한 실무적인 지식과 감각까지 얻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프로그램 얘기만 해도 방대해지는데, 이러한 부분까지 애써 담으려고 했다는 점에서 독자에 대한 진심 어린 배려와 하나라도 더 주고 싶어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맥스를 어느정도 해봤던 내가 읽었을 때, 맥스에서 스냅을 쓰고 그리드를 쳐서 치수를 재고, 좌표평면을 옮기는 등의 모델링, 즉 라이노 같이 아주 세밀한 작업을 하는 것을 보고 놀랐고, 전혀 몰랐지만, 새로 알게 된 것도 많았다 그리고 알고 있던 내용들은 머리 속에서 다시 정리가 되었다. 이 점에서 나는 초반과 달리 이 책이 초보자를 위한 책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두께에 걸맞게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가르쳐줬다. 인테리어 맥스를 하며 한번 써봄직한 내용은 모두 들어 있는 것 같았다. 맥스를 어느 정도 안다면 필요한 내용을 쏙쏙 정리할 수 있으니 아주 좋은 책이지만, 초보자가 처음 이 책으로 공부하려면 한 페이지 넘어 가는게 너무 힘들어, 쉽게 지쳐버리고 프로그램에 대한 흥미마저 잃어버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초보라면 쉬운 예제가 많이 들어 있는 책으로 무작정 따라 해보는 방법을 추천한다. 그 다음에 이런 바이블 같은 책으로 다시 정리를 하는 것이 순서라고 생각한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빌딩을 세우고 외부 라이트와 카메라를 통해 야외씬도 뽑아볼 수 있어서 이 이 안에 있는 내용만 다 익힌다면, 자신이 원하는 인테리어씬은 무리 없이 뽑아 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값에 따라 민감하게 변하는 렌더링 결과를 보여주며 독자를 이해시키기 위해서, 8페이지에 거쳐 21번 값을 수정해서 뽑아낸 21개의 렌더링 이미지를 보여주는 등, 독자를 위한 정성이 가득 담긴 책이다. 다만, 모델링 보다는 렌더링 즉, 라이트를 어떻게 써야하며, 카메라를 어떻게 써야하는지 등의 지식이 필요한, 어느정도 맥스에 익숙한 학생에게 아주 큰 도움이 될 책이며, 두고두고 볼 책이다. 그 외의 씨디 안에 앞으로 많이 쓸 수 있는 소스가 있어서 유용했다. 앞으로 이 책을 오래 볼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