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출판네트워크

나에게 전기기기는, 흰 분필이 초록색 칠판 위를 몇 번 지나면 복잡하고도 멋있는 그림이 펼쳐지던 과목 정도로 기억된다. 전기가 무엇인지도 잘 모르던 전기 초짜가 전기기기를 처음 만났던 그 때에는, ‘전.기.기.기’라는 네 글자 만으로도 뭔가 대단하고 어려워서 감히 범접할 수 없을 것만 같은 그런 과목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다시금 생각해보면 ‘전기기기’는 무서운 탈을 쓰고 있을 뿐, 항상 우리 가까이에 있는 친근한 것이었다. 빙글빙글 돌아가는 선풍기, 건전지를 넣으면 움직이는 강아지 인형에도 ‘전기기기’는 들어 있다. 전기기기가 없다면 우리 생활에서 사용하는 모든 전기/전자제품이 움직일 수 없을 것이다. 

전기기기는 전기에너지를 기계에너지로 바꿔주는 전동기(모터), 기계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발전기, 전기에너지를 또 다른 전기에너지로 바꿔주는 변압기로 나눌 수 있다. 작동 원리로 구분하면 직류기, 변압기, 동기기, 교류기로 나눌 수도 있다(아무래도 자세한 건 책을 펼쳐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 책은, ‘전기기기’ 앞에서 너무나도 작아지는 학생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을 주고 싶다는 마음으로 만들었다. 꼭 알아야 하는 이론과 졸업 후 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실무 지식을 담았다. 이제 무거운 걱정은 잠시 접어두고, 우리 곁에 있는 전기기기를 가벼운 마음으로 만나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