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포털 사이트의 IT 섹션에서 인공지능 관련 내용이 자주 톱 기사가 되는 시기다. 그런데 기사를 읽으면서 인공지능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에 개인적인 위화감이 있었다. 지금 이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면 어린 시절에 인상 깊게 봤던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에서 등장하는 인공지능을 떠올렸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한편으로는 기술의 발전을 얕봤었다. 실제 작년 이맘때쯤 알파고가 처음 등장했을 때 톱 바둑 기사를 이길 것으로 쉽게 믿지도 않았고, 이긴 이후에도 사실 그 정도로 연산 능력이 향상된 알고리즘이 나왔다고 가볍게 생각했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인공지능’이라는 말이 그다지 와 닫지는 않았다. IT 분야의 책을 기획편집하는 사람 입장에서 잘은 모르지만 깐깐한(?) 시각으로 바라보자면
“기술 발전(딥러닝)으로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기존보다 정교한 계산 능력만 있으면 인공지능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라는 의문이 항상 떠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생각을 하던 중 작년(2016년) 12월에 이 책을 접했다. 당시(당시라고 하기에 6개월은 좀 짧을지도 모른다)에 다음과 같은 이유로 꼭 기획편집을 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6개월이 지나 이 책을 많은 독자 앞에 선보일 수 있게 되었다. 모든 과정이 끝난 이후 이 책을 개인적으로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이 요약하고 싶다.
사실 이 책을 최대한 독자 입장에서 읽으면서 이해하려고 노력했는데 개발자도 아닌 일개 편집자 입장에서 쉽지는 않았다. 특히 통계학이나 수학 관련 이야기가 제법 많았는데 개발자에게 “수학이나 통계를 알라는 의미인가?”라는 오해도 많이 했다. 하지만 어떤 라이브러리를 사용하려면 해당 라이브러리가 무슨 기능을 하는지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은 의미에서 통계학과 수학 이야기를 하는 것이니 너무 부담은 느끼지 않아도 되었다.
특히 차별화 지점은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 이야기였다. 지금까지 인공지능 알고리즘이나 프로그래밍 방법을 설명하는 책이 많았다면 이 책은 실제 알고리즘이나 프로그램을 실행할 컴퓨팅 기술(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을 포괄해서 설명한다. 특히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대로 구현하려면 그에 맞는 컴퓨팅 기술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에서 지금까지 시중에 나왔던 책보다 더 넓은 시각을 제공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을 모두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하지는 않겠다. 하지만 편집자와 같은 의문을 갖고 인공지능 서비스 개발에 뛰어들려는 개발자라면 이 책을 책상에 꽂아두고 필요할 때마다 뒤적이면서 무엇을 참고하면 되는지를 확인하는 지침서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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