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출판네트워크

약 2년 전인 2015년 어느 봄날, 이 책의 원서 출간 예정 소식을 처음 접했습니다. 당시 기획회의 테이블에 판권 검토 대상으로 올라와 있기는 했지만, 사실 크게 눈에 띄는 후보는 아니었습니다. 이미 국내시장에 자바스크립트 입문서가 차고 넘치게 많았던 터라, 굳이 또 한 권의 고만고만한(?!) 입문서를 낼 필요가 있겠냐는 회의감부터 앞섰죠. 너무나 빈약했던 샘플자료 역시 우리 편집자들의 이목을 끌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이 책에 다시 주목한 것은 그로부터 1년 뒤였습니다. 계기는 ES6였습니다. 2015년 6월 발표된 최신 자바스크립트 표준인 ES6가 조금씩 기지개를 켜기 시작하면서 그에 대응할 후보군을 물색하던 시기였지요. 마침 ES6를 반영한 최신 입문서로 이 책이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고, 더 풍부한 검토 자료를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다행히 판권도 아직 살아있었고요.

애초의 막연한 짐작과 달리, 제대로 뜯어본 이 책의 장점은 뚜렷했습니다. 먼저 대상 독자층이 명확하고 기존 입문서들과 포지셔닝이 겹치지 않습니다. 대다수 출간도서가 프로그래밍 문외한이나 초보자를 위한 완전 입문서라면, 이 책은 현업 개발자나 관련업계 경력자 대상의 본격 실무서입니다. 다른 언어 경험은 있지만 자바스크립트나 노드는 잘 모르는 숙련된 개발자, 이왕이면 최신 표준인 ES6로 자바스크립트에 입문하려는 개발자에게는 ‘전체를 아우르면서도 깊이 있는’ 입문서로 그야말로 최적의 선택지가 될 터였습니다. 

내용 역시 나무랄 데 없을 만큼 충실합니다. 임베디드부터 웹까지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20년 넘게 프로그래밍을 해온 저자 이선 브라운은 이 실용적인 책을 통해 그가 쌓아온 풍부한 지식을 아낌없이 독자와 나누는 한편, 개발자로서의 노하우와 자신만의 스킬도 공유합니다. 더 구체적인 내용은 한발 앞서 이 책을 탐독한 베타리더들의 추천사에 상세히 나와 있으니 궁금하신 분은 〈미리보기 페이지〉에서 확인해보세요. 

자바스크립트 전문가인 한선용 역자의 탁월한 번역 또한 이 책의 주요 매력 요소 중 하나입니다. 마치 본래 한국 저자의 작품인 듯 자연스럽고 깔끔하며, 필요한 부분마다 자세한 주석을 달아 내용을 보완하고 독자의 이해를 돕습니다. 

남들 앞에 내세울 화려한 미사여구도, 눈에 띄는 트렌디한 키워드도 없지만, 자신만의 장점이 명확하고 근본에 충실한 자바스크립트 책을 찾는다면 그야말로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