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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출판네트워크

편집자 Choice

어떤 상황도 평범하게 넘기는 능력이란

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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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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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혜원

1,378

나는 스물일곱, 2등 항해사입니다

오늘을 견디는 법과 파도를 넘는 법

한빛비즈

편집자도 원고를 보면서 진심으로 감동하고, 위로받을 때가 많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나의 솔직한 대답은 ‘아니요’다.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일단 일이니까. 글이라는 게 내가 ‘헤쳐나가야 할 일’이 되어버린 이상, 거기서 무언가를 깊이 느끼는 덴 제약이 많다.

 

이 책을 편집할 때 한창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었다. 여기에 구구절절 적을 수는 없지만 여러 가지 악재가 겹쳐 견디기 힘든 때였다. 그럴 때면 일에 집중하기가 어렵기 마련인데 이 원고는 달랐다. ‘아, 하기 싫다’는 생각으로 원고를 보기 시작해도 읽다 보면 빠져들었고 이상하게(?) 위로받았다. 극단적인 상황에서도 긍정적인 사고와 현명한 판단이 가능하단 사실에 위로받았다. 그게 왜 위로냐고 묻는다면 정확히 설명하긴 어렵지만 내가 받은 감정은 분명 위로였다. 나도 나아질 수 있겠구나 하는 안도감이었을까.

 

저자인 김승주 항해사는 1년의 대부분을 바다(배 위)에서 지낸다. 가족, 친구들을 보지 못하는 건 물론이고 홀로 여성인 배 안에서 속 시원한 대화 한번조차 어려울 것이다. 영화관, 예쁜 카페, 맛집을 가는 일은 꿈도 못 꾼다. 반면 나는 가족과 살고, 친구들도 내키면 불러낼 수 있다. 답답하면 영화를 볼 수도 비싼 음식점에서 폭식을 할 수도 있다. 내 상황이 객관적으로 훨씬 나은데도 늘 부정적인 판단이 서곤 했다. 내 생활 반경 안에서는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으며 내 상황은 늘 최악이라고.

 

저자가 매일을 버티는 방법은 특별하지 않다. 지루해질 땐 일상을 즐겁게 바라보려 노력하고, 파도가 덮쳐올 땐 그저 지나가기만을 기다린다. 외로움이 물밀듯이 몰려오면 글을 쓰며 자신을 들여다본다. 그다지 특별하지 않은 방식들이 왠지 특별해 보이는 건 아무래도 극단적인 환경 덕이다. 그런 환경에서도 자신을 위로하는 그녀의 모습은 다소 비장하기까지 하다. 바다라는 환경 또한 인생을 함축적으로 되돌아보게 만든다. 흔히 시련과 역경을 파도로 비유하곤 하니까. 비유가 아닌 진짜 파도에 맞서고 견디는 그녀의 삶에서 더 생생한 깨달음을 얻게 되는 건 당연한 결과다.

 

누군가 어떤 책이냐고 물었을 때 힘들 때 읽으면 반드시 위로가 될 책이라고 답했다. 극단적 상황이어도 평범한 방식으로 견딜 수 있음을 알게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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