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gm***
2020-07-01

2016년 세상을 공포와 충격에 빠트린 알파고는 알파고 제로에 완패를 당해 쓸슬히 퇴역했다. 이런 알파고의 드라마틱한 역정을 지켜본 개발자라면 한 번쯤 인공지능 바둑봇을 만들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이 책은 내게 다른 도서들과는 좀 의미가 다르다. 'ㅅ')
지금 나는 개발자의 삶을 살고 있지만, '이세돌' 기사가 바둑을 수련했던 '권갑용 바둑 학원' 에서 중학교 시절 바둑을 수련하며 바둑 기사의 꿈을 키우던 사람이기 때문이다. 반포동의 대표 중국집 중 하나인 '다빈' 근처에 자리한 그 바둑 도장에서 나는 수많은 바둑 괴물 꼬꼬맹이들과 매일같이 커다란 바둑판 앞에 앉아서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때로는 핫도그를 씹으면서 머리를 쥐어짜며 바둑을 두었다.
내가 고등학교에 진학할 때 즈음, 어머니는 내게 '너 고등학교 가서도 계속 바둑 둘거니?' 질문을 던지셨고, 외벌이 가정에서 네임드 바둑 학원에 바치는 비용이 적지 않아 가계에 부담이 되는 것이 싫었던 나는 '바둑은 나이 들어서 둬도 될 것 같아요. 이제 그만 둘게요.' 라고 말했다.
그리고, 바야흐로 2020년 나이 40살이 된 내 앞에 이런 책이 놓여 있군요. 'ㅅ') 헙스.
감회가 새롭스.
딥러닝 책들은 어렵다. 케라스나 텐서플로나 익히기 쉽지 않고, 공부하다 보면 수많은 종류의 좌절 펀치를 맞게 된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주구장창 개발하면서 살아온 내게는 다른 영역으로 느껴지는 용어, 공식, 수학의 무서운 쓰나미. 봐라. 심지어 이 책에도 이렇게 쓰여 있다. '이 책은 딥러닝과 강화학습을 실질적으로 소개한다. 이 책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파이썬 코드를 읽고 쓸 줄 알아야 하며, 선형대수학과 미적분학에 익숙해야 한다.' 이 전제가 이미 어렵다는겁니다. 안 그렇소. 'ㅅ') 흠흠.
사실 본인의 경우는 딥러닝 관련 책들을 보다가 현재는 공부를 접어둔 상태인데, 이 책의 'part 1. 첫번째 바둑 봇 만들기' 단계를 훑어보면서 다시금 딥러닝을 공부해보고 싶은 마음이 불 같이 타올랐다. 이 책은 하나의 거대한 튜토리얼과 같이 구성되어 있어 딥러닝 잘 몰라도 시간이 걸려도, 와이프 몰래 새벽에 공부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 좀 더 살펴보려고 한다.
책을 전체적으로 훑어본 결과, 예제를 진행하는데 필요한 관련 기반 지식들에 대한 설명은 매우 친절하다. 실제로 이 책의 지식을 익히고 이해하고 구현 예제를 완주하려면 몇 달이고 걸리겠지만, 개발자에게 이미 흥미로운 주제가 아니겠는가. 당신이 바둑에 관심이 있거나 나처럼 바둑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더 없이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ㅅ')a 긁적. // 물론 책임은 안 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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