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on***
2020-03-23

대다수 사람들은 조직에 들어가고 ‘관리받게’ 된다. 하지만 경력이 쌓일수록 ‘관리하게 되는’ 비중이 늘어난다. 따라서 개발자가 매니저로 전향하는 순간이 오는 건 피할 수 없다. 이 책은 매니저로 성장하면서 겪는 여러 문제를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보여 주고, 이를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조언을 담았다.
일을 잘 하는 사람과 일하는 팀의 매니징을 잘 하는 사람은 같을 수도, 혹은 다를 수도 있다. IT 업계에서 시키는 일만 잘 하는 사람이 있고, 코딩을 잘 짜는 사람이 있으며, 사람 관리를 잘 하는 사람도 있고, 코딩을 잘 하며 사람 관리를 잘 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이더라. 중요한 건 본인의 일만 잘한다고 해서 나중에 관리도 잘할 것이라 생각해선 안된다. 그렇기 때문에 개발 7년차, 매니저 "1일차"라고 타이틀을 지은 것 같다. 특히 "난 밑바닥에서 잘했으니 매니저로 올라가면 뭐든 잘할 수 있겠지?"라며 근자감에 차신 분들의 편견을 훌륭하게 깨줄 것이다. 그렇다고 "일은 잘 몰라도 난 사람 관리를 잘 하니까 이 책은 필요 없겠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책은 아니다.
저자가 외국인, 정확히는 미국인이다 보니 한국과는 정서적으로나 업무 내용적으로 다른 내용이 많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가지며 책을 접했던 것 같다. 다행히 이는 기우였다. 사내 위계질서와 구조를 지지한다는 저자의 생각을 바탕으로 책이 만들어졌다 보니, 나 또한 어느 정도의 위계질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입장에서, 그리고 글로벌적인 추세에 비해 아직까진 수직적인 분위기가 강한(물론 이는 앞으로도 완화되어야겠지만) 한국의 회사 생활에도 적용될 수 있기에 이해하는 데에 어려운 책은 아닐 것이다.
나의 경우에는 커리어의 대부분을 호주 호텔 비즈니스를 차지하고 있고, 지금은 한국으로 돌아와 교육업에 종사하고 있다. 일반적인 한국의 회사 생활과는 조금 거리가 있겠으나, 여전히 프로젝트를 주도하며 진행함에 있어 매니지먼트에 대한 개념이 유효한 것 같다. 최종 결정권은 따로 있지만 결정권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팀원의 입장에서 생각에 생각을 더하며 양방향을 설득하고 있다. 교육업에서는 주로 커리큘럼과 시간대, 프로모션 등이 이에 해당하는 듯? 최근에 이 책으로 많은 내용을 배우고 있는 것 같다.
책은 총 10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IT 관리, 멘토링, 테크리드, 사람 관리, 팀 관리, 여러 팀 관리, 매니저 관리, 빅 리그, 문화 개선, 결론으로 되어있으며, 챕터로 넘어갈수록 보다 큰 규모의 집단을 매니지먼트하는데에 도움이 되도록 글을 썼다. 그러므로 해당 규모에 맞게 글을 적당히 읽는 것이 좋으며, 만약 보다 높은 자리에 올라가길 희망한다면 미리 책의 끝까지 읽는 편이 좋을 것이다. 굳이 300페이지가 넘어가는 책을 한 번에 읽어야겠다는 부담감을 가지시기보다는, 상황에 맞게 읽는 편을 추천드린다.
단순히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흔히 이야기하는 아랫사람들을 굴리는) 업무를 추진하는지에 대하여 이야기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팀과 소통하며 문제없이 관리하는 것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게다가 단순히 팀원이 문제일 경우에 대해 사면 이야기하지 않고, 매니저는 어떠면 좋고 어떠면 나쁜지에 대하여 구체적인 예시까지 이해가 쉽게 적혀있다. 게다가 단순 신참 매니저로 가는 길에 대해서만 적은 것이 아닌, 시니어 관리자 등 보다 높은 위치에 있을 경우 어떻게 매니지먼트를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훌륭히 적혀있다. 특히 감정과 팩트를 나눠서 이야기를 해야 한다던가, 혹은 피드백은 너무 늦게 주기보다는 제때 주는 편이 좋으며 다 같이 있을 때보다는 개인적으로 이야기하는 편이 덜 부담스러운 등, 상당히 실용적인 내용이 많아 좋은 책이라 느껴진다.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 훌륭하여 전부 인용하고 싶으나,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결론 파트의 내용을 부분 인용하도록 하겠다.
"훌륭한 매니저는 갈등을 해결하는 전문가다. 갈등을 잘 해결한다는 의미는 대화할 때 자존심을 잘 분리한다는 의미이다. 복잡한 상황을 명확히 보려면, 내가 상황을 어떻게 합리화했는지 잘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직원에게 하기 힘든 이야기를 전해야 할 때, 직원이 그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란다면, 사실을 당신 입장에서 꾸며서 이야기하면 안 된다. 매니저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단호한 의견을 가지고 있다. 자기 객관성을 유지할 때 단호함은 좋은 자질이다. 하지만 그러지 못할 때는 상황을 잘못 해석하게 만들 수 있다. 주관적인 해석은 그저 해석일 뿐이다."
굳이 IT업계에 종사하지 않는 분들일지라도, 모든 업종의 매니지먼트를 갓 시작하거나 자기만의 방식으로 진행하면서 답답한 경우가 많은 분들께 충분히 권해드릴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