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yu0***
2019-07-12

195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위험을 무릅쓰고, 규칙에서 벗어나고, 세상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방향으로 이끈, 뛰어나고 별난 컴퓨터 괴짜들의 이야기다. 오로지 열정과 자유로운 정신에서 시작된 그들의 '해커주의' 정신이 빌 게이츠, 리처드 스톨먼, 스티브 워즈니악에서 마크 저커버그까지 이끌어왔다. 오늘날 기술을 누리는 당신이 기억해야 할 컴퓨터 혁명의 잊힌 이름들을 만나보자.
내 기억속 처음 사용한 컴퓨터는 WIN 98, 플로피 디스크를 사용하던 모습이다. 이 책은 그보다 훨씬 전, 컴퓨터가 내가 사는 원룸보다 컸던 1950년대부터 다루기 시작한다. 꽤 옛날이지만 재미있게도 개발자의 생활패턴은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해서, 이해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낯선 컴퓨터 이름이라든지 뭐 그런것들이 나와도 넘기면서 읽어도 충분하다. 중요한건 그들의 광기, 열정이니까.
처음 책을 봤을 땐, 해커라는 단어 때문에 이런 내용일 줄 예상하지 못했다. 적어도 90년대생들에게 해커는 부정적인 단어로 인식될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해커는, 즉 본래 해커라는 말이 지칭하는 것은 요즘 말로 하면 '직접 해보라'를 신조로 삼는 컴퓨터 덕후들이다! 씻는 것도, 연애도, 잠도 다 뒤로한채 컴퓨터와 해킹 그 자체에 몰두하는 그 광기. 책을 읽는 내내 현대와 비교하게 됐는데, 해커들의 그러한 모습이 씻지 않는 정도까진 아니지만 외모에 관심 없는 현대의 컴퓨터 공학도들을 생각나게 한다. 그리고 해커 정신에 대해 알게되면서 오픈소스를 떠올린 사람이 많을 것 같다. 해커정신은 현대에도 그리고 미래까지도 영향을 계속 미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커는 타고난다고 하는데, 그런 부분에도 공감이 갔다. 컴퓨터공학과 학생이라면 다들 공감할 것 같다.
이 책을 추천하냐고 묻는다면 나는 읽을지 말지 고민할 정도면 무조건 읽으라고 하고 싶다. 한명 한명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묘사되어 마치 소설을 읽는 기분이 들었다. 텍스트 곳곳 유머러스함이 묻어있고, 그냥 해커들의 삶이 재미있기도 하다. 혼자 킥킥대며 읽었다. 번역도 매끄럽게 되어있어 양이 좀 많긴하지만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개발자들도 물론 재밌게 읽겠지만, 개발자와 함께 일하는 사람이 읽는다면 그들과 조금 다른 삶을 사는 개발자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남녀노소 IT업계 종사자라면 한 번쯤 읽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