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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미디어

독자리뷰

현대 사회에 대한 예리한 관찰력과 통찰력에 의한 책

q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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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7

알고리즘이 욕망하는 것들

알고리즘이 우리 생활 모든 곳에 자리 잡은 지 오래다. 내 마음을 나보다 더 잘 아는 알고리즘, 하지만 우리는 알고리즘에 관해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 이 책은 대중 예술과 IT 서비스 및 기업 등 익숙한 사례로 우리 사회에 널리 퍼져 있는 알고리즘의 의미를 탐구한다. 알고리즘의 기원부터 알고리즘적 상상력, 알고리즘의 미학까지, 수학 논리로만 생각했던 알고리즘을 인문학적 관점에서 살필 수 있다.

  • 저자 : 에드 핀
  • 번역 : 이로운
  • 출간 : 2019-03-29

알고리즘이 욕망하는 것들.png

 

 

제목부터 도발적이다. 원제는 “What algorithms want”로 직역하면 “알고리즘이 원하는 것”인데,  욕망이라는 단어를 차용한 센스가 놀랍다. 욕망이라는 단어의 사전적 풀이는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함. 또는 그런 마음’이다. 알고리즘이 가진 욕망이란 무엇일까. 무엇을 누리고자 함일까. 내가 알던 그 알고리즘의 이야기가 맞는 것일까. 표지를 넘기면서부터 갖은 궁금증이 일었다.

이 책은 애리조나 주립대학교의 과학상상력센터 설립자이자 예술미디어공학부 및 영문학과 부교수이기도 한 에드 핀 (Ed Finn)이 지은 것이다.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영미문학 박사를 마치고, 기자 생활을 하다 현재는 디지털 내러티브, 창의적 협업과 더불어, 인문학 ,예술, 과학의 융합을 연구하며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책은 크게 5장과 마무리로 구성되어 있다. 1장 앞에 있는 서문을 읽는 것 만으로도 저자가 어떤 이야기를 풀어나가고자 하는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1장의 ‘알고리즘을 아는가’로 시작해서, 2장 ‘스타 트렉 컴퓨터 구축’, 3장 ‘하우스 오브 카드:추상화의 미학’, 4장 ‘카우 클리커 코딩-알고리즘이 하는 일’, 5장 ‘비트코인 헤아리기’ 그리고 마무리 ‘알고리즘적 상상’으로 이어진다. 책의 뒷부분에는 논문을 방불케하는 주석과 참고 문헌이 가득하다. 이 책을 쓰기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책에서도 소개하고 있는 작가 칼 타로 그린펠드의 ‘뉴욕타임즈’에 실린 기사를 다시 한번  떠오르게도 한다.

 

실제로는 아무것도 모르면서 대단히 많이 아는 척 하는 것이 이렇게 쉬웠던 적이 없다. 페이스북, 트위터, 이메일로 받은 뉴스 알림 같은 데에서 몇 개 주제의 일부를 골라서 다시 뱉어내기만 하면 된다. (…) 페타바이트의 데이터에 파묻힌 우리로서는 이 콘텐츠를 실제로 소비하기보다는 그런 콘텐츠가 있다는 것을 아는 것, 그리고 거기에 대해 입장을 취하는 것, 관련 대확에 참여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이 책은 정보시스템의 발전이 가져온 현대 생활상의 변화를 매우 냉철하고 예리한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다. 책에서는 알고리즘이라고 표현했지만, 알고리즘이 실제로 실행되는 정보시스템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좀더 직관적일 것 같다. 정보시스템은 우리의 생활을 예전보다 훨씬 더 편리하게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편리함을 누리게 되면서 우리가 포기하게 되는 것. 그리고 그 이면에 숨겨진 일종의 음모(?)에 대해 페이스북, 우버 등 우리에게 익숙한 사례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나서, 눈을 감고 생각해보았다. 도대체 저자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책을 읽으면서 페이스북, 우버, 넷플릭스의 감춰진 속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 흥미와 재미가 있었지만, 정작 저자가 하고자 했던 바에 대해서는 찜찜함이 남았다. 나름 밑줄도 그어가며 정독을 했건만, 한번으로는 부족한 듯 싶다.

그런데 이런 느낌에는 번역서가 가지는 태생적 한계도 한 몫을 한것 같다. 책에는 애플의 시리가 문장을 이해하는 것이 아닌, 문장안에 있는 주요 단어를 이용하여 내용을 추론한다고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을 읽을 때, 내가 딱 그랬다. 분명 한글로 쓰여있는데, 마치 난독증에 걸린 듯한 답답한 느낌이었다. 주어와 동사의 관계가 불분명하거나, 조사의 쓰임이 부자연스럽거나, 원문에 너무 충실한 직역으로 보이는 문장 등은 책을 읽는 내내 불편했다. 예를 들면, 책의 263페이지에는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다.

 

동전, 종이, 조개껍데기는 물건으로 본질적 가치는 별로 없겠지만 금융 분야 작가이자 활동가 브렛 스콧의 설명에 따르면 의문의 여지가 없고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채권,주식 거래, 신용부도스와프의 바클라바 층에서 제거된 기본적 추상화로서 자본주의의 기계어와 유사한 이 상징 체제의 표시다.

분명 이 책은 현대사회를 움직이고 있는 큰 흐름을 알고리즘으로 대변되는 소프트웨어와 정보시스템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벌써 수십년 째,  키보드를 두들기며 코드를 짜고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있는 나도, 알고리즘을 이 책의 저자처럼 생각해본 적은 없다. 새로운 시각과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는 점에서 이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이 한번쯤은 읽어볼만 한 책이다. 단, 인내심은 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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