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zm***
2019-04-15

이 책은 통계학을 구성하는 다양한 요소를 저자 나름의 방식으로 이해하기 쉽게 이미지화하여 전달합니다. 고등학교 수준의 통계학 기초를 용어와 유래부터 차근히 설명하며, 대화 형식으로 통계학의 실제 적용 사례를 하나씩 살펴봅니다. 통계 수식이 등장하지만 수식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통계의 큰 틀을 이해하기 위해 그래프와 각종 그림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독자는 통계학을 거시적인 관점에서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통계학이라는 미지의 세계에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시스템을 개발하고 운영하다가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데이터 아키텍처를 다루게 된 컴퓨터공학 전공자로서 통계에는 항상 갈등을 느껴 왔습니다. 통계용어에는 익숙해진 지 오래지만 체계적으로 배운 적은 따로 없었던 상태에서 전공서적은 꽤 어려웠습니다. 스스로 잘 이해했는지 의구심이 많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다 마침 한빛미디어의 <이렇게 쉬운 통계학>을 만났습니다.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다 읽고 난 뒤의 느낌은 '역시 쉽지 않다'였습니다. 물론 이 책은 제가 읽었던 통계학 서적 중에서 참 쉬운 축에 속합니다. 더불어 꽤 분명한 미덕이 있기에 통계를 독학하거나 어느 정도 감을 잡고 싶다면 추천하겠습니다.
이런 종류의 책이 그렇듯 몇 군데 책을 놓을 만한 어려운 곳이 있습니다. 평균, 중간값, 최빈값 얘기가 계속 이어지다가 분산과 정규분표로 바로 넘어가는 듯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책은 주인공이 없지만 확실히 스토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통계학이란 무엇인지 훑어보고 모집단의 특징을 도출하여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스토리입니다. 통계라는 업의 본질을 느끼게 해 주려고 저자가 노력한 게 느껴지는 듯합니다. 중간중간 계속 읽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 완벽히 이해하겠다는 부담은 내려놓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도 좋겠습니다.
이 책은 다른 통계책에 비해 짧게 다루는 주제가 꽤 있습니다. 가설검정이 대표적입니다. 저자의 의도는 이해가 갑니다. 길게 얘기하는 게 취지와 맞지 않아서일 것입니다. 조던 엘렌버그가 지은 <틀리지 않는 법>은 가설검정 얘기를 좀 길게 하는 편입니다. 두 저자가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이 주제를 다루는 접근법이 달라 좀 흥미로웠습니다. 어쨌든 <틀리지 않는 법>은 책 두께가 남자 어른 손가락으로 두 마디는 됩니다. 글꼴 크기도 <이렇게 쉬운 통계학>에 비해 살짝 작습니다. 모셔두기 십상인 <틀리지 않는 법>보다 <이렇게 쉬운 통계학> 쪽이 저자가 의도한 바를 독자에게 전달한 효과가 크지 않을까 합니다. 물론 둘 다 후회 없이 좋은 책입니다.
다만 이 책은 다 읽고 난 뒤에 이제부터 뭘 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에필로그에 직감이 얼마나 틀릴 수 있고 통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얘기했으면서도 이 책 이후에 할 것을 알려주지는 않습니다. 다행히 한빛미디어는 책표지 오른쪽 날개에 이어서 읽을 책을 추천해 주었습니다. 저는 이 , <처음 배우는 딥러닝 수학>, <데이터 과학을 위한 통계>, <헬로 데이터 과학> 중에서 <헬로 데이터 과학>을 제일 추천합니다. 비전공자를 대상으로는 제일 쉬운 다음 단계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 다음으로는 <엑셀만 알아도 할 수 있는 데이터 과학>을 권합니다. 통계를 써먹어 보고 싶어 근질근질할 텐데 이 책을 통해 실제로 뭔가 해볼 수 있습니다. 길게 설명하지 않은 통계용어도 앞서 읽은 책에서 충분히 익숙해졌기에 어려울 게 없을 겁니다. 그 이후에는 R이나 파이썬도 할 마음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