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rkir***
2017-07-14

이 책은 크게 2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서비스 디자인 씽킹에 대한 이론을, 둘째는 서비스 디자인 싱킹을 하기위한 단계별 접근이다. 1장은 주로 이론과 설명이 주로 이룬다면 2장은 실행하면서 고려해야 할 것들을 단계적으로 서술한 것으로 나누어진다.
몇년전 스티브잡스는 아이폰을 내놓으면서 디자인에 대한 부분을 재차 강조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디자인이란 것은 겉으로 볼때의 아름다운 것을 의미하는 줄 알았다. 단어의 뉘앙스나 사회적 풍경을 생각하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디자인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을 읽을수록 그것과는 거리가 먼 것을 알 수 있었다. 디자인 이라는 것은 어떤 목적을 실체화 하는 작업을 이야기 한다. 그말을 적용해보면 이책의 제목인 '서비스 디자인 씽킹'이란 것은 서비스를 디자인하기위해 생각하는 방법에 대해 기술한 책이다. 서비스라는 무형의 가치를 유형의 가치로 끌어들여 더욱 의미있게 만드는 것을 위한 노력이라 볼 수 있겠다.
이 책은 하나의 잘 다듬어진 책이다. 이론부터 실전까지, 게다가 실전부분은 저자가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사례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이런말을 하면 좀 그렇지만 정말 이책 하나만 제대로 꿰고 있어도 서비스에 대해 고민하는 많은 부분을 해소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튼튼한 이론을 겸비하고 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도표나 그림을 이용하여 상세히 기술하였다. 마치 교과서 느낌마저 든다. 그래서 한편으론 다소 딱딱한 감이 있다. 아무리 컬러풀하고 도표나 그림을 사용했다 하더라도 내용이 지나치게 성실하다 보니 학습용에 딱 맞는 느낌이 났다. 그러다보니 다소 지루한 면도 있었다.
이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흔히 말하는 애자일 방식에 대해 장점과 단점을 나열했다는 것이다. 개발자의 입장이다 보니 여기저기서 듣는 애자일방식에 대한 찬양을 듣곤한다. 개발의 요구사항이 변하고, 이전의 폭포수 방향의 것은 마치 만성질환이 있는것처럼 비판하는 것을 종종 보았는데, 방법론은 결국 하나의 이론일 뿐이고 그걸 가져다 쓰는 것은 사람이 할 일이다.
책을 보면 고객맞춤 서비스라는 측면을 이해하기 위해 많은 관찰을 한 것이 보인다. 그리고 관찰한 내용을 세세하고 알려주기 위해 최대한 세분화하여 설명하는 노력 역시 보인다. 저자의 대단함이 느껴졌던 것은 그런 체화되는 활동들에 대해 분석하고 상기하며 최대한 상세히 나열하려한 노력이며 그 결과물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읽는 입장에서 잘 상상되지 않는 것은 쥐약으로 다가온다. 그것을 보충하기 위해서 이미지나 사진 등을 붙인것으로 보이긴 했겠지만 결과적으론 텍스트에 의존해서 이해할 수밖에 없다.
책 내용중에 가장 좋았던 것은 놀이터 조사에 대한 내용이었다. '놀 프로젝트 - 관찰하기, 접근하고 발견하기'라고 쓰여있는, 한 챕터가 종료되면 정리나 사례들을 소개하는 페이지였는데, 여기에서 놀이터를 관찰하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현장 관찰 조사는 신촌 부근에 위치한 놀이터 두 곳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우선 첫 번째 놀이터는 초등학교 바로 앞에 있어 초등학교 저학년이 자주 방문하여 노는 공간으로 예상했다. 또 주변에는 학원가와 외국인 학교 등도 있어 다양한 학생들이 이용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현장 관찰을 해보니 예상과 달리 대부분 학생은 잠시 들르거나 짧은 시간 돌아보다 떠나는 경우가 많았다. 놀이터를 중심으로 인근 지역을 관찰한 결과 이 놀이터가 놀이 공간으로 역할을 하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우선 보호자가 아닌 어른들의 출입이 잦았다. 학교 부근에 형성된 학원가의 버스 기사분들이 놀이터 주위를 주차장으로 사용하거나 벤치를 휴식 공간으로 사용했다. 담배꽁초나 쓰레기 등을 아무렇게나 버리기도 했다. 어른의 모습이 자주 보이고 환경 정리도 제대로 안 되다 보니 생긴 현상으로 보였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부모 역시 이 공간을 꺼렸다.
관찰 조사 활동에서 팀원 각자가 확인한 내용을 프로젝트 공간 한쪽 벽면에 붙여 누구나 쉽게 보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게 했다. 이 과정에서 조사 전 가졌던 생각과 실제 현장의 상황 간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발견점을 찾을 수 있었다.
직접 발로 뛰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생생한 정보에 감탄하였고 동네의 놀이터들을 머릿속에 상상했다. 어릴적 기억을 더듬어 보면, 사람이 없는 놀이터, 아이들이 없는 놀이터는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가깝다', '편리하다'라는 이유만으로는 이용 or 사용할 이유가 되지 못했다. 그렇다면 아이들이 잘 가는 놀이터와 잘 가지 않는 놀이터는 어떻게 진화하여 지금의 형태를 이루고 있는걸까 생각도 해보고, 시스템이, 환경이 사람의 생활양식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이제는 대량생산의 시대에서 개별화의 시대로 이행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효율적, 합리적인 서비스 보다는 경험을 주는 서비스에 사회는 포커싱을 두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효율성보다는 개별성이 더욱 부각되며 관련 이론과 방법론이 대거 시중에 나오고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어느 기업이든 단 1인을 위해 만드는 제품은 드물다. 기업의 마진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다음단계인 군집을 기준으로 서비스를 맞춰간다. 그러나 군집이라는 것이 과연 거기 처음부터 있었던 것일까? 아니면 서비스를 하게 되면서 생겨난 새로운 군집집단이 호명된 것일까. 알튀세르가 말한 호명이 떠오르는 순간이다. 아직 이러한 아슬아슬한 기준속에서 마케팅은 위험한 줄타기를 하며 치고 들어온다. 서비스 디자인 씽킹은 그런 부분을 놓치지 확인해 보자는 일종의 방법도구이다.
서비스를 어떻게 하면 좋을지, 서비스에 대한 질을 높이고 싶다면 어떤식으로 접근해야 좋을지를 고민하고 있다면 읽어보기 좋은 책이다. 나는 서비스에 대해 얼마만큼 이해하고 있는지, 내가 생각하는 서비스는 과연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을지 점검해줄 좋은 이정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