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보안이라고 하면 영화에서 흔히 등장하는 천재해커들과 그들을 막는 사람들의 환상적인 키보드 타이핑과 정신없이 넘어가는 모니터 화면이 생각난다. 사실 현실적인 모습은 그런 이미지와는 상당히 다르지만 보안분야에서는 언제나 최첨단의 공격기법과 방어법이 동원되어 공격자와 방어자 사이의 치열한 두뇌싸움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보안은 크게 엔드 포인트 보안과 네트워크 보안의 두 분야로 나눌 수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것은 후자로서, 네트워크 내에서 서로 연결된 단말들과 네트워크의 상태를 감시하여 이상 행위를 진단/차단하는 것을 중점에 둔다. 따라서 네트워크 보안분야에서는 특이성을 보이는 일정 패턴의 패킷에 대해서만 이를 자동으로 탐지하고 차단하는 자동화된 분석을 일반적으로 사용한다. 다만 이런 방식은 날이 갈수록 지능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변화무쌍한 공격에 선제적으로 대비하지 못하는 약점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의 네트워크 보안은 네트워크 내에서 쏟아지는 빅데이터들에 대해 수학적/통계적 분석기법을 적용하여 분석하고, 그 결과를 이용해서 취약점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진화해나갈 것이다. 아울러 보안 관리자가 갖춰야 할 중요한 자질 중에 데이터 분석 능력도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보안 관리자가 어떻게 해야 데이터 분석 능력을 키울 수 있을까? 이 책은 바로 그 물음에 대한 해답을 제시한다. 정보 보안 분석은 최근 등장한 새로운 개념이기 때문에 지식 체계와 이에 따른 학습 커리큘럼이 아직 구체적으로 잡혀 있지 않다. 때문에 이 책의 저자들은 데이터의 수집, 분석, 개선이라는 간단한 과정을 이용해서 주요 개념을 설명한다. 이 책은 총 3부로 구성되며 1부에서는 데이터를 수집하고 정리하는 과정을 다루고, 2부에서는 모아진 데이터의 분석을 지원하는 다양한 도구를 살펴본다. 그리고 3부에서는 여러 분석 시나리오와 기법을 다루고 있다.
이 책의 장점은 실무에 능통한 네트워크 보안 전문가가 다양한 도구와 기법을 이용하여 어떻게 네트워크의 이상을 좀 더 스마트하게 탐지하고 차단할 수 있는 지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주는 부분에 있다. 네트워크가 어떻게 사용되는 지 이해하기 위해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네트워크/호스트 센서로부터 출발하여 저장, SiLK 패키지, R, 분류 및 이벤트 도구(IDS, AV, SEM), 참조, 데이터 분석과 시각화, 트래픽 분석, 애플리케이션 식별, 네트워크 지도 만들기까지 정말 광범위한 내용을 네트워크 보안에 꼭 필요한 부분만 잘 뽑아서 개념을 정리해준다. 일단 책을 끝까지 흝고 나면 자신이 해당 분야에서 어디를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큰 그림을 그리기 쉬운 점이 매력적이다.
다만, 이 책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도구들은 리눅스/유닉스 계열의 운영체제에서 파이썬 언어로 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해당 운영체제를 다룰 줄 모르거나 코딩에 익숙하지 않은 초심자는 접근하기가 상당히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