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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미디어

독자리뷰

내가 조직의 공회전 주범일지도

hoy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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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8

리더존망: 왜 조직의 속도는 리더에서 멈추는가

조직의 병목을 만들고 속도는 늦추는 바쁜 리더에 대한 고찰. 바쁨을 멈추고 조직을 움직이게 하라.

  • 저자 : 이용훈
  • 출간 : 2026-05-20

?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시작하며: 리더십 이론보다 먼저 보이는 현실
우리는 많은 리더십 이론과 책, 강의, 조언을 듣는다. 특히 팀장, 부서장, 혹은 리더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다면 더 그렇다. 문제는 대개 그런 콘텐츠들이 “좋은 리더가 되려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당위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말은 맞지만, 현장에 그대로 꽂아 넣기에는 어딘가 멀게 느껴진다.

내가 경험한 조직은 규모로 보면 3천 명, 100명, 10명 조직이었다. 도메인은 모두 달랐지만, 큰 조직과 중간 조직, 작은 조직이 갖는 일반적인 특성을 비교해 보기에는 꽤 적절한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번에 『리더존망』을 읽을 때도 단순히 책의 내용을 따라가기보다, 내가 겪어온 조직의 장면들과 계속 비교하면서 읽게 되었다.

이 책이 흥미로웠던 이유는 좋은 리더의 이상형을 말하기보다, 조직을 망치는 나쁜 리더의 작동 방식을 먼저 해부한다는 데 있다. 현장에서 더 자주 마주치는 것은 완성된 좋은 리더가 아니라, 본인도 모르게 조직의 속도를 막고 있는 리더이기 때문이다.

나쁜 리더를 세세하게 분해한다
이 책은 나쁜 리더를 아주 세세하게 구분한다. 단순히 “권위적이다”, “소통을 못 한다”, “비전이 없다” 정도로 뭉뚱그리지 않는다. 나쁜 리더십이 어떤 태도와 행동으로 나타나는지 유형화해 보여준다.
책에서 제시하는 나쁜 리더의 유형은 꽤 구체적이다.


읽으면서 불편한 지점도 있었다. 조직에서 봤던 누군가가 떠오르기도 하고, 반대로 내가 했던 행동이 떠오르기도 한다. 리더십을 멋있는 말로 포장하지 않고, 실제 조직 안에서 나타나는 나쁜 패턴을 꽤 현실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좋았던 부분은 나쁜 리더에 대처하는 방법을 다룰 때도 정답처럼 말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인사는 정답이 없다. 사람을 다루는 일이고, 조직마다 맥락이 다르기 때문이다. 다만 저자의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여러 가이드라인을 제시해 준다. 그래서 읽는 사람이 자기 조직의 상황에 맞춰 판단할 여지를 남긴다.

위임하지 못하는 리더가 병목이 된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위임에 관한 이야기였다. 책에서는 나쁜 리더를 만드는 중요한 과정 중 하나로 ‘바쁜 리더’를 말한다. 그리고 그 바쁜 리더를 만드는 원인 중 하나가 위임하지 못하는 환경이다.


위임을 못 하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리더 자신의 불안과 통제 욕구
조직 방향이나 일하는 방식의 부재
동료와 구성원을 신뢰하지 못하는 관계의 문제
여기서 책이 말하는 위임은 “내 일을 남에게 떠넘기는 것”이 아니다. 진짜 위임은 권한과 책임, 의사결정의 일부를 함께 넘기는 일에 가깝다. 반대로 리더가 의사결정 권한은 쥐고 있으면서 실행만 구성원에게 넘긴다면, 그것은 위임이 아니라 유사 위임이다. 겉으로는 맡긴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구성원이 단순 실행자가 되는 구조다.

이 부분은 실무자로서 꽤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조직이 커지든 작든, 리더가 모든 판단을 움켜쥐면 결국 조직의 속도는 리더 한 사람의 처리 속도에 묶인다. 3천 명 조직에서도, 100명 조직에서도, 10명 조직에서도 방식만 다를 뿐 비슷한 문제가 생긴다.

작은 조직이나 스타트업에서는 “우리는 아직 시스템이 없어서 어쩔 수 없다”고 말하기 쉽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 오히려 작은 조직일수록 원칙, 역할, 위임 구조를 더 의식적으로 잡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자유로운 것이 아니라,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리더 개인의 성향이 조직 전체의 방식이 되어버리기 쉽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문장은 나쁜 리더가 되지 않기 위한 실천 중 ‘믿고 또 믿어라’ 섹션에 나온 말이다.
신뢰하라. 한 번도 배신당하지 않은 것처럼.

건조하게 말하면, 신뢰는 리더십의 미덕이라기보다 조직 운영의 비용을 낮추는 방식이다. 매번 의심하고 확인하고 개입하면 리더도 바빠지고 구성원도 수동화된다. 반대로 신뢰를 전제로 권한을 넘기면, 구성원은 단순한 실행자가 아니라 판단하는 사람이 된다. 결국 위임의 핵심은 사람을 믿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고 실제로 맡기는 데 있다.

마무리하며: 좋은 리더는 어렵고, 나쁜 리더는 쉽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내용만큼이나 인상 깊었던 것은 저자가 책을 풀어내는 방식이었다. 문장은 읽기 쉽고 명료했으며, 지루하게 늘어지지 않는다. 리더십 책에서 흔히 보이는 과한 구호나 추상적인 표현도 적다. 대신 조직 안에서 실제로 벌어질 법한 장면을 중심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저자가 말하려는 문제가 머릿속에 비교적 선명하게 그려진다.

다 읽고 나니 좋은 리더가 되는 일은 여전히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내가 어떤 나쁜 리더의 유형에 가까운지도 조금 더 분명해졌다. 개인적으로는 변화 중독형, 그리고 우선순위를 자주 흐트러뜨리는 리더에 조금 가까운 것 같다. 인정하기 편한 내용은 아니지만, 모든 문제는 결국 문제를 정의하는 데서부터 시작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리더십을 타인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내 업무 방식과 판단 습관을 돌아보게 만든다.

결국 리더십은 말보다 구조에 가깝다. 어떤 원칙으로 판단할 것인지, 무엇을 직접 챙기고 무엇을 위임할 것인지, 구성원을 단순한 실행자가 아니라 판단 주체로 세울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특히 위임을 한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의사결정 권한을 내려놓지 못하는 순간, 리더는 조직의 중심이 아니라 병목이 된다.

그래서 이 책은 리더십 이론을 처음 배우려는 사람보다, 이미 조직 안에서 사람과 일 사이의 병목을 경험하고 있는 실무자에게 더 잘 맞는다. 팀장, 중간관리자, 부서장뿐 아니라 작은 조직을 운영하는 대표나 프로젝트 리더에게도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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