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ki1***
2024-10-27

“오픈소스는 순수하지 않다” 공유와 협업의 가치 뒤에 숨은 ‘오픈’의 본질. 리눅스 재단 최고운영진이 들려주는 오픈의 시대를 항해하는 지침서
안녕하세요?
코딩을 더 잘하고 싶은 네트워크 분야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품격 있는 직장인 부자입니다.
최근 인공지능을 새로운 부흥기를 맞아 챗GPT를 필두로 다양한 서비스들이 출시되면서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에게도 AI를 본격적으로 관심 가지기 시작했어요. 그 덕에 다시 한번 소프트웨어 분야의 큰 변화가 일고 있는 것 같습니다.
IT, 소프트웨어 분야의 큰 변혁이 있지만 막상 개발자인 저는 GPT를 어느 정도 사용하는 수준 그 이상의 세련된 방법이나 기법을 사용하지는 않고 있어요. 업무상의 특징도 있지만...
충분하지 않다는 것은 알지만 다양한 책을 읽으면서 같은 자리에 머무는 개발자가 되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긴 합니다. 이번에 또 정신을 차리게 만드는 재밌는 책을 읽었어요.

오픈, 비즈니스 패권의 열쇠
이번에 소개할 책은 《오픈: 비즈니스 패권의 열쇠》입니다. 출판사 한빛미디어에서 2024년 9월 30일에 출간된 (글을 쓴 기준으로 한 달도 되지 않은 따끈따끈한) 책이랍니다.

리눅스 재단의 최고 운영진 보드, 박수홍
삼성전자의 오픈소스 그룹을 리딩하고 있는 저자는 국제 표준 단체인 IETF (인터넷 표준 기구)와 W3C(웹 국제표준 기구)에서 한국인 최초로 워킹그룹 의장을 역임한 표준 분야의 선구자입니다.
다른 분야였지만 저 또한 대학원 시절 교수님과 함께 국제 표준 기구 ISO, HL7, IHE 등의 미팅에 참여하고 표준을 제안하는 일을 보조한 적이 있다 보니 저자가 얼마나 멋진 일을 하는 것인지 알겠네요. 책을 읽기도 전에 이미 존경하는 마음을 가져버렸습니다.

오픈 =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한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오픈"이라는 단어는 오픈소스에서 따온 단어랍니다. 개발자에게 오픈과 개발자가 아닌 사람들의 오픈은 조금 다른 의미로 먼저 다가올 수 있긴 합니다. 특히 ChatGPT의 개발사인 OpenAI 때문에 '오픈'이라는 개념이 일반인들에게 개발자가 아는 오픈과는 더 다르게 전달되고 있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이 책이 개발자만 읽을 수 있도록 쓰이지는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히려 개발자가 아닌, IT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읽어보면 더 좋다고 생각이 드네요.

오픈은 (기업의) 이미지다
한국의 기업이 오픈을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 곳이 얼마나 있는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만... 삼성이나 몇몇 기업 및 분야에서는 가끔씩 눈에 띄는 활동들이 보이긴 합니다. 저자는 '오픈의 정확한 의미'를 알고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는 기업의 이미지에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구글과 같은 기업이 바로 떠오르네요.

GenAI를 잘 사용하려면, "대화의 기술"
최근 IT 산업을 이야기하면서 인공지능 이야기도 빠질 수 없죠. 한 번이라도 ChatGPT를 포함한 생성형 인공지능 서비스인 Claude, perplexity 등을 사용해 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겁니다. 저자는 생성형 인공지능, GenAI에게 원하는 정보를 잘 얻으려면 대화의 기술이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질문이 좋아야 답이 좋은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요즘은 질문을 잘 하는 것도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라는 분야로 만들어졌죠. 더불어 할루시네이션이라 불리는 '인공지능의 답이 사실이 아닐 수 있는 현상'도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으니 답에 대한 판단 능력 또한 중요할 겁니다.

MS는 리눅스를 사랑합니다
이 책이 재밌는 점 중 하나는 오픈소스와 관련된 역사 및 사례들이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기업들로 소개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지난 십여 년 동안 세미나, 학회, 소식지 등에서 들어왔던 사례들을, 오픈소스 전문가가 정리한 책 한 권으로 보게 되니 과거 기억도 나고 재밌었어요.
특히 오픈소스의 대명사인 리눅스를 암과 같다고 표현했던 마이크로소프트가 2014년 사티아 나델라 CEO의 입을 통해 "리눅스를 사랑합니다"라는 입장으로 바뀐 히스토리는 기업이 오픈소스를 대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살펴보는 재밌는 사례네요.

오픈소스 동지, 삼성과 인텔
2024년.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삼성전자 그리고 이미 탈이 나서 엉망이 되어버린 인텔... 사실 이들은 오픈소스 분야에서 멋지게 협력했던 (지금도 그렇지만) 탑티어 IT기업입니다.
삼성전자가 인텔, 브로드컴, 델, 아트멜 등과 함께 결성한 IoT 통신 표준 공동 개발 컨소시엄인 OCF (Open Connectivity Foundation)가 당시 먼저 치고 나가던 올씬 얼라이언스를 상대로 협력을 통해 우위를 점하고 결국 흡수 합병한 뒤 2014년 7월에 OIC (Open Interconnect Consortium)로 탄생 및 발전시킨 사례는 정말 흥미롭고 재밌는 사건입니다. 당시 학생이었던 저도 관련 내용을 공부했던 기억이 있었던지라 책의 이 부분은 유독 더 재밌네요.

미국의 제재에도 화웨이가 강한 이유
네트워크 통신 분야의 압도적인 강자 화웨이는 미국의 중국 제재로 인해 많이 주도권을 잃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아주 강력한, 통신 기술을 주도하는 기업입니다. 저도 지금은 이 분야에서 일하다 보니 국제표준 문서나 관련 자료를 많이 찾게 되는데, 십여 년 전의 과거 자료는 미국의 시스코(Cisco)가 많다면 LTE, 5G 등 최근 기술 자료는 화웨이가 많이 눈에 띄는 것을 체감하고 있답니다.
화웨이 창업자 겸 회장인 런정페이는 화웨이의 비전으로 '소프트웨어에 올인'을 선언했고 2023년 오픈소스 운영체제까지 공개했죠. 이 프로젝트가 성공적으로 끝이 날지는 모르겠으나 중국의 기업 화웨이의 '오픈'은 배울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 것 같습니다.

구글과 애플의 오픈소스 경쟁
크롬, 사파리, 엣지 브라우저 등으로 대표되는 웹 브라우저를 지탱하는 기술 중 하나는 렌더링입니다. 과거에는 애플이 개발하고 공개한 웹킷 Webkit을 대부분의 기업이 사용했지만, 구글은 결국 새로운 오픈소스인 블링크 Blink를 공개하며 독자 노선을 타게 되었죠.
주된 이유는 구글이 원하는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웹킷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애플의 개발자들은 이를 빠르게 수용하지 않았고 결국은 갈라지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구글이 독자적으로 오픈소스 블링크를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이미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 즉 능력이 있었기 때문이죠.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서는 이런 말이 유명하다고 합니다. "Code is King"

개발자라면 아주 재미있게 그리고 멈춰있던 자기 계발의 힘을 얻게 해줄 것이라 생각되며, 비 개발자들은 '오픈'이라는 개념을 이해하고 소프트웨어 세상이 어떻게 변해왔고 또 어떻게 변해갈지 이해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고 다시 시작하고 싶은 프로젝트들이 생겼고 학습 방향을 잡게 되었답니다.
저자 박수홍님께 정말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네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오픈: 비즈니스 패권의 열쇠》 후기 끝.
한빛미디어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