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zm***
2024-09-19

코드만으로는 부족하다. 함께 일하고 싶은 개발자가 되기 위한 ‘코드 밖’ 커뮤니케이션 스킬 완벽 가이드
저자는 하고픈 말이 정말 많았나 봅니다. 팀원 온보딩부터 UML 활용법, 글쓰기 스킬, 원격 근무 노하우까지 348쪽에 담기는 정말 힘든 일입니다. 1부에서 4부까지 각 부에 다루는 주제가 꽤나 상이합니다. 저자는 1부에서 다이어그램을 주요 소재로 전체 분량의 1/3에 해당하는 분량을 할애합니다. 1부 2장까지 읽다가 책을 덮을 독자가 꽤 나오지 않을까 우려스럽습니다. 아예 2부부터 읽어도 좋겠습니다.
저자가 왜 이렇게 했는지는 짐작이 갑니다. 그냥 착실하게 개발만 하면 되는 역할에서 성장하여 승진하거나 봉급이 오르면, '기술력 떨어져 보이니까 오픈소스 썼다는 걸 언급하지 말라'라고 하는 사람들까지 IT 관련 의사결정에 들어오는 난장판에 들어오게 됩니다. 이 아수라장에서 어떻게든 상황과 상태를 이해하게 하려면 그림을 잘 그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저자는 그림조차 '읽기' 꺼리는 이해관계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방법을 세세하게 설명합니다. 때문에 색약을 다루는 내용이 거슬릴 정도로 장애감수성이 낮더라도 1부는 꼭 참고할 만합니다. 정말 별 사람이 다 들어오는 의사결정의 장에서 협업에 나설 때에 갖출 기본적인 자세에 대해 깨달을 수 있겠습니다.
나머지 2부에서 4부까지도 확실히 IT 개발 업무 종사자에게 유용한 내용입니다. 다만 소프트 스킬(soft skill) 관련 조언으로서 깊게 이야기하다 금세 넓게 이야기하는 스타일이 좀 생소했습니다. 축약어를 쓸 때, 바디랭귀지 할 때, 문화차이가 있을 때, 에토스/파토스/로고스, 피드백을 받을 때, ADR(Architecture Decision Record, 아키텍처 결정 레코드) 권장, 회의할 때 요령, 협업/소통 도구 장단점같은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다 읽고 나서 다시 훑어 보면서 유용하지 않은 주제가 없음을 확인했습니다. 전 제가 해오던 플랫폼 일이 있어서 저자가 ADR을 특별히 좀 더 언급한 게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최근 회사 생활 가이드류 책에서는 팩스(fax, Facsimile) 예절이 나오지 않듯이 이 책에 나온 세세한 조언 상당수가 15년쯤 후에는 꽤 바뀌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지금은 도움이 될 조언이 많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