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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8

기존 고객을 어떻게 충성 고객으로 만드는가? 고객 충성도를 높이면 판매는 저절로 오른다! 매출을 높여주는 고객 관리 실무 가이드
마케터 직무를 준비하지는 않았지만 동아리나 프로젝트에서 PM을 담당하면 프로덕트를 잘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능력이 가장 중요함을 깨달았다. 현재는 오퍼레이션 직무를 담당하며 고객사의 니즈에 따라 대시보드를 운영하고 퍼포먼스를 개선하고 있다. CRM 마케팅은 이 '고객 중심 사고'의 정점에 다다른 업무이다. 고객을 데려오고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는 것을 넘어 그 이후 고객의 만족, 또 다른 고객의 유입, 기존 고객의 리텐션 등 최대한의 효율을 만들어야 하는 업무이니 말이다. 그렇기에 마케터로서 가져야 할 것 같은 통통 튀는 아이디어보다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냉정한 마음으로 장기적으로 고객과의 밀당을 펼쳐야 하는 그들의 여정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 세 가지를 정리해 보았다.
리퀴드 소비와 요동치는 소비 심리
결국 CRM 마케팅이 중요해진 것은 소비 시장과 심리의 유동성 때문이다. 과잉 공급과 무한 선택의 시대, 한 브랜드에 대한 고객 충성도가 높았던 과거와 달리 사용자가 언제든 다른 선택지를 찾아 나설 수 있게 된 것이다. 쿠팡을 잘만 이용하던 유저가 월 8천 원의 로켓 배송 비용을 부담스러워해 알리익스프레스로 이동하고, 반대로 알리익스프레스 상품의 품질에 실망해 무난한 쿠팡으로 환승하는 고객도 많아졌다. 고객별 우선순위는 당연히 다르겠지만 이제는 자신의 우선순위에 따라 여러 개의 브랜드를 동시에 이용하거나 채널이나 브랜드를 다른 것으로 바꿀 수 있다. 이런 소비 형태를 '리퀴드 소비'라고 부른다는 점을 새로 알게 되었는데, 저자는 이를 위기이자 기회로 정의한다. 더는 기업이 자신의 브랜딩과 상품이 매출을 보장할 것이라고 안주해서는 안 되며, 한편으로는 경쟁사를 이용하는 고객을 얼마든 끌어올 수 있게 된 것이다. 전체적인 소비 트렌드의 변화를 도표와 그래프로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어 이해하기에 쉬웠고 설문조사 결과 역시 흥미로웠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공통점이 무엇인지, 내가 이커머스 채널이나 브랜드를 선택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알아가는 것이 합리적인 소비, 만족스러운 소비로 이어질 것 같다.
퍼포먼스에 속아 가치를 잃지 말자
다크 패턴은 이전에 읽었던 UX 라이팅 관련 책에서도 다루었던 부분이었다. 쉽게 말하면 고객 모르게 꼼수를 써 도리어 사용자를 불쾌하게 만드는 기만적인 UX의 형태인 것이다. 그 책이 UX 라이팅, 즉 문구에 집중했다면 이 책의 다크 패턴은 수입 창출이자 조회 수 증가 유도 등 더 화면에 집중된 부분을 조명하고 있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장바구니에 몰래 물건을 끼워 넣는 이커머스의 UX. 주문 직후 눈치챈 고객이라면 주문을 취소하고 항의할 수 있겠지만 상품을 받고 의아해 할 고객이 훨씬 많을 것 같다. 이러한 UX 설계가 고객을 유입시키고 서비스의 주 목표인 매출로 이어질 수는 있겠지만 장기적인 효과로 이어질까? 도리어 서비스에 대한 신뢰를 잃고 다른 소비자에게도 그 소식이 전해지는 역풍을 불러올 수 있을 것이다. 이 다크 패턴의 예를 보면 CRM과 퍼포먼스 마케팅의 관계를 이해하기 쉬워지는데, 이런 다크 패턴이 단기적인 퍼포먼스 향상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수치는 고객의 표정이 어떤지는 보여주지 못한다. (물론 고객 이탈률과 재방문율을 살펴볼 수는 있을 것이다.) CRM이 단지 고객에 맞는 마케팅으로 경제적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온도감, 사용자 경험 등 질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하는 것임을 깨달았다. 저자가 정의하는 CRM은 마치 고객과 정직하게 벌이는 밀당이자 아주 잔잔한 바닷가의 낚시 같은 느낌이다. 물고기를 낚아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고객이 살아가는 생태계 역시 고려해야 지속적인 이득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프로덕트 분석: 젝시믹스와 오늘의집
저자는 고객에게 더 많은 소비를 유도하면서도 그 소비 심리를 긍정적으로 만드는 프로덕트를 사례로 소개하며 이해를 돕는다. 책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예는 젝시믹스와 오늘의집. 특히 오늘의집은 고객의 유입부터 구매, 또 다른 구매로 이어지는 AARRR의 여정별로 나누어 앱의 UX를 분석하고 있어 흥미로웠다. 서비스 화면을 설계하면서 고민했던 분야를 마케팅 도서에서 접한 것이 신선했고 UX/UI 기획과 마케팅이 동떨어진 분야가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했다. 사용자를 기만하는 다크 패턴의 예와 잘 만든 프로덕트를 비교했을 때 중요한 차이점은 고객의 자발적인 선택의 여부인 것 같다. 고객에게 정보를 보여주는 것은 자유이지만 고객의 선택과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그 깔끔한 거리감이 오히려 고객과 가까운 CRM 마케팅의 신의 한 수인 것이다. 오늘의집이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고 있는 것은 다채로운 콘텐츠를 적절한 타깃의 유저에게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번거로움과 짜증을 유발할 수 있는 글 읽기가 오히려 매력 있는 특색으로 다가오기 때문에 그 양질의 콘텐츠가 빛을 발하는 것이다.
고객을 구분하고 중요한 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해 양질의 요소를 모두 고려하는 CRM 마케팅! 마케팅은 전공도 아니고 제대로 해본 적도 없어 늘 다른 세계의 분야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화면과 문구를 고민하고 고객의 여정을 따라가는 일은 좋은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할 고민이다. 그래서 좋은 공부를 한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드는 책이었다. 고객과 소통하며 성과를 만드는 오퍼레이션 담당자로서 내가 맡고 있는 고객사들이 겪고 있을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며, 고객의 온도감을 위해 데이터는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지 생각하게 된다. 책 특성상 IT 플랫폼, 특히 모바일 앱에 CRM 적용 사례가 많은데 제품이나 다른 분야에서는 CRM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도 궁금해진다. 2편이 나오면 읽어보고 싶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