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hakh***
2024-06-23

개발자를 구원하는 실용 수학 안내서. 기초 수학부터 회귀 모델, 신경망 그리고 진로 조언까지
“한빛미디어 < 나는리뷰어다 >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데이터 분석에 필요한 통계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했다. 가설 검정, 귀무가설과 대립가설, P-value, t-분포와 카이제곱 분포 등. ADsP를 공부할 때도 이해가 잘 안 가고 그냥 문제에 필요한 수준으로 외우기만 했던 부분이 특히 답답했다. 그래서 이 책을 선택했다.
책의 구성을 보면
이제야 비로소 해방감
1장은 쭉쭉 넘겼다. 나도 나름 공대생이다. 그런데 2장에서 유용한 지식을 꽤 얻었다. 가능도, 오즈(odds)가 무엇인지, 이항분포와 베타분포가 어떤 관계인지.
그리고 3장 통계. 여기서 참 많은 감정들이 피었다. 그 전에 일단 원래 알고 싶었던 궁금증은 아주 잘 해소되었다. 그리고 그 감정들. 이건 데이터 과학에 대한 접근 방식에 관한 것이다. 머신러닝/인공지능을 공부하며 프로젝트들을 진행했던 작년. 내가 느꼈던 억울함. 그럼에도 여전히 나는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이제서야 제대로 된 심판을 받아 정의가 구현된 승리감과 안도감이었다.
머신러닝에 복잡한 IT기술이 주요한 영역으로 떠올랐지만, 그럼에도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기술의 적용은 결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다. 무지성으로 최신 기술을 적용하며, 그러한 답이 왜 나오는지 혹은 과연 맞기는 한 건지에 대한 통찰은 전무한. 나는 그게 대체 뭐 하는 건지 이해가 안 갔다. 딥러닝을 신으로 숭배하며 정답을 하사받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 물론 지금도. 하지만 이런 내 생각은 존중받지 못 했다. 바보들의 세상에서 도리어 내가 바보 취급을 당했던 억울한 지난 날이었다.
그걸 다 얘기하면 진짜 밤 샐 것 같다. 도메인에서는 전문가라는 사람들. 데이터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그런지, 뭔지도 모르는 복잡한 최신 기술에 환호했다. 나는 기본적인 탐색을 바탕으로 문제 상황을 고려하여 적절한 기술을 적용하려했다. 그래서 많은 시간을 탐색과 전처리, 접근법에 대한 논의에 할애했다. 그러다가 중간 점검 때, 단지 멋있고 복잡한 최신 기술이 아니라는 이유로 무시받았다. 확인해보니 우리가 제공받은 건 기본적인 확인과 전처리도 안 되어있는 소위 쓰레기(Garbage) 데이터였다. 데이터 정제부터 해야 뭐든 가능한 상황이었기에, 그게 왜 필요한지 눈으로 확인시켜줬다. 그렇게 좋아하는 최신 모델까지 사용해서.
담당자가 제대로 된 식견이 있거나 해당 주제에 관심이 있었다면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서라도 데이터 라벨링을 다시 했을 것이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완전 반대로 움직인 것 같다. 아마 별로 관심도 없고, 멀쩡한 판단을 할 지식도 없었다는 얘기다. 다행히 다른 기관의 다른 프로젝트에서는 이렇게 어처구니 없고 억울한 일은 없었다. 대신 가끔 답답할 때는 있었다.
데이터 과학에서 머신러닝과 인공지능 기술의 입지가 치솟으면서 이런 일이 생기는 것 같다. 통계적인 사고와 접근이 부재한데다 머신러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머신러닝을 마치 신처럼 추종하게 되면 이렇게 된다. 정말 감사하게도 이런 바보같은 상황을 정확히 지적해줬다. 이 말을 듣자니, 그때 그 말도 안 되는 답답했던 경험이 떠오르면서 이제라도 큰 안도와 위안이 되었다. 역시 내가 틀린 게 아니었구나. 어떤 해방감이 들기도.
머신러닝과 딥러닝
4장 선형대수학도 다 아는 내용이라서 쭉쭉 넘어갔다. 5장 선형회귀와 6장 로지스틱도 이미 접한 내용이지만, 앞서 말했듯이, 통계적인 관점에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었다. 단순히 결과로 높은 수치로 나오면 좋은 게 아니라, 어떤 의미가 있고 어떻게 해석해야하는 지를 말이다. 7장 신경망에서는 딥러닝을 수학적으로 들여다본다. 작년에 공부할 때부터 밑바닥부터 구현해보려고 했는데 이게 은근 미루게 된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여기에 할애할 시간과 여유가 없어서 그렇다. 여기서도 역시 빼먹지 않고 딥러닝을 맹목적으로 추앙하지 말라고 또 말해준다.
경력과 진로에 대한 조언
열심히 살면 이렇게 보상을 받는건가 싶었다. 내가 요즘 하는 개인적인 고민이 있다. 흔한 고민이 아닌데, 여기에서 많이 언급하고 다룬다. 그 고민을 하고있는 지금, 이 책을 읽어서 이렇게 이렇게 안도감과 위안을 받게 되는 게. 운명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문장이나 구절을 인용하면서 계속 기술하고 싶지만, 돈으로 거래되는 책이기에 그럴 수는 없겠다. 대신 내 고민에 대한 대답 위주로 구성해본다.
세분화된 직무와 주제
데이터 관련 직무가 많은데, 난 딱히 하고싶은 역할이 없었다. 아니, 특정 역할 하나만 정해서 해야한다는 상황 자체가 싫었다. 대신 어떤 분야의 주제를 다루는 지는 중요했다. 그게 내가 좋아하고 재밌는 분야이고, 특정 역할에 억매이지 않고, 프로젝트 전체를 커버하고 싶었다. 나는 전형적인 어드바이저 유형이었다. 하지만 데이터 분야에서 대부분의 채용은 나의 바람과 반대였다. 특히 신입 채용은 대부분 실무자를 채용했다. 어드바이저 유형의 PO나 PM을 하면 되려나? 생각했지만, 신입으로 시작하기에는 장벽이 있었다.
당분간 취업을 하지 않겠다고 결정한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내가 좋아하는 주제로 프로젝트 전체를 이끌어나가고 싶은데, 그 방법은 현재 우리나라의 채용과 완전히 반대였다. 여기에 대한 2가지 대응 방법이 있다. 하나는 채용 시장에 나를 맞추는 것. 다른 하나는 채용시장을 떠나는 것. 나는 후자를 택했다. 나 혼자서라도 금융과 투자라는 도메인에서 가치를 창출해보기로 했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너무 많은 관심
다양한 분야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가 너무 강하다. 하나를 진득하게 공부하지 않고 이것저것 하다보니 숙련도의 깊이가 다소 떨어졌다. 그런데도 계속 다른 분야를 접해보고 싶다. 실제로 올해 프론트 엔드 공부를 시작했고, 보안과 자율주행도 리스트에 담았다. 이토록 너무 강한 제너럴리스트 성향이 고민이었다. 그런데 이게 오히려 데이터 과학에서 필요한 자질이라고. 전문가가 근거를 들어 설명해주니까 다행이기도 하고 되려 자신감이 생긴다. 지금까지 하던대로 내가 하고싶은 대로 하자. 그 대신 전문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을 추가해야 겠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다
내가 유별나게 이상한 게 아니다. 오히려 아주 바람직한 태도로 잘 나아가고 있다고. 다수에서 벗어나 소수의 행보를 걷는 지금 상황에서, 큰 힘이 된 책이다.
프로젝트나 목표를 염두에 두어야 하며,
흥미가 없는 주제라면 굳이 배울 이유가 없겠죠.
확실한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흥미롭고 관련된다고 생각되는 것을 추구하면서 FOMO를 떨쳐내세요.
가장 효과적인 학습 방법은 흥미를 느끼는 문제(도구가 아니라!)를 선택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