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91***
2022-08-29

『피, 땀, 픽셀』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게임 업계의 뒷이야기를 풀어냈던 제이슨 슈라이어가 더 쓰라린, 그러나 더 생생한 이야기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그들의 ‘피땀 어린’ 게임과 회사, 그리고 커리어까지도 [리셋 버튼] 한방에 날아가버리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게임 산업은 엄청난 성장을 하였고 그 성장세는 여전히 꺾일 줄 모르고 있지요. 부흥기 중 부흥기입니다. 게임 산업의 규모나 게임사가 벌어들이는 수익에 관한 기사도 상당히 흔하게 접할 수 있고요. 빛과 그림자는 늘 함께인 것이고 꼭 그림자라 할만한 영역이 아니더라도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많은 영역과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게임 산업 역시 예외가 아닌 것이고 [피, 땀, 리셋]에선 게임 산업 전반에 걸친 과거부터 지금까지 답습된 문제를 매섭게 비판하면서, 게임 개발자들의 열정을 재조명하였습니다.
한국에서야 콘솔과 패키지보다 이제 정말로 모바일 시장이 완벽한 주류가 되어버렸지만 [피, 땀, 리셋]의 이야기 중심은 모바일이 아닙니다. 다루어진 게임들 전반에 대해서 낯섬을 느낄 여지가 꽤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들어본 이름의 게임들이 등장하고, 설명도 이루어졌고, 무엇보다 그 게임들 자체보다 게임을 만들어내는 주역인 현장의 개발자들의 실황이라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엄청나다고 하기엔 애매하지만 게임을 하는 유저라면 문득 드는 궁금증이 있잖아요. '망한 게임들, 폐업한 게임사들이 있는데 그곳에 소속의 팀과 팀의 개발자들은 이후에 어떻게 될까?'하는 것처럼요. 관계자가 아니라서 생업이니 만큼 다른 곳으로 이직하던지 새 회사를 창업하겠지 등으로 적당히 마침표를 찍고 흘릴 궁금함이기도 합니다. 게임이 흥행을 하였든 실패를 하였든 당연시된 제작 과정의 혹사, 경영진의 횡포, 타의에 의해 쉽게 휘둘리는... 관계자고 당사자가 겪을 현실의 답답함과 처절함을 자세하게 드러냈던 이야기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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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회사들은 매년 돈을 쓸어 담고 있지만, 그중 근로자들에게 안정적이고 건실한 환경을 마련해 줄 수 있는 회사는 별로 없다... 그 해에 얼마나 큰돈을 벌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큰 게임 회사는 별다른 실책이 없더라도 프로젝트 하나가 끝나면 사람들을 대량으로 해고하기도 한다. 그 이유는 다음 회계 분기에 주주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서다(직원이 적을수록 대차대조표가 깔끔해진다. 몇 달 뒤에 같은 자리에 사람들을 다시 뽑는다.).
게임 개발에 사용하는 툴은 제작사마다 다르고 매우 복잡하다. 시간을 들여서 이 툴을 익혀둔 개발자는 새로 뽑는 사람보다 효율성이 높다. 게다가 몇 년 동안 함께 일하면서 손발을 맞춰온 사람들의 궁합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소중하다. 이 진리는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야 하는 창작 작업을(또는 과학 실험)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인정할 것이다. 그런데 게임 업계에서 재무적 결정을 내리는 사람들은 왜 이런 사실에 무심할까?
"돌아다니면서 제작사들을 둘러보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또 게임 하나에 내 인생 몇 년을 쏟겠구나. 잘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 그러면 다른 제작사에 가서 똑같은 일을 반복하고, 또 잘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 하지만 내 것이라고 할 수 있는 일은 없을 거야. 계속 그럴 거야. 나는 지금 멈추지 않는 쳇바퀴에 올라타 있는 거야."
"일과 삶의 균형이 제 인생 최악의 수준이었거든요. 그들은 심지어 크런치 모드 일정을 아예 처음부터 정해두는 말도 안 되는 짓을 합니다. 크런치 모드를 애초에 계획해 두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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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들은 게임 회사나 일부 총괄 프로듀서 정도의 이름을 알고 기억하지 당연하게도 이름 모를 개발자들이 훨씬 더 많습니다. 가려져 있던 개발자들의 애환을 읽고 더 나은 삶을 응원하고 싶어진 [피, 땀, 리셋]였습니다,
*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