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불멸의 이론(The Theory That Would Not Die, 2012)이란 책을 통해서 베이즈 이론을 처음 접했고, 동시에 제가 빈도주의자(frequentist)였단 걸 알았습니다. 통계와 확률이란 건 사전 경험된 데이터에 기반한 것이라는, 혹은 그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그렇다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즉 사전 경험된 데이터가 없는 경우에 대해서는 예측, 혹은 확률을 어떻게 계산할 것인지에 대해 새로운 인사이트를 준 책이었습니다. 물론 인사이트만 얻었고 뭔 소린지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습니다(...). 아무리 책이 이론적 내용보다 역사적 내용과 관념적인 설명에 집중했다 한들, 수학적 기반 지식이 부족한 저로서는 수식이 함축하고 있는 의미가 확실하게 와 닿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파이썬을 활용한 베이지안 통계" 서적은 첫 인상부터 남달랐는데, 보통 서론이나 책 도입부에서는 앞으로 나올 책의 내용에 대해 장황하게 설명을 하거나 최소한 저자의 자기자랑(...) 같은 내용이라도 있는데 이 책은 그런 거 하나 없이 그야말로 요즘 표현으로 쿨시크 합니다. 구구절절한 설명과 묘사 대신 짧은 문장과 간결한 표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수식 대신 파이썬 코드로 설명합니다. 파이썬 코드도 그야말로 단순 명료한데, 보통 다른 서적 같으면 파이썬 환경 구축에 최소 한 챕터는 할애하겠지만, 달랑 몇 문단으로 끝내고 코드에 대한 설명도 따로 없습니다. 대신 설명하고자 하는 코드를 사용하는 방법을 다양한 케이스에 대해 반복해서 결과를 보여주며 점진적으로 심화하는 방식으로, 그냥 책을 읽으며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익숙해지도록 절묘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막상 글로 표현을 하려고 해도 참 쉽지가 않은데, 요 근래 읽어본 책 중에서 가장 인상적인 구성이었습니다. 사용하는 수식의 의미를 파이썬 코드로 풀어놓은 덕분에 수식과 수학적 설명이 나오면 생각하기를 멈추는(...) 저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어서, 읽으면서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최근 컴퓨터를 이용한 통계적 추론 덕분에 베이지안 통계도 같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관련하여 관심은 있지만 수식과 통계가 부담스러웠던 분들께 강력히 추천 드리고 싶습니다.
한빛미디어 <나는 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