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에 느낌을 담는 여덟가지 방법 : 프로 사진가 스가와라 이치고의 따뜻한 사진의 기술
이 책은 ‘아! 지금 이 순간이야!’의 느낌을 사진에 반영하기 위한 구체적인 촬영 요령을 사진과 함께 풀어가는 이야기다. 동시에 ‘나는 무엇을 위해서 사진을 찍고 있는가’ , ‘내가 정말 촬영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에 관해 독자 스스로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프로 사진가가 생각하는 ‘좋은 사진’에 관한 이야기다.
- 저자 : 스가와라 이치고
- 번역 : 김욱
- 출간 : 2010-12-07
디지털 카메라의 대중화가 사진이라는 것을 기록의 단편이 아닌 자아표출의 애용품으로 바꿔버림과 동시에, "좋은 사진 찍기"라는 것이 사진을 대하는 많은 보통 사람들의 획일적인 목적이 되버렸다고 생각했다.
"좋은 사진 찍기", 물론 틀린 말도 아니고, 잘못된 말도 아니지만 사진이란 것이 찍기 쉬워졌다고 해서 혹은 기술적인 진보가 있었다고 해서 예전보다 무엇이 더 쉬워졌고 정말 좋은 사진이 더 많이 늘어났을까? 하는 의문을 갖던 차에 이 책을 접하게 되었다.
아래의 말로 우선 이 책에서 내가 느낀 감동을 함축해보고 싶다.
"카메라는 순간이라는 시간을 분리해내는 기계"
지금까지 본 어떤 사진에 대한 이야기 중 가장 완벽하게 그리고 가장 직관적으로 내 감성을 자극한 문장이라고 감히 적어본다.
어떤 사람이던간에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는 순간만큼은, 셔터를 누르는 그 순간까지의 기대감과 셔터를 누르고 나서의 초조함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이 가장 기본적이고 단순한 감정의 변화에 중심을 두고 사진에 대한 자신의 경험담을 담담히 에세이식으로 담고 있다.
사진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기에 어쩔 수 없는 전문용어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이 책에서 저자가 독자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사실 단순하다. 굳이 그 메세지를 찾으려 노력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암암리에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이다. 아프리카에서 지내는 삶을 일부러 들추어내지 않고 새벽녘의 하늘을 찍으며 느낀 그 순간의 감동과 사진이 갖는 느낌을 가감없이 그대로 써내려가면서, 저자는 카메라를 다루는 사람으로서 사진을 찍는 것이,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기록의 수단이 아닌 "시간을 분리해내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누누이 강조한다.
사진은 정말로 시간을 잡아내고 있다. 사진을 보며 우리는 울고 웃고, 그 순간을 기억한다. 머리 속에 혼자만 갖고 있는, 본인의 눈에 비추어 남겨진 기억의 단편이 아닌, 모두와 나누고 공감하며 바라볼 수 있는 이(異)차원적 결과물이다. 적어도 이 책을 읽고서 약간의 감동이라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그 순간만큼은 사진을 조금 특별하게 바라볼 것이다.
어쩌면, 사진이 시간을 분리해낸다는 이 그럴싸한 감성적 문장이, 사진을 보면서 지나간 세월을 추억하는 우리에게, 시간만 나면 무엇이든 찍어대려고 하는 마약같은 중독성을 가장 잘 표현한 말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