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delp***
2021-08-24

『실리콘밸리 리더십』은 넷스케이프의 관리자, 애플의 고위 관리자 및 임원, 슬랙의 경영자로서 저자가 겪은 실제 경험을 통해 리더십 기술을 쌓는 데 도움을 줄 습관들을 제시한다. 이를 실천하며 팀원들의 존경을 받는 법, 팀원 간의 신뢰를 쌓는 법, 생산성이 높은 팀을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이 책은 실리콘밸리의 세계 유수의 IT 기업에서 일했던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IT 기업의 리더십을 주제로 저술하였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사람의 대부분은 초급 관리자이거나 리더십하고는 하등 상관 없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언제나 리더십을 다루는 책들에게 공통되는 사항이지만(오로지 진짜 관리자의 관리 기술만을 다루는 책도 물론 있는데 이런 경우는 예외이다) 관리자의 입장에서의 리더십이라기 보다는 개인이 삶의 주체가 되는 자기 관리, 자기계발의 리더십 관점에서 책을 바라보아야 한다.
책의 구성은 크게 3부, 30장(챕터)로 나뉘어져 있다. 각 부는 세 개의 회사로 구성되어 있는데 저자가 리더십을 성장시키고 리더로서의 커리어를 크게 성장시킨 단계를 의미한다. 그렇게해서 '넷스케이프', '애플', '슬랙'이라는 유명회사가 각 부의 큰 줄기라고 보면 되겠다. 그리고 그 아래의 총 30장은 이 단계에서 저자가 몸소 체험하고 습득한 작거나 큰 리더십 조언을 나타낸다.
지금까지 나도 많은 리더십 책을 읽었지만 그들의 관리 기술보다는 어떻게 자기 삶의 주인이 되고 자기를 리드해가며 발전해가는지를 많이 배울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 또한 이를 중점으로 읽는 것이 타당하다고 본다. 게다가 애플과 같은 세계적인 기업에서 일했던 저자의 경험은 분명 자신을 일류로 이끄는 것은 무엇인지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
그러나 앞서 소개했던 단계는 또한 저자의 커리어의 성장을 나타내기도 한다. 관리자부터 시작하여 관리자를 관리하는 관리자 등과 같은 식으로 기업에서의 위치가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도 실질적으로는 관리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나는 상황이 다르다. 나도 영원할 것 같던 10, 20대를 넘기고 이제 30대를 넘겨서 중반을 향해 달리고 있다. 그런데 내 직함은 아직 사원이다. 내가 근무하는 곳이 기업 내 부설 연구소인 만큼 연구원(주임)이라는 직함을 쓰는 것을 허용한다고는 했으나 사실 그렇게 쓰는 사람은 없다. 회사에서는 누구누구 사원이 아니라 누구누구씨 일뿐이다. 나는 계약직 연구원(계약직에게는 연구원이라는 직함도 과분한 아량이라고 생각했는지 나중에 연구조원으로 부르게 함)부터 커리어를 시작해서 또 계약직 사원(선임)을 거쳐 지금은 다른 곳에서 계약직이라는 딱지는 떼버렸다. 언제까지 나는 이렇게 조직의 말단에서만 머물러야만 하는지, 지금 또 이직을 하게 되면 사원으로 또 시작해서 영원히 이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는 것은 아닌지 많이 불안하다는 생각을 요즘 자주 했다. 그런 내게 리더십은 먼 세계의 일이라고 여겼다.
내가 말하고 싶은 바는 나와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은 이 책을 전부 정독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각 장의 앞을 조금 읽어보고나서 이것이 나에게 바로 직접적인 도움이 되겠구나, 혹은 간접적으로 조금은 교훈이 될만한 부분이다라고 느끼면 그 장을 읽는 식으로 진행해도 좋다. 저자도 '이 책을 유익하게 활용하는 방법'이라는 곳에서 '무작위적으로 선택해서 각 장을 읽어도 된다'고 언급했으며(23페이지), 자신에게 해당되지 않는 장이라면 과감히 뛰어넘어도 좋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정말 사람을 다스리는 위치에서의 관리자가 아니라 자신이 자기의 주인이 되는 자아 리더십(Self-leadership)이라는 관점에서 읽어야 한다고 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실제 관리자에게 유익할 내용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 도움이 반드시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리더가 하는 일이 팀원들 간의 커뮤니케이션(회의, 1:1 상담 등), 업무적 전략 설정 및 전술 실행이기 때문에 숲을 보지 말고 그 안의 나무를 들여다보면 결국은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고 나중에 관리자가 되었을 때도 매우 유익한 조언이 될 수 있다.
아까 세개의 부로 나뉘어져 있다고 했고 각 부는 저자들이 거쳐간 회사에서의 경험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그래서 넷스케이프, 애플, 슬랙이라는 기업이 나오는데 한 가지 읽을 만 했던 것은 각 부의 도입부에 이 책의 전체적인 주제와는 관련 없이 해당 기업이 설립된 배경, 히스토리, 비하인드 스토리, 또 저자와의 인연 등을 아주 재미있게 서술해놓았다. 이 부분을 읽는 것도 이 책이 가진 하나의 장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특히 애플 부분에서는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쫓겨났던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도 나온다.
내게 도움이 되었던 점은 역시나 직장인으로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팁들이었다. 예를 들어 8장은 'IT 시대의 시간 절약 비법'을 다루고 있는데 내 컴퓨터로 접속하여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간략히 소개해보자면,
- 브라우저 관리(즐겨찾기 정리), 피드 리더 설치, 광고 차단 애플리케이션 설치
- 브라우저 탭 갯수 제한, 브라우저의 단축키 익히기
- 스마트에서 최근에 사용하지 않은 애플리케이션 삭제하기
- 이메일 관리법
등등이 있다. 왠지 읽어보고 자신도 적용해보고 싶지 않은가?
이외에 채용의 방식(인사가 만사), 피드백을 받고 피드백을 주기 등 리더로서 필요한 정보들이 가득하다. 특히 피드백을 다룬 내용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서로에게 민감할 수 있는 팀원과 리더의 피드백 상호교환 방식이다. 리더로서는 듣기 싫은 말이더라도 피드백을 해주고 때로는 피드백을 받아 자신의 성과를 돌아보는 시간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하는 것이다. 후반부로 갈 수록 피드백 이야기가 자주 나오는데 그만큼 이 책에서 핵심적인 주제어가 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또 '3과 10의 법칙'을 소개한 부분이 재미있었다. 3과 10의 법칙이란 직원이 3이나 10의 배수로 늘어날 때마다 조직의 체계와 같은 많은 부분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스타트업에 종사하고 계신 리더 분들께 추천해드리고 싶은 곳이다. 한번 참고해보시길 바란다.
개인적으로는 우리 팀 부장님께서 우연이라도 꼭 읽었으면 좋겠다 싶은 책이다. 예전에 '다시 리더를 생각하다'라는 책을 읽었었고 내 사무실 책상 옆에 올려두었는데 부장님이 보시더니 '음, 내얘기네?'라고 하셨었다. 조금이라도 그 책에 관심을 보이셨던 것이다. 하지만 그 책은 군 장교 출신인 저자가 협력과 학습의 관점에서 바라본 리더로서의 역할을 다룬 책이었기 때문에 좀 더 자기계발 분야에 가까운 책이었기 때문에 번지수를 완전 잘못 짚으셨었다. 그러나 이 책은 실제로 부장님이 IT 업계의 관리자이기도 하고 실무는 거의 하지 않으며 매일 업무시간에 다음 뉴스와 유튜브, 이종격투기 다음 카페, 엠팍같은 커뮤니티를 보고 계시기 때문에 더욱 그러하다. 기회가 되면 이 책을 부장님 책상에 몰래 놔두고 오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