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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미디어

컬럼/인터뷰

펄의 창시자 래리 월과의 인터뷰

2001년 1월 17일

"세계를 지배하겠다구요? 그건 거만한 생각이에요."

이 인터뷰는 오라일리 저팬이 주최하고 일본 교토에 있는 교토 인터네셔널 컨퍼런스 홀에서 열린 펄/루비 컨퍼런스에서 한 것이다. 우리는 래리월, 코 카자나, 겐지 와타리, 다카키 히구찌, 그리고 인터뷰가 성사되도록 도와준 JLA의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이 인터뷰에서 우리는 오라일리에서 자신이 하는 일, 펄 인증, 그리고 펄의 상업화, 오픈 소스 프로젝트간의 경쟁, 게으름의 힘, 펄 6, 포스트모더니즘, 소프트웨어 특허, 도큐멘테이션 등 폭넓은 주제에 대해 토론하였다.

CL: 우선, 일본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래리 월: 아, 저는 일본이 마음에 들어요. 하지만 전에 도쿄에 가족들과 온 적이 있어요. 그때 우리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많이 봤지요. 어쨌든 저는 일본에 오기 전에도 일본이 친숙하게 느껴졌어요. 지금도 일본은 재미있는 나라 같아요.

CL: 래리 월 씨는 스스로가 전임 개발자라고 생각하십니까?

래리 월: 그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네요.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고, 그에 대해 대가를 받아요. 때로는 개발을 할 때도 있고, 그냥 빈둥거릴 때도 있고, 또 어떤 때는 펄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 생각해내기 위해서 세계에 대해 배우기도 해요. 컨퍼런스에서 강연을 할 때도 있구요... 지금은 개발은 대부분 다른 사람들이 해요. :-)

Larry
래리는 친절하게도 랩탑 컴퓨터를 켜고, 우리에게 그가 본 애니메이션의 목록을 보여주었다. 목록에는 100개 이상의 애니메이션 제목이 있었으며, 고전적인 것에서부터 최신의 것까지 다양했다. 그 중 대부분은 일본 것 같았다. 그는 목록에 있는 것 중 어떤 것은 DVD로도 살 수 있어서 그는 그것을 영어와 일어가 동시에 나오게 하여 보았고, 그것을 통해 일본어를 조금 배울 수 있었다고 하였다. 내가 목록을 보면서 "와, 토토로네요?"라고 말하자, 그는 토토로 노래를 불렀고, 내가 "루팡 3세네요?"라고 말하자, 그는 루팡 흉내를 내 주었다.

CL: 애니메이션을 보고 있을 때에도 월급을 받나요?

래리 월: :-) 저는 애니메이션을 보기 위해 시간을 충분히 할애해요. 제가 그렇게 해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항상 그렇게 한답니다. :-)

CL: 하루에 정확히 몇 시간 정도 코드를 작성하시나요?

래리 월: 때에 따라 달라요. 며칠 동안 코드를 하나도 작성하지 않을 때도 있고, 어떤 날은 하루종일 코드를 쓸 때도 있죠. 그래서 뭐라고 말해야 할 지 잘 모르겠네요.

CL: 현재 상태에 만족하시나요?

래리 월: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제 말은 이건 제가 하기로 결심한 일이니까 만족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저는 너무 많은 일에 흥미가 있고 한 번에 모든 것을 다 하기를 원하기 때문에 절대 만족할 수가 없어요. 프로그램 개발도 하고싶고, 독서나 바이올린 뭐 이런 것들이요..

CL: 펄 지원 회사에서 출발해서 IPO로 가는 것을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

래리 월: :-) 아니오. 저는 회사를 경영하고 싶어하는 사람은 아니랍니다. 저는 그렇게 하는 것은 지금 하는 것보다 재미가 없을 것 같아요. :-) 펄을 지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이미 다른 회사에서도 하고 있어요. 그래서 만약에 내가 또 그런 일을 한다면, 노력이 이중으로 들게 될 거에요.

CL: 그건 당신이 오라일리에 소속되어 있는 게 편하다고 느끼기 때문인가요?

래리 월: 맞아요. 본질적으로 저의 위치는 소위 말하는 후원(역자 주: patronage, 옛날 유럽에서 귀족들이 예술가들을 지원해 주던 것을 말함)을 받는 것이지요. 이것은 공화정 시대에 사람들이 미술가나 음악가를 지원해 주던 때로 거슬러 올라가는 아주 오래된 생각이지요. 예술가들에게는 후원자가 있는 경우가 있었고, 팀 오라일리는 저의 후원자에요. 저는 펄 문화를 창조하고 오라일리는 저에게 돈을 지불해요.

CL: 그럼 당신은 스스로 예술가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래리 월: 여러 가지 면에서 그렇죠. 저는 매니저는 아니랍니다. :-)

CL: 그러면 당신이 기술자라고 생각하지는 않으시나요?

래리 월: 아, 약간 그런 면도 있죠. 현대적인 의미의 엔지니어링에는 예술적인 요소가 필요해요.

하지만 나는 스스로를 문화 예술가라고 생각해요. 컴퓨터 프로그램을 쓰는 데에만 노력하는 것이 아니라 펄이나 다른 프로그램에 관련된 제 주위의 문화를 더 낫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사람들이 프로그램에 라이선스를 설정하는 방향을 오픈 소스 쪽으로 돌리려고 하기 때문이죠.

저는 스스로를 어떤 의미에서 해커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들의 컴퓨터에 침입한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문제가 있으면 그것을 풀 때까지 한다는 거죠. 그리고 제가 풀기 좋아하는 문제들은 우리의 문화적인 문제죠.

CL: 문화적인 문제의 예를 좀 들어주시겠어요?

래리 월: 10년 쯤 전에, 우리는 리차드 스톨만의 GPL을 가지고 있었고, 펄은 GPL로 라이선스가 설정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해커 공동체에서 좋게 작용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라이선스 때문에 펄이 상업 환경에서 사용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만의 라이선스를 썼습니다. 하지만 저는 자유 소프트웨어, 즉 GPL을 사용하는 사람들을 자극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그래서 라이선스를 전환하기보다는, 저는 "글쎄요.. 두 가지 라이선스를 다 놔두고 두 가지 중 하나를 설정해서 펄을 배포할 수도 있죠.."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방식으로, 컴퓨터를 하는 사람이나 회사에서 그들의 권리를 빼앗기지 않는다는 보장을 받을 수 있었고, 모든 사람이 행복해 했습니다. 제가 이야기하는 것은 일종의 문화적인 해킹입니다.


CL: 어떤 사람들에게는 펄 인증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래리 월: 나는 어떤 사람들은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나는 사람들이 인증을 받았는지 아닌지를 구분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각각 자신이 종사하는 일을 하기에 충분할 정도로만 언어에 대해서 알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언어 전체를 처음부터 다 배울 필요는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인증을 받았다면, 언어 전체를 다 배우고 있는 것이겠지요. 어떤 사람들은 그렇게 하는 것이 더 마음이 편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 전문가를 고용하고 싶은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 정말로 전문가인지 확실하게 확인하고 싶어할 것입니다. 인증은 그런 경우에 유용합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펄 전문가가 작성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펄 초심자들이 작성하고, 그 사람들은 때때로 엉성한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하지만, 괜찮습니다. 그 사람들은 계속 프로그램을 작성하다 보면 경험을 통해서 무언가를 배우고, 점점 전문가가 됩니다. 그리고 그 때 그들이 인증 받기를 원하고, 어떤 사람들이 그들이 인증 시험을 보기를 원한다면, 좋습니다. 나는 단지 내가 스스로 그런 것을 만들고 싶지는 않은 것입니다.

CL: 디지털 크리에이션즈(Digital Creations)와 액티브스테이트(ActiveState)가 조프(Zope)에 펄 스크립팅을 추가하겠다고 발표했을 때 놀라셨나요?

래리 월: 아니오, 저는 그걸로 놀라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에 그것은 좋은 일입니다. 당신도 알다시피 액티브스테이트는 "그것을 하기 위한 길이 하나 이상 있다(There"s More Than One Way To Do It)."라는 펄의 철학을 진심으로 믿고 있습니다. 하나의 방법은 펄의 방식이고, 또 하나는 파이썬의 방식입니다. 둘 다 유효하지만, 사람들은 펄을 더 좋아하기도 하고, 파이썬을 더 좋아하기도 합니다. 둘 다 사람들이 작업을 하는 데에 유용합니다. 특히, 조프가 펄과 파이썬 프로그래머 둘 다에게 유용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대단한 일입니다. 나는 그들이 루비(Ruby)도 추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선지 미국에서는 루비에 대해서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더군요.

Larry
"1) 나는 래리가 펄/루비 컨퍼런스에서 아침을 먹는 동안 루비 책을 탐독하고 있는 것을 보았다. 2) 나는 래리가 컨퍼런스 센터에서 나에게 화장실이 어디냐고 물어보는 줄 알고 위치를 가르쳐 주었는데, 그는 단지 일본어를 연습하고 있는 중일 뿐이었다.

CL: 루비에 대해서 말하자면, 당신이 처음에 펄의 이름을 지을 때, 당신은 알파벳 세 글자나 네 글자로 된 단어들을 모조리 찾아보고는, 그것들을 다 마음에 안 들어 했습니다. 루비라는 이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래리 월: 아, 스캐닝하다가 깜빡하고 그 얘기를 하지 않았군요... 루비는 좋은 이름입니다. :-)

CL: 다시 루비에 물어보겠습니다. 몇 년 전 까지는 저는 펄이 유용성이 있고 개발과 사용자 공동체의 기반이 넓으며, 펄에 관련된 좋은 책들이 많아서 의심할 여지없이 펄을 추천했습니다. 지금은 루비와 파이썬이 경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래리 월: 확실히, 당신은 여전히 펄을 추천하는군요. :-) 그건 당신이 어떤 분야의 프로그래머를 얘기하느냐에 달려있어요. 루비나 파이썬은 최대한 단순함을 지향하는 컴퓨터 과학 프로그래머들에게 더 적합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런 종류의 언어를 더 좋아하지요. 펄은 자연어같이 작용하도록 고안되었습니다. 펄은 좀 더 복잡하지만 쉽게 다루려고 하면 간단하게 하는 방법도 더 많고, 일단 이 언어를 배워 두면 더 가치가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더 작은 언어를 배우고 항상 그것과 씨름하든, 그보다 좀 더 큰 언어를 배우고 재미를 느끼는지의 여부는 프로그래머의 분야에 달려 있어요. 펄은 여전히 다른 언어보다는 더 재미있는 것 같아요.

CL: 일반적으로 목적은 같이 하지만 서로 경쟁하는 오픈 소스 프로젝트들이 몇몇 있는데...이런 현상은 좋아 보입니다. 이것을 통해 좋은 의미에서의 다양성과 경쟁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인적 자원은 오픈 소스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이고, 이러한 관점에서 보았을 때, 이것은 단지 노력이 중복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것이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래리 월: 저는 그 문제를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컴퓨터 언어의 영역에서는, 컴퓨터 언어를 개발하는 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하는 일을 막을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 사람들은 어쨌든 그 일을 할 뿐이죠. :-)

다른 사람이 좋은 생각을 해 내면 우리는 그것을 따라한다는 점에서 보면, 그건 이중 노력이 아닙니다. 그래서 이런 언어들이 모두 더 좋게 발전하는 것이지요. 그 사람들은 이러한 생각을 여기 저기 다른 방법으로 퍼트려야 하기 때문에, 그 사람들은 단지 이런 생각을 전파하는 데에 이중 노력을 기울이고 있을 뿐입니다.

자유 소프트웨어 이외에 다른 분야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전반적인 언어 아키텍처에 걸쳐서 같은 일이 일어나고 있지요. C나 C++을 기계 코드에 컴파일링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고, 그 다음에 그런 생각을 모방하여 자바 캠프를 열겠지요. 그리고 나서 마이크로소프트는 C#을 가지고 대중 앞에 나오겠지요. 마이크로소프트에서도 같은 일을 하려고 할 것입니다. 이런 과정 때문에 우리는 이중 작업을 하게 되는데, 그것은 우리가 이러한 아키텍처 모두를 타겟으로 삼고 싶어하기 때문이죠.

또 한편으로는 이런 일 때문에 우리는 우리 자신의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지 다시 한 번 살펴보게 되고, 우리가 그것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우리의 방식이나, 아니면 일반적인 방식을 취하게 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 나중에 다른 일이 생겼을 때 우리는 그 일을 더 쉽게 할 수 있지요. 그래서 이런 과정에는 장점과 단점이 다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전체적인 과정이 다윈적인 관점에서, 즉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진행되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고, 그 중에 어떤 것은 다른 것보다 더 낫고, 그런 생각들이 살아 남아서 계속 진행되는 것이죠.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다양한 언어와 다양한 오퍼레이팅 시스템을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그러한 경쟁이 없다면, 우린 살아남을 수 없어요. 우리 같은 사람들은 없어질 것입니다. :-)


CL: 당신이 펄을 처음에 출시했을 때, 펄이 지금같이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했었나요?

래리 월: 저는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 정도까지일 줄은 몰랐습니다. 그 때를 돌이켜 보자면, 제 시각은 유닉스 오퍼레이팅 시스템에 고정되어 있었던 것 같아요. 나는 절대 윈도우나 맥 같은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그건 세계가 그만큼 넓어졌다는 것이겠지요. 세계는 점점 팽창하고 있고 펄 역시 세계와 함께 커지고 있어요. 펄이 지금 얼마나 컸는지는 모르겠어요.

CL: 그건 지금 세계 경제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요.

래리 월: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프로그래머들은 1년에 적어도 몇만 달러를 절약하고 있고 만약 펄 프로그래머들이 백만 명 이상 있다면, 전체적으로 절약되는 돈은 어마어마할 것입니다.

그래서 그건 큰 산업이죠. 그리고 펄 뿐만 아니라 펄의 일부를 취한 언어들까지 친다면 그 숫자는 더 커지겠지요. 다른 언어에서도 일상적인 표현이나 다른 부분에서 펄을 빌려왔지요.

루비는 펄에서 그 이상을 따왔어요. 아마 60~70% 정도 겹치는 부분이 있을 거에요. 어떤 의미에서 펄을 그렇게 많이 베낀 것은 아니지만, 펄에 있는 개념은 많이 빌렸고, 저는 그게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는 거기에 일조할 수 있었다는 생각에 행복합니다.

CL: 펄 개발이 게으름 때문에 시작되었다고 했는데, 어떤 힘 때문에 펄이 지금같이 발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까?

래리 월: 그것 참 좋은 질문이군요... 음... 나는 그 힘은 여전히 게으름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차원의 게으름이죠. 펄을 처음에 개발했을 때, 조그만 작업들이 빨리 되도록 한 것은 다 게을러서 그런 것이었죠. 하지만 지금은 사람들은 펄과 다른 것들을 사용할 필요가 없습니다. C++이나 자바, 루비, 파이썬 이런 것들로 작성해야 하는 분야가 있다 해도, 그 사람들은 펄을 좋아해요. 그리고 펄은 그런 작업을 하기에 제일 좋은 툴은 아니지만 그 사람들은 펄을 사용하길 원할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언어를 배우기보다는, 펄을 그 쪽 분야로 확장시키고 싶어하죠. 그래서 펄이 발전한 것은 여전히 게으름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

CL: 앞으로도 계속 펄의 개발에 참여하실 생각입니까?

래리 월: 아마 그럴 것 같습니다. 물론 언젠가는 머리가 너무 굳어서 참가할 수 없을 지도 모르죠. :-)

제가 펄 6의 개발을 이번 여름에 발표했을 때, 저는 그것이 공동체에서 디자인한 대로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저는 펄을 제 스스로 고안했습니다. 그렇게 했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제 한계 내에서 작성되었죠. 그래서 저는 펄 6에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이 반영되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공동체가 처음으로 한 말은, "우리는 언어 디자이너를 원해요."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아직도 언어 디자이너이고, 그 사람들이 제안한 모든 것을 이해해서 좋은 점과 나쁜 점, 그리고 변경해야 할 사항을 지적해 줘야 하죠. 그래서 저에게 닥친 가장 큰 임무는, 펄 6에 그 사람들이 제안한 내용들을 어떤 것이 중요하고 어떤 것이 그렇지 않은지 구분하는 일이에요.

CL: 만약에 당신이.. 당신이 말한 대로 머리가 너무 굳는어도(어휘력이 부족해서 좋은 말을 생각해내지 못하겠군요.) 이 프로젝트가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래리 월: 그렇게 되기를 바래요. 펄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많이 있고 그 사람들은 제가 참여하는지의 여부에 상관없이 펄을 계속 발전시키고 싶어할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점은 제가 어떤 것이 좋고 나쁜지를 말해주지 않으면, 그 사람들은 아마 다투게 될 것이고, 싸움 끝에 무슨 일을 해야 할지 알아낼 것이라는 점이죠.

CL: 펄 개발자들은 오늘 열린 펄 컨퍼런스를 포함해서 오프라인 상에서 자주 모이는 것 같은데요.. 자주 모이는 것이 펄의 개발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래리 월: 네, 물론 그렇죠. 인터넷에서 결정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있어요. "우리는 펄 6을 쓸 거야!"와 같은 결정은 모임에서 빨리 결정될 수 있어요. 그리고 인터넷에서 누군가를 만난다면, 그 사람과 친구가 될 수는 있겠지만, 직접 만나 보기 전에는 다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이해하기 쉽지 않아요.

그래서 사람들을 단지 한 곳에 모아 놓는 것으로도 펄의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어요.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은 서로 모여서 모임이 끝난 후에 저녁식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할 수 있어요. 이건 인터넷에서 모이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입니다. 그래서 저는 직접 만나는 모임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CL: 펄 6는 계획적이고 정리된 방법으로 개발된 것 같은데요. 당신은 지금도 그런 식으로 개발을 하고 계십니까?

래리 월: 지금까지 펄을 디자인하는 과정은 변화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은 프로토타입과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쳤죠. 저는 전체를 계획된 방법으로 디자인할 정도로 똑똑하지 못해요. 그래서 저는 "음. 이걸 추가한 것이 더 좋아 보이니 이렇게 하자."k라고 하고, 모든 단계에서 저는 약간 더 확장시키기도 하지요. 이런 식으로 처음에 펄을 다섯 가지 버전으로 만들었죠.

펄 6를 만들 때에는 우리는 좀 더 조직화된 방법으로 접근했어요. 우리는 사람들이 낸 제안서를 모두 모았는데, 그건 전부 361개나 되었어요. 저는 매일 그걸 읽어서 그걸 읽는 데에 1년이 걸렸어요.

이런 점에서 펄 6는 더 조직화되었다고 할 수 있죠. 제안서 자체는 서로 모순되는 부분이 있었고 서로 다른 생각들을 담고 있었기 때문에 전혀 조직적이지 못했어요. 그래서 내가 해야할 일은 그걸 조직적으로 구성하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나에게는 다른 사람이 쓴 제안을 보고 이건 좋고, 이건 나쁘고, 이건 그저 그렇다고 평가를 내리는 것이 더 쉬웠어요. 모든 것을 나 혼자 하는 것보다 이게 훨씬 낫죠.

CL: 펄 6는 더 조직화된 방법으로 개발될 것이기 때문에 펄 6의 수명이 더 길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래리 월: 제안서 중에 펄 6는 펄의 마지막 버전이 될 거라고 한 것도 있어요. 펄 6이 충분히 유연하다면, 원하는 대로 언어를 바꿀 수가 있으니까 펄 7이 나올 필요가 없겠죠. 펄 6을 충분히 유연하게 만들자는 건 우리가 설정한 목표 중 하나에요.

펄 6를 만드는 것은 스케줄 대로 할 수가 없어요. 스케줄이 없거든요. :-) 우리는 모두 작업에 스스로 지원했고 우리가 다 하고 싶을 때 다 하는 거에요. 펄 5는 아직 잘 되고 있고 우리는 펄 5도 지원할 거에요. 그래서 우리는 펄 6를 만드는 데에 충분한 시간을 들일 거에요. 우리는 너무 빨리 만들거나 너무 천천히 만들 생각은 없어요. 그래서 확실히 제품으로 출시되려면 적어도 1년 반 정도가 더 걸릴 거에요.

CL: 펄 6도 경제적으로 큰 파급을 가져올 거라고 생각하세요?

래리 월: 잘 모르겠어요.. 아마도 우리는 그렇게 되려고 노력은 할 것입니다.


CL: 펄의 어떤 부분을 제일 좋아하시나요?

래리 월: 제가 쓴 부분이요. :-) 농담이에요. 펄에서 제일 중요한 부분은 다른 부분들과 독립적으로 생각할 수 없고 상호작용을 통해 프로그램이 돌아가기 때문에 이건 좀 어려운 질문이에요. 그래서 저는 다른 부분과의 시너지 효과가 제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펄이 함께 작동하는 부분 말이에요..

CL: 그러면, 당신이 좋아하지 않는 부분도 있나요?

래리 월: 아 네, 여러 군데 있어요. 그런 이유 때문에 펄 6를 작업하고 있기도 하고요. 펄의 다섯 가지 버전을 만드는 중에도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었어요. 공동체로서 작업하기 때문에 지금은 펄을 만들 때보다 더 낫게 작업할 수 있겠지요.

그래서 우리에게는 전보다 프로그램을 더 단순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많아요. 이상해 보이는 전역 변수를 더 객체 지향적으로 만들 수도 있어요.

우리가 깨달은 것은 처음 펄의 다섯 가지 버전을 만들면서 우리가 다른 프로그램과 공존할 수 있는지 항상 확인했지만, 우리는 지금 번역을 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게 되었기 때문에 그러한 기능은 지금은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C나 자바, 펄 등 여러 가지를 산출할 수 있는 컴파일러 백엔드(compiler back-end)를 사실상 가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언어를 컴파일해서 신택스 트리로 만들 수도 있고 디컴파일해서 다시 펄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펄을 펄로 번역할 수 있다면, 그리고 펄 5를 펄 5로 번역할 수 있다면, 펄 5를 펄 6으로 번역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번역 단계를 여기서 거칠 수 있다면, 다시 디자인하는 것이 훨씬 쉬워질 것입니다.

CL: 당신은 종종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해서 언급하곤 했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중요하고 유용한 개념이지만, 이것은 90년대 이전에 생긴 개념입니다. 90년대에는 사람들에게 이전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문제가 생겼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을 것입니다. 저는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펄 6은 90년대에 생겨난 새로운 패러다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래리 월: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더니즘에 대항하여 생긴 개념입니다. 두 가지는 서로 다른 영역과 시대에 생긴 것입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음악과 문학의 분야에는 꽤 일찍 도입되었고 아키텍처에는 약간 더 늦게 적용되었습니다.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은 컴퓨터 과학 분야에는 아직도 도입 중에 있습니다. 저는 컴퓨터 과학은 아직 근대(Modern) 시대에 고착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어떤 특정한 예술 분야나 장르에서 모더니즘을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전환할 때에는 언제든지 모더니즘이 있던 시대의 반향을 받게 됩니다. 일종의 혐오라고나 할까요.. 하지만 나에게는 포스트모더니즘의 본질은 반 모더니즘이 아니라고 보입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은 모던이 무엇인지에 대해 올바른 관점을 다시 설정해서, "모던"을 해체하는 기간이 생기게 됩니다. 그 다음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서, 모던과 고전, 바로크 등 이전의 시대와 섞이게 되지요.

펄은 지금 약간 반 모더니즘 적입니다. 펄 6는 모던의 요소를 좀 더 섞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이썬과 루비를 모던적인 성격 때문에 더 좋아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CL: 당신은 소프트웨어 특허를 두려워하시나요?

래리 월: 예, 어떤 것에 대해서는 걱정합니다. 소프트웨어에 특허를 부여하는 것은 좋지 않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특허는 사소한 발명에 주어져 있습니다. 저는 소프트웨어 특허에서 정말 문제가 되는 것은 동등한 권리 보호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큰 회사에서는 특허를 등록하기 위해 돈을 지불할 수 있지만, 저와 같은 개인은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특허는 정말 오픈 소스 운동에 반대되는 것 같습니다. 차라리 저작권을 설정해서 무역 비밀을 보호하는 것은 좋지만, 특허는 싫습니다.

CL: 자유 소프트웨어(free software)와 독점 소프트웨어가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래리 월: 저는 대부분의 하부구조가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지나 다니는 도로에서는 요금을 받지 않습니다. 놀이 공원에 가고싶으면, 도로를 운전해서 가지만, 당신이 돈을 지불하는 곳은 도로 위가 아니라 놀이공원입니다. 도로에는 입장료를 내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입장료를 지불하는 것입니다. 저는 하부 구조도 도로나 전깃줄, 가스 파이프 등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무료로 머무를 수 있고, 요금은 전기나 가스 사용료로 지불합니다.

운영 시스템은 자유롭고 열려(free and open) 있을 때에 가장 잘 작동될 수 있습니다. 컴퓨터 언어는 오픈 소스일 때에 가장 잘 작동할 수 있습니다. 특정한 어플리케이션이 독점으로 가기 더 유리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마이크로소프트의 워드는 놀이공원과 비슷합니다. 그것을 사용하기 위해서라면 당신은 돈을 지불할 용의가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운영 시스템은 그곳을 지나가도 돈을 지불할 필요가 없는, 공공 도로와 같습니다.

CL: 당신은 리눅스 월드 엑스포 1회에서 비즈니스 세계와 오픈 소스는 둘 다 서로를 수용할 만 하고, 두 가지가 결합하면 서로에게 이익을 준다고 하였습니다. 그 때 이후에 이 두 가지에 어떤 변화가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지금은 둘 사이에서 어떤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래리 월: 저는 지금으로서는 약간 혼란스러운 상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알기가 힘이 듭니다. 오픈 소스에 관심이 있는 사람도 많고, 실험적인 시도에 관심이 있는 회사도 많습니다. 특히 IBM이 그렇죠. 하지만 이런 시험이 성공적이든 아니든 간에, 우리는 정말 아직은 알 수 없습니다. 몇 년 뒤에는 일이 아주 재미있어 지겠지요.

CL: 꼭 멜로드라마를 보는 것처럼 말씀하시는군요.

래리 월: 예, 그건 꼭 멜로드라마 같아요. :-)

CL: 당신은 자유 소프트웨어 운동가(리차드 스톨만처럼), 오픈 소스 운동가(에릭 레이몬드처럼), 그리고 리누스(Linus)와 같은 사람(공짜 술에 관심이 많은 :-) 중에서 당신이 어디에 속한다고 생각하십니까?

래리 월: 저는 이 모든 것에 다 관심이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두 가지 보다는 리누스 쪽에 가깝겠죠. 저는 펄을 나눠주는 데에 관심이 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펄을 사용하기를 원해요. 저는 세계에 좋은 일을 하고 싶고 미국 역사에 한 획을 긋고 싶습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를 남들에게 주는 데에 어떤 비용이 들든지 간에 그 일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것이 제가 라이선스를 두 가지로 설정한 이유지요. 하나는 자유 소프트웨어 진영의 사람들과 뜻을 같이 한 것이고, 또 하나는 오픈 소스 진영의 사람들과 부합하는 것이지요. 하지만 둘 다 목적은 같아요. 저는 여기서 리누스가 어떻게 했는지에 약간 의존하고 있어요.

CL: 전에 리누스씨가 리눅스 산업과는 거리를 두겠다 라고 한데 대해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말씀하셨죠. 리누스씨가 비즈니스는 골치 거리만 가져다준다 라고 생각하는 반면, 래리 월씨는 비즈니스와 가깝지 않습니까? 하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리누스씨가 비즈니스의 중심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어떤 생각이 들었습니까?

래리 월: 트랜스메타를 말씀하시는군요. :-) 트랜스메타가 실제로 운영 체제 사업에 뛰어 든 것은 아닙니다. 하드웨어 분야죠. 그러니까 내 생각에는 리누스가 리눅스의 상업화와는 연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나는 그 두쪽 다 아닙니다. 액티브스테이트(ActiveState)사에서는 펄을 상업화하고 있고, 오라일리는 펄 도서를 팔고 컨퍼런스를 열어 많은 수익을 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부수적인 것입니다. 나나 리누스는 막 성장하려는 분야를 발견한 겁니다. 우리가 만들어 낸 것을 어떻게 이용할까 고민하는 시장을 제한할 의도도 없습니다. 오히려 시장에 가까워져서 우리의 소프트웨어가 성장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길 바랍니다.

CL: 리누스나 미구엘 같은 해커는 래리 월씨 나이보다 젊은 세대입니다. 리차드 스톨만이나 에릭 레이몬드도 그렇구요. 세대간에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래리 월: 음..... 물론 차이는 있습니다. 새로운, 좀 더 젊은 해커는.... 글쎄요... 분류하기는 힘듭니다. 우리 세대처럼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있을 겁니다. 우리가 있는 시대와 그 사람들이 있는 시대는 완전히 다릅니다.

내 생각에 우리 세대 해커는 대부분의 소프트웨어를 공동으로 생산해 내던 시기에 자랐습니다. 그땐 자신의 소프트웨어를 소유하는 것을 전제하죠. 그러니까 우린 다른 사람이 못 알아 차리게 일을 해야 했습니다. 우리 비전을 제한 받게 되거든요. 그래서 우리는 소규모 프로젝트를 많이 맡아서 완성하면 무료로 배포했습니다. 대규모 프로젝트를 맡으면 회사가 이를 알아 차리게 되고 문제 거리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요즘 세대 프로그래머는 우리 세대보다 더 큰 비전을 가질 수 있습니다. Gnome이나 리눅스 같은 비전을 가질 수 있는 겁니다. 게다가 이 때문에 문제 거리가 생길 일도 없을 겁니다. 다행히도 나는 펄과 같은 큰 비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 그 당시에는 모두들 작은 언어에 대해 얘기했습니다. 이를테면 " 이걸 할 수 있는 작은 언어를 만들었어." 라던가 " 저걸 할 수 있는 작은 언어" 이런 식이었습니다. 나는 이런 저런 이유로 " 더 큰 언어를 원해"라고 말했습니다. :-)

CL: 젊은 세대에서는 "세계 지배"라는 말을 곧잘 하던데요.

래리 월: 이런 말 알죠? "게으름, 성급함, 그리고 오만함"이라는....이런 경우가 바로 오만한 경우입니다. 농담처럼 얘기하지만, 이에는 어떤 진실이 담겨 있습니다. 오만과 겸손 둘 다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오만 그 자체가 나를 예술가로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예술가가 되려면 열심히 예술 작품에 봉사해야 하며, 예술이 의도한대로 되어야 합니다. 세계 지배라는 생각만으로 일을 한다면, 결과물은 기대 이하가 될 것입니다. 리누스가 세계 지배에 대해 이야기하긴 했지만, 윈도우 대신 리눅스로 바꿔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리눅스를 계속 지속시켜야 한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한 거였죠. 사실 리누스 역시 예술가입니다. 리눅스는 그의 예술 작품이며, 이러한 사실이 세계 지배보다 그에겐 더 중요합니다. 세계 지배에 대해 신경은 쓰이겠지만, 세계 지배가 그의 첫 번째 목표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CL: 펄은 하나의 위대한 프로그램이자, 온라인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문서화된 기반도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개발자가 문서화 작업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죠. 여기에 어떤 문제점이 있다고 보십니까?

래리 월: 글쎄요, 프로그래머가 되도록 쉽게 책을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우리 접근 방식이었습니다. 프로그래머가 사람들이 좋아하는 형식으로 책을 쓰도록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램으로 바로 문서화하는 일이 가능했거든요. 프로그래머는 보통의 텍스트 편집기를 사용해서 프로그램 문서를 덧붙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이것을 POD(Plain Old Documentation)라고 부릅니다.

이러한 방법이 성공한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우선 프로그래머가 사용하기 아주 쉽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프로그램 그 자체에 문서화 과정이 포함됩니다. 문서화되어야만 프로그램이 완성되는 것이죠. 만약 중요하지 않은 프로그램에 대한 책이 없다면, 사람들은 " 오, 여기에 내 완성된 프로그램이 있네" 라며 책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프로그램에 책이 없다면 사람들은 이를 알아챕니다. 언어를 프로그램할 때에는 시대에 앞서 완벽히 작업해야 하며, 그렇게 하지 못하면 곤경에 처하게 됩니다. 결국 최소한이라도 책을 쓰게 되는 겁니다.

그러면 책이 훌륭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람들이 있게 마련이고, 그들은 그다지 좋지 않은 다른 사람의 문서를 더 좋은 것으로 만듭니다. 이러한 사람들은 꼭 필요합니다. 이처럼 많은 것들이 모여서 좋은 책이 나옵니다. 우리가 더 잘 만들 수 있는 것들도 있지만요.

CL: 래리 월씨는 책 쓰는 일을 좋아합니까?

래리 월: 나는 내 몫은 합니다. 다른 사람이 책 쓰는 걸 도와주기도 하구요. :-) 내게 있어 책을 쓴다는 것은 싫기도 하고 좋기도 합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아주 도전적인 일이지만, 이는 내 기준이 꽤 높기 때문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사실을 전달하는 동시에, 일종의 예술 작품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는 내가 문화에 대해 연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오라일리의 펄 관련 책이 컴퓨터 책 관련 공동체의 기준을 끌어 올렸다고 생각합니다. 펄 관련 책은 딱딱한 어투로 사실을 알려 주는 동시에 읽는 즐거움도 줍니다. 이러한 특성은 아주 실용적인데, 펄 관련 도서를 쓰려고 생각하고 있다면 다양한 독자를 대상으로 해야 되기 때문입니다. 초보자도 따라 갈 수 있도록 책 진도는 느려야 합니다. 하지만 너무 느리면 전문가들이 지루해 할겁니다. 그때 재미있는 얘기를 이따금씩 하면 이 때문에라도 다 읽게 됩니다. :-) 그리고 전문가들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될 수도 있습니다.

CL: mp3와 이야기할 때 청중이 많이 웃었다고 그러던데요.

래리 월: 내가 웃고 있어서 청중이 따라 웃은 것 같은데요.

CL: 다른 사람을 웃기거나 행복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게다가 래리 월씨는 그런 일을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오픈 소스 프로젝트를 하는 것과 어떤 연관성이 있습니까?

래리 월: 그렇습니다. 내게 있어서 프로그래밍, 책 쓰는 것, 그리고 거리를 걷는 것에도 어떤 목적은 없습니다. 그리고 즐겁지 않게 이러한 일을 해야 한다면 아무 가치가 없습니다. 어떤 이데올로기가 너무 딱딱해서 그 일을 하는 동안 즐겁지 않다면, 그 일은 그냥 딱딱한 일일 뿐입니다. :-)

CL: 그건 그렇고 이야기하기 전에 미리 재미있는 얘기를 준비하는 편입니까?

래리 월: 가끔씩은요.:-)


CL: 오픈 소스 전체에서 올해 가장 놀라운 뉴스는 무엇입니까?

래리 월: IBM이 오픈 소스 철학을 받아들인 것은 아주 놀랍지만 기분 좋은 뉴스입니다. IBM이 이번 기회에 잘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CL: 내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 같습니까?

래리 월: 윈도우가 오픈 소스가 되지 않을까요? :-) 물론 정말 그런 일이 일어나리라곤 생각하지 않지만요.

CL: 펄에 관련된 올해의 뉴스 중, 혹은 금세기 뉴스 중 가장 놀라운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래리 월: 년 초에는 우리가 Perl 6을 만들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습니다. 펄 컨퍼런스에서 알게 되었죠. 어느 날 아침에는 Perl 6이 출시된다는 사실을 몰랐다가 아침이 끝나갈 때쯤 회의에서 알게 된 거죠. 정말 굉장한 아침이었습니다. 이런 의미에선 Perl 6이 올해의 놀라운 뉴스입니다.

CL: 그럼 내년엔 펄과 관련해서 어떤 일이 일어날 것 같습니까?

래리 월: Perl 6에 대해 많은 일을 해야 할겁니다. 펄 분야에서 흥미 있는 일이 계속 생길 것 같습니다. 아까 mp3을 언급했는데, 네트워킹에 관해 말하자면 mp3 웹사이트 거의 전부가 펄 기반입니다.:-)

무슨 일이 일어날 지는 예측하기 힘듭니다. 저는 그저 한 사람에 지나지 않고, 창조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있기 때문이죠. 내가 하는 것 보다 훨씬 더 놀라운 일을 할 사람이 많습니다. 처음에는 웹이라는 것 자체에 많이 놀랐고, 그 다음엔 펄이 이러한 웹에서 잘 동작한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다음에 어떤 놀라운 일이 일어날 것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안다면 내게 말해 줘요.:-)

하루에 5번 인터뷰를 하고 나서 잠시 쉬는 동안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래리는 우리 질문에 아주 성의 있게 대답해 주었다. 인터뷰가 끝났을 때, 래리는 일본어로 "천만에요" 를 뜻하는 "도우 이타시 마시테" 라고 말했다.

래리 상, 아리카토우 고자이마시타(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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