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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자바 총결산, "승자도, 패자도 없는 전장"(2)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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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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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BIT

6,406

저자: 이아스님 제 2부 - 반면교사 일본이 포마(FOMA)라는 이름으로 제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일명 3G)의 진두에 서있는 제 1통신업자 NTT도코모가 자바 서비스를 이끌었던 반면, 한국에서는 IMT2000에서 떨어진 LGT가 자바 서비스를 개시했다는 사실은 꽤나 흥미로운 대조입니다. 그리고도 LGT는 아이북은 많이 팔았지만 초기 모델부터 자바를 지원하지는 않았고, 그나마 자바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치지 않았었죠. 아이아플리의 성공을 본 SKT의 입장에서는 어찌되었건 모바일 자바는 피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지 모르겠습니다. 자사 벤쳐의 형식으로 XCE라는 회사에게 기술 문제는 전담시켰고, 자사 최대의 단말기 제조 분야 우군인 삼성에게 칼라 액정 화면의 시발을 부탁한 후, 그 결실을 맺은 것이 올 3사분기경의 일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LGT도 키티호크라는 지나치게 앞선(?) 모바일 자바 기술을 걷고 썬이 제시한 표준인 MIDP를 채택한 LGT ez-java 페이즈(phase) 2를 내놓기에 이릅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이에 즈음한 제2 이통사 KTF의 행보입니다. 여느때같았으면 SKT의 전철을 밟을 듯 싶었지만, 당당히 "내 갈 길을 가겠다"는 태세로 취한 정책이 바로 "브루" 채택입니다. 당초 퀠컴의 기술이라는 이유로 감정적으로, 또한 로열티문제로 세계각국의 비상한 거부(?)를 받아오던 차에, 어찌된 속사정인지는 모르지만 단발 1년 계약으로 한국의 KTF를 통해 그 첫선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제가 올 11월경 한국에 출장(한국 사람이 한국에 출장간다는 말이 좀 이상하게 들릴지는 모르겠네요. 아무튼 저는 일본 회사 소속이니까요.)가서 본 SKT-XCE, LGT-아로마, KTF-브루간의 벤치마크 결과는 대강 이렇습니다.
  • 첫째, 속도는 역시 네이티브 코드 기반의 브루가 가장 빠릅니다. 똑같은 게임을 짜서 돌리는데도, SKT-XCE의 일명 SK-VM은 거의 환상적인 흐느적거림을 보여준 반면, KTF-브루는 "이것이 게임이다"라는 것을 뽐내듯 부드럽게 돌아갔습니다. LGT-아로마의 경우 속도는 상당히 준수하여 불만없을 수준이었습니다.
  • 둘째, 메모리 관리 또한 브루가 C++-포인터 기반이므로 훨씬 정밀하게 할 수 있습니다. SKT의 경우 차라리 내장 실행 메모리가 아주 넓어 별 특징없는 가비지 콜렉션에도 무리없이 애플리케이션들이 돌아가지만, LGT의 경우에는 160킬로바이트라는 전설적인(?) 실행 메모리덕분에 C수준의 메모리 관리(free라는 명령어를 System.gc()로 대체?)를 하지 않으면 이미지나 미디어의 풍요로운 처리는 불가할 정도더군요.
  • 셋째, 작성면에서는 LGT의 라이브러리가 가장 안정적이고 편했습니다. 특히 SKT의 기상천외한 배경음악처리(쓰레드를 따로 만들어야한다...라니... 하긴 그나마 메모리가 많으니까 다행이지...)는 거의 저를 성불 직전의 상태로 몰고갔을 정도니까요. 브루의 경우 이런저런 어려움이 많겠지요. 게다가 네트웍이나 I/O계통은 꽤나 머리에 쥐가 날 것이고... 자바쪽이 그면에서는 편하고 개발 과정도 매끄럽다고 사료됩니다.
  • 넷째, 애플리케이션 자체의 용량면에서도 자바쪽이 JAR포멧의 압축방식을 쓰는 반면, 브루는 펼쳐쓰는 방식이라서 상대적으로 다운로드시의 시간과 패킷량이 늘어지는 경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론 브루는 애플리케이션 하나의 용량 제한에 대해 관대하지만, 모바일 배포의 특성상 애플리케이션의 경량화가 요구된다는 현실적인 면에서는 조금 소극적인 자세를 보여줍니다. 전철에서라던가, 산간 벽지에서, 혹은 고속의 이동중에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는 상황이 더욱 그러하지요. 역으로 브루는 일단 한번 설치된 후에는 자바처럼 JAR를 푸는 작업 자체가 불필요하므로 초기 기동 시간이 짧다는 장점이 있으니 장군멍군일까요?
  • 다섯째, 실제 개발 환경면에서는 XCE가 가장 적극적으로 공세를 펼치고 있습니다. LGT는 벨록스소프트에서 맡고는 있지만 최근에 이렇다할 에뮬레이터나 API의 업그레이드도 없고, Q&A관련 게시판의 친절함도 XCE에 비해서는 달리는 듯 합니다. 브루는 역시 물건너 퀠컴이 원천이라서 다소 일선 개발업계의 요구에 대한 대응이 느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죠.
여담이지만 XCE 개발자용 사이트의 Q&A에는 재밌는 불문률이 있습니다. 혹시 Q를 달아보신 분은 감을 잡으셨을지도 모르겠지만, 1Q-1A(원 큐-원 에이)라고 해서 질문 하나에 답은 꼭 하나만 달립니다. 거기에 재질문을 하면 그 이후부터는 거의(^^) 답이 안달리죠. 정말 그런지 궁금하신 분은 구경가서 페이지들을 주욱~ 넘겨보시면 "신기하게 그러네..."라는 탄성(?!)을 자아내실 것입니다.그래도 공식 입장을 꼬박꼬박 밝혀주시는 게시판 관리자분들께 진심으로 이자리를 빌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열심히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여담을 마치고, 셋 다 현재로서는 열악하다고밖에는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처음이니까 그러려니..."하고 이해하는 것도 잠시, 일본의 필드 테스트를 보고나서 내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SKT와 LGT는 과연 "일본 모바일 자바"라는 반면교사의 어떤 점을 배우고 또 못배웠을까요? 우선 애플리케이션 용량면에서는 SKT, LGT공히 화끈한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NTT의 아이아플리이 10KB, AU가 50KB, J-PHONE이 30KB인 것에 비하면, 약 80KB정도가 적정(한계는 아님)하다는 권고안은 실로 감동이죠. 게다가 SKT의 경우에는 실행 메모리도 풍부해서, 저처럼 초절전형 아플리(힙 메모리가 90KB인 단말기도 일본에는 있음. 안타깝게도 가장 잘 팔린 503시리즈인 NEC의 것들)에 익숙해진 사람에게는 거의 풀장처럼 느껴지더군요. 처리 속도는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만, SKT가 아직은 약간 느린 503초기 단말기 정도의 속도를 보여주고 있고, LGT는 꽤 매끄러운 처리를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MIDP처리의 꽃으로 불리는 그래픽 처리에 있어서는 아직 일본 최고의 단말기인 소니의 65536색 TFT의 말끔하고 번짐없는 화면에까지는 아직 멀어보였지만, 액정 기술도 좋고 칩 기술도 좋은 우리나라가 곧 따라잡으리라 믿습니다. 그리고 일본쪽과 가장 큰 차이점인 "업그레이드" 시스템이 조금 아쉽습니다. 원래 MIDP의 애플리케이션 관리 모델에서는 다운로드된 애플리케이션을 쉽게 업데이트할 수 있도록 해놓았는데, 어찌된 일인지 SKT나 LGT의 경우에는 실행과 삭제 기능밖에 없더군요. 이는 과금 체계와도 물려있어서 그리 쉽사리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각종 버그 해결이나 기능 향상의 혜택을 쉽게 받을 수 없다는 단점으로 남을 듯 싶습니다. 아무튼 현재까지 킬러 애플리케이션 부재로 골머리를 썩히는 일본의 전철을 한국의 모바일 자바 시장이 어떻게 비켜나갈지 몹시 궁금합니다. 과연 "대박"은 날 것인지, 여러 업계 전문 분석들은 "이렇게 하면 킬러가 된다"는 원칙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누구나 생각할 수 있고 다들 동의하는 "사실정황"만 가지고는 왜 여지것 "대박"이 안났는지 설명이 안되지요.
저는 자리 펴고 점보는 사람이 아니라서 앞날이 어떻게 될 지는 몰라 "이렇게 하면 대박난다"는 말은 감히 못하겠지만, 모두 성공하시길 빌 뿐입니다. 다소 늦었지만 2001년 한해에는 자바 헤드라인을 꾸려온 저에게도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어떤 게시판에서 저를 "유명인사"라고 지칭하기까지 했는데, 솔직히 기분은 좋았지만 어쩐지 마냥 좋지만은 않았습니다. 많은 분들에게 더 좋은 정보를 함께 하려고 애써왔건만, 별로 알아주는 이 없이 고맙다는 메일 한통 안올 때는 서글픔이 아니라 "다 때려치고 싶음"이 찾아들지요. 이런 저에게 한 친구가 논어의 "불역열호아"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즐거워하는 자세라... 성인이니까 그런 소리를 했지... 하면서도 부럽기도 하고 그래야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또한 말없이(?) 한빛 네트웍의 자바 헤드라인을 찾아 주시고 사랑해주신 분들께는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자바를 열심히 잘 하시는 분들이 많아져서 개인적으로는 무척 기쁨과 동시에 상당히 긴장되기도 합니다. 올해에는 뭘해야 할까... 라는 고민은 늘 드네요. 업종 전환이라도 해야할지... 자바를 하면 할 수록 느껴지는 기초 부족은 "공부를 하긴 해야겠는데..."라는 생각은 들지만 딱히 맞는 코스도 없구요. 그래도 그분들처럼 열심히 하렵니다. 일하며 배우는 그분들처럼 열심히 하렵니다. 늘 열린 마음으로 함께 하는 즐거움에 충만한 그분들처럼 열심히 하렵니다. 그분들을 응원하며 열심히 하렵니다.

"그분들을 응원합니다."

곧이어 제 3부 - "태양은 떠오른다, 그러나 지기도 한다"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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