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장경제의 재발견 – 경제에 관한 눈 뜬 장님들에게…
내 생각에,
책의 발간이 결정되는 시기에는 다 이유가 있다.
대선이 다가오면 잠재적인 대선 주자들의 저서가 주로 발간된다. 특정 인물이 뜨면(사망하면) 그 인물에 관한 책들이 우후죽순처럼 쏟아진다.
지금 이 책, 시장경제의 재발견(이하 재발견)이 발간된 시기는 대선 4개월 전이다.
현재 대선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경제이다. (사실 5년 전과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는 사실이 슬프다.) 특히, 중요한 것은 복지와 성장의 충돌에 관련된 논쟁이다.
이에 따라 ‘재발견’은 복지, 교육, 노동, 부동산, 금융 등으로 우리나라 역대 정부들의 정책을 나누어서 이의 시장적정성과 효율성 등을 전문가들에게 물어보아 수치화하였다. 즉, 정책들이 얼마나 시장지향적으로 이루어졌는지 혹은 시장경제의 발전을 저해하지는 않았는지에 대한 평가를 내린 것이다.
이러한 시도 자체는 매우 신선하다. 정량적인 평가에 의해 정책을 평가하여 향후 해당 분야의 정책을 입안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매우 유용한 자료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초 ‘재발견’의 시작 자체가 정부 보고서였다는 것을 감안하면 매우 당연하다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쉬운 점은 전체적인 어조가 ‘기업’ 혹은 ‘경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 약간 거북한 느낌을 가질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아직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걸쳐 ‘재발견’과 같이 정리가 잘 된 책은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을 높이 평가할 수 있다고 본다. 때문에 이 책은 어느 대선 주자에게나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며 나 같은 일반 직장인에게도 복잡하기만 한 각 후보의 경제정책을 평가할 수 있는 나름의 기준을 제공해준다. 따라서 나의 소중한 한 표를 보다 뜻 깊게 행사할 수 있을 것 같다.
덧붙이자면 처음 책을 받았을 때 표지의 코끼리를 보고 미국 공화당의 표시인 줄 알았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난 뒤 생각을 해 보니 예전 장님과 코끼리의 우화가 떠올랐다. 장님들은 저마다 코끼리의 다른 부분을 만지며 코끼리의 모습을 상상한다.
저자의 생각도 이와 마찬가지 아니었을까. 시장경제의 재발견이란 타이틀을 달고 나온 책이니만큼 그 동안 시장경제에 대해 잘못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지식으로 시장경제를 본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을 읽고 난 뒤에는 코끼리의 코나 다리가 아닌 전체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저자들은 하였을 것이다. 난….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