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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출판네트워크

편집자 Choice

Python Crash Course? Hello Coding 파이썬? 나의 첫 파이썬!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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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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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희진

12,736

나의 첫 파이썬

설치부터 시작하는 가장 쉬운 입문서

한빛미디어

2014년 9월 11일. 이 책을 처음 기획 회의에 올렸던 날이다.

 

“Python is the most popular programming language for beginners because it's fun, powerful, and easy to learn. So why should your introductory Python book be long and tedious?“

“파이썬은 재미있고 강력하며 배우기도 쉬운 터라 초보자에게 가장 인기 있는 프로그래밍 언어입니다. 그런데 파이썬을 소개하는 책은 왜 길고 지루할까요?” 

 

아마존이거나 혹은 카탈로그 pdf에 올라왔던 소개글이었을 거다. 여기에 “입문서 성격 책입니다. 고등학교 선생님이 3가지 예제로 지루하지 않게 파이썬 입문방법을 제시합니다.”라는 짧은 설명을 적었다. 그리고 갑론을박을 시작했다. 당시 우리는 <처음 시작하는 파이썬>, <코딩 클럽>을 동시에 검토하고 있었고, 과연 이 입문서들을 모두 진행할 필요가 있는가를 고민했다(결국 이 모든 책을 다 진행했다…)

 

각각의 장단점은 있었다. <처음 시작하는 파이썬>으로 나온 오라일리 파이썬 입문서는 언어를 하나쯤 아는 전공자들에게 쉬운 입문서였다. 반면 <코딩 클럽>시리즈로 나온 네 권의 책은 표지만 보더라도 알 수 있겠지만, 초등학교/중학교 입문자를 위해 집필된 도서이다. 2015년 교육과정 개편을 하면서 당연히 중학교부터 파이썬을 배우리라 기대하고 예상했기에 출간이 가능했던 책이다(이제 와 보자면 ‘나의 실수’였지만. 참고로 고등학교 정보 교과에 파이썬은 포함되었으며, 파이선이 정식 용어다).

 

2.jpg

이 수많은 파이썬 입문서가 나의 애정을 받고 있다

 

 

그렇다면 대체 <나의 첫 파이썬>는 뭐가 다르단 말인가? 그 당시 피 터지게 논의했던 기획 회의의 결과물로 남아 있는 트렐로의 흔적들을 뒤져보면 이러하다.

 

부서장 : 향후에 파이썬으로 프로그래밍 입문하는 사람이 있을 것임. 하자!

팀장 : <코딩 클럽>도 입문서인데? 차이점은 있나? 오, 뒤에 게임도 있고, 데이터 시각화도 하고, 웹 앱도 만드네? 재밌겠구먼!

동료1 : 삽화도 없고 예제 읽어보니 재미도 없고 입문서 다른 것도 하는데 해야겠음?

팀장 : <코딩 클럽>은 애기들 용인 데다 이 책은 파이썬 2, 3를 다 다루는데 좋구먼~

동료1 : 노노 <처음 시작하는 파이썬> 말한 것임.

나 : 짧게 살펴본 느낌에 <처음 시작하는 파이썬>은 개발자가 개발자의 눈높이에서 집필, 이건​ 교사가 비개발자(학생)를 위해 집필한 도서. 첫 장을 비롯해서 상당 부분의 목차가 겹쳐서 우려했는데 책의 콘셉트에서 차이가 있음. 목차를 비교해보면 <처음 시작하는 파이썬>은 개발자의 관점에서 언어를 배운다는 관점에 딱 맞아 떨어지는 서적인 반면 이 책은 가장 기본만 설명한 다음에 프로젝트를 통해서 부차적으로 필요한 개념과 요소를 배우는 방식을 택함.

동료2 : <처음 시작하는 파이썬>은 좀 옛날식 진지 입문서, 이 책은 덜 지루하고 ‘어린 초보자’를 위한 쉬운 구성임.

 

그리고 2015년 1월 22일 진행을 결정했으나, 원서의 출간이 밀리기 시작, 예상 못 한 비딩의 벽을 넘어 3월에 비딩을 통과, 우리의 책이 되었다. 하지만 출간일은 또 밀려서 2015년 11월 30일에서야 비로소 출간되었다. 무려 처음 발견하고 1년 가까이 기다린 셈이다. 

 

우린 이쯤 내부의 변화를 겪었고 나는 팀 이동을 해서, 갑자기 새로운 독자와 마주했다. 아무거나 하면서 천방지축 놀던 고삐풀린 망아지를 엄숙하고 진지한 입문서 팀(우리끼리는 IT1팀이라 부른다)으로 배정한 사건이 일어났다. 이 책은 모두의 바람으로 나와 함께 입문서 팀으로 옮겨졌고, 새로 비전공자를 위해 준비한 <Hello Coding> 시리즈에 발을 걸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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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얼마나 귀엽고 깜찍한 시리즈인가~ *설렘주의*

 

 

<Hello Coding> 시리즈로 준비하며 표지는 ‘시크한 라즈베리 소년이 파이를 구워내고 바닥 요리책에는 파이썬(뱀) 그림이 보일’ 예정이었다(상상해보라! 이 얼마나 귀엽고 매력적인가! 사실 윗그림의 두 번째 노랑머리 저 녀석이 이 책의 표지에 들어갈 아이였단 말이다!!!). 그렇게 열심히 책을 만들던 중간에 원서의 출판사와의 계약서 마지막에 작게 “번역서의 표지는 원서의 표지와 같게 한다.”는 글을 발견했다. 실수는 모두가 하지만, 하면 안 되는 순간에 발견한 실수였다. 발견 시점이 런던 도서전 기간이라 런던에 출장간 에이전시 분들께 원서 출판사와의 미팅에서 의견을 전달해달라고 요청을 했으나 계약서대로 진행해달라는 답변을 받았다. 

 

그렇게 이 책은 <Hello Coding> 시리즈와 멀어졌다. 관련된 조판자도, 교정자도, 번역자도, 베타리더도 모두가 영혼을 잃었고, 한 마음이 되어 울었다. 하지만, 겉모습과 다르게 내용은 여전히 좋은 책이었기에 우리는 이 책을 버릴 수는 없었다. 그렇게 염원과 다르게 결국 뱀의 얼굴로 이 책은 세상에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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