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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Choice

누구나 꿈꾸지만 선택하지 못한 길, 내 아내가 걷다

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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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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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민형

9,399

아내가 창업했다

직장을 벗어나 나답게 살기 위한 작은 공방 도전기

한빛비즈

점심시간에 회사원들이 커피를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을 보면서 ‘카페를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 한 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왜 남들이 보기에 그럴듯한 회사를 다니는 사람들조차 이런 생각을 할까?”

누군가의 지시가 아니라 나의 의지로 내 삶을 결정하고 싶다. 미사여구로 가득한 문서가 아니라 손에 잡히는 의미 있는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다. 상사의 눈치를 보고 조직 안에서 하나의 부속품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나라는 사람으로서 살고 싶다. 매달 들어오는 월급 때문에 억지로 출근하고 싶지 않다. 내가 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고 싶다. 그리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꿈은 세상을 바꾸는 서비스를 만들고 수백억의 부를 거머쥐겠다는 거창한 꿈이 아니다. 지금의 직장생활에서 이루기 힘든 평범한 일상을 회복하고 싶다는 생각일 것이다.

 

하지만 창업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도 대부분은 그 길을 선택하지 못한다.

맥주 한잔하면서 “창업이나 할까” 라고 흘러가듯 말하지만 금방 “내가 무슨 창업이냐” 라며 넘어간다. 특별한 계기가 있어서 창업을 진지 하게 고민하더라도, 다시 회사라는 현실로 돌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창업을 지긋지긋한 직장생활에서 벗어날 탈출구로 말하지만 그 앞에는 단단한 장벽이 있다.

 

2015년 봄 지인에게 창업 제의를 받았을 때, 나도 막연한 두려움과 설렘에 잠을 설쳤다. 아이디어를 좀 더 구체화하기 위해 3달 정도 퇴근후나 주말에 간간히 모여서 준비를 했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가족이라 생각해 가족들과 사업 아이디어도 공유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당시 아내는 내가 원하면 도전해보라며 응원해줬다.

하지만 최종 지분참여 의사결정을 앞두고 초기 투자금, 수익화 시점 등을 따지게 되자 도전할 때의 설렘은 온데간데없고 두려움만이 나를 짓눌렀다. 결국 몇 달을 즐겁게 준비했지만 나 역시 월급쟁이의 위치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창업에 도전하게 되었다. 2015년 8월 아내는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리고 작지만 따뜻한 향초공방을 열었다.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나를 믿고 창업을 지지해줬던 아내가 고맙기도 했고 내가 가지 못했던 길을 도전하는 아내의 용기가 부럽기도 했다. 그런 아내의 옆에서 내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아내의 도전기를 남기고 싶다는 생각에 일기처럼 이 글을 시작했다.

 

글을 쓰다 보니 나처럼 창업을 꿈꾸지만 포기하는 사람들에게 멀게만 느껴진 창업이라는 이야기를 우리의 일상으로 가져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대, 카이스트 인재들이 모여서 세상을 바꾸는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수십억의 펀딩을 받아 성공하는 멋지고 화려한 이야기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의 소소한 도전과 작은 성공 이야기를 하고 싶다. 자신의 일상을 지키고 싶은 이들의 행복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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