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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Choice

투표를 잘하자

한빛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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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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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지영

10,950

프레임 대 프레임

모든 뉴스에는 의도가 있다

한빛비즈

“대선이 연말이니까 천천히 준비해서 내년 6월쯤 출간해도 좀 이르겠죠?” 추석을 앞둔 작년 어느 날, 이미 《나쁜 뉴스의 나라》로 호흡을 맞춘 조윤호 저자와 두 번째 책에 관한 기획 논의를 했다. 그땐 꿈에도 몰랐다. ‘내년 6월’이면 대통령이 바뀐 나라에서 살게 될 줄이야! 이후는 아시다시피 ‘광장의 겨울’이었다.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다가 주말이 되면 촛불을 들고 차디찬 광장으로 모여들었다. 광장은 잘못된 선택에 관한 후회, 떠나보낸 생명을 향한 안타까움, 그리고 민주주의로 활활 타올랐다. 

 

마침내 탄핵과 구속,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한 무능이 ‘신중함’으로,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대기업과 결탁한 일이 ‘애국’으로 둔갑했음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형광등 100개를 켠 듯한’ 아우라, ‘일침一針의 정치’를 구사한다던 대통령은 기성 언론이 ‘빚어놓은’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평생 이미지만 뜯어먹고 살았지 도통 실체가 없던 사람. 그런 사람을 대통령까지 만든 권력이 바로 이 책의 주제인 ‘프레임’이다. 

 

● 이 책은 프레임의 작동 기제와 역할, 보수부터 진보까지 양극단의 기성 언론이 내세우는 각자의 프레임에 관한 설명이 주를 이룬다. 이 중 각 진영을 대표하는 세 개의 프레임(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으로 대선 주자 8명을 분석했다. 사실 대선 주자들은 소재에 불과하다. ‘빨갱이’와 ‘꼴통’이라 서로 조롱하는 언론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어보고 싶었다. 같은 인물, 같은 사안을 놓고 얼마나 다른 논조의 기사가 쏟아지는지 궁금했다. 

 

● 불출마 의사를 밝힌 몇몇 정치인을 원고에서 빼지 않았다. 그들이야말로 ‘프레임 전쟁’의 패잔병이다. 그들을 통해 ‘한 정치인이 프레임에 잡아먹히는 과정’을 생생히 볼 수 있다. 또한 그들은 금세 ‘차차기’ 대선 후보가 된다. 패잔병을 분석하고 기억해야 하는 이유다. 

 

● 이 책은 ‘누굴 찍어야 할지 아직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를 위한 가이드다. 반대로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지지자’에게는 다소 ‘불경한’ 책일 수도 있다. 하지만 조기 대선으로 시간과 정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유권자도 많다. 나 역시 아직도 누굴 찍을지 결심이 서지 않았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오늘 2017년 3월 31일.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 수감되었고, 세월호는 마지막 항해를 시작했다. “탄핵하라!” “구속하라!” “인양하라!” 지난겨울 광장에서 부르짖었던 구호는 모두 현실이 되었다. 작가 유시민은 말했다. “한 명의 지도자가 (모든 것을) 해결해주길 바라는 시민이 많은 사회는 민주주의를 제대로 할 수 없다.” 이제 사람들은 다 안다. 한 명의 지도자가 망칠 수 있는 것은 단지 5년이 아니다. 최소한의 상식이 통하는 사회조차 그냥 오는 법이 없다. 상처를 딛고 앞으로 나아갈 기회, 광장이 만들어낸 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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