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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출판네트워크

IT/모바일

앰비언트 파인더빌러티란? - 2

한빛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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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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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BIT

10,493

제공: 한빛 네트워크
출처: 검색2.0 : 발견의 진화(Ambient Findability) Chapter 1.

파인더빌러티, 경쟁우위의 핵심

당신이 더 나은 정보 활용 능력이라는 소명에 대해 확신하고 있다고 해보자. 아이들이 우리의 미래이기야 하겠지만 당장 당신에게는 예산 문제와 사업 목표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파인더빌러티에 대해 신경써야 하며, 무엇 때문에 소셜 소프트웨어, 시맨틱 웹, 검색엔진 최적화에 대해 알아야 하는가? 파인더빌러티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의외로 우리는 연방정부 기관이라는 영역에서 사업적 가치에 대한 탐색을 시작했다. 다시 국립 암 연구소의 경우로 돌아가 보자. 나는 최근 cancer.gov 웹사이트 개편 프로젝트에서 국립 암 연구소의 훌륭한 분들과 한 팀을 이루어 작업하는 행운을 가졌다. 나는 정보 설계 전략을 지휘하기 위해 투입되었고, 내 목표는 내비게이션(navigation)과 사용성(usability)을 향상시키고 핵심 컨텐츠에 접근하기까지의 클릭 수를 줄이는 것이었다.

NCI 내부 팀은 cancer.gov 사이트의 사용 패턴을 훌륭하게 분석해냈다. 어떤 사람들이 왜 사이트를 방문하며, 사이트의 어떤 페이지에서 무엇을 하느라 시간을 보내는지를 알아냈다. 사이트 방문자의 대부분은 최근에 암 선고를 받은 사람들, 혹은 그 친구나 가족들이었다. 데이터를 보니 특정 암 유형을 다룬 서브메인 페이지의 방문 수가 가장 높았다. 고로 내부 팀은 여러 목표 중에서도 NCI 홈페이지에서 특정 암을 다루는 서브메인 페이지로 가는 시간과 클릭 수를 줄이기를 원했다.

파인더빌러티의 광신도인 나는 우선 사람들이 이 사이트를 어떻게 찾아오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클라이언트는 거기에 대해 별로 아는 것은 없지만 그런 유형의 파인더빌러티 문제라면 걱정할 것 없다고 했다. 구글이나 야후!에서‘암’으로 검색하면 첫 번째나 두 번째로 나오니, 그거면 됐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무래도 걱정이 되어서 나름대로 조사를 좀 했다. 일반 검색 엔진에서 암에 관련해 사람들이 어떤 유형으로 검색하고 있는지 감을 잡기 위해 오버추어(Overture)의 검색어 추천 도구(Search Term Suggestion Tool)를 사용했다. 짐작했던 대로‘암’이라는 전반적인 질의어로 검색한 경우가 단연 많았다(월 180,000 건). 하지만 특정 유형의 암에 대한 검색 빈도 역시 매우 높았다( ‘유방암’에 관해 월 132,000건). 사실 특정 암에 관한 검색 결과를 모두 합하면, 그림 1-1에서와 같이‘암’에 관한 검색 건수의 다섯 배가 된다. 이해가 간다. 유방암 진단을 받았다면 암의 가장 일반적인 카테고리를 탐색하기 보다‘유방암’에 관해 검색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림 1-1] 전반적인 검색어와 특정 검색어의 사용 빈도

하지만 구글이나 야후!에서 ‘유방암’이나 ‘전립선 암’, ‘ 중피종’ 등의 특정 암 이름으로 검색하자. cancer.gov가 검색 결과의 첫 페이지에 뜨지 않고 좀더 한정된 분야를 다루는 사이트나 상세 정보가 부족하고 신뢰도도 떨어지는 상업 사이트들 다음으로 밀려나는 것이었다. 그림 1-2에서 볼 수 있듯이, 특정 암에 대해 검색하는 사용자들에게 NCI 사이트는 원천적으로 발견불가능했던(unfindable) 것이다. 이것은 큰 문제였다. 사실 나는 클라이언트에게, 나를 고용해 사이트의 정보 구조를 다시 설계하고 검색 엔진을 최적화하는 것보다 검색 엔진을 최적화하는 회사를 고용해 가장 중요하고도 흔한 암 관련 키워드로 검색할 때 특정 암에 대한 서브메인 페이지의 검색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더 나을 거라고 이야기했다.

다행히도 클라이언트는 둘 다를 원했다. 그때부터 우리는 사용자들이 이 사이트를 쉽게 발견할 수 있도록, 그리고 사이트 안에서 보다 편리한 경로로 원하는 콘텐츠를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체적인 파인더빌리티 전략을 함께 세워나가기 시작했다. 그리고 cancer.gov의 디자인을 바꾼 그 해에 NCI는 웨비 어워드(Webby Award)와 프레디 어워드(Freddie Award)를 수상했고, 미국 고객 만족 목록의 전자 정부 부문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했다. 파인더빌러티에 중점을 둘 때 어떤 좋은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왜 NCI에서는 좀더 일찍 파인더빌러티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지 못했던 걸까? 그것은 다른 디자인 팀들과 마찬가지로 문제를 하향식 관점에서 바라보았기 때문이다.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메인 페이지에서 찾을 수 있느냐도 중요하지만, 처음부터 메인 페이지에서 출발하지 않는 사용자도 많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강력한 검색 도구들, 디렉토리, 블로그, 소셜 북마크(social bookmark), 그리고 콘텐츠 배포(content syndication) 서비스들이 점점 딥 링크(deep link) 체계로 변화되어 가고, 콘텐츠는 점점 더 규칙적인 형태로 변해가고 있다. 사이트 사용자 중 다수는 사이트의 메인 페이지를 아예 방문하지 않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아예 자기가 찾으려는 답이 웹에 있다는 것조차 모를 수도 있다. 도서관에 가거나 전문가에게 물어봐야 하는 거 아닌가 생각하기도 하고, 시간이나 돈이 없어서 아무 것도 못하고 곤경에 빠져 있을 수도 있다.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것을 어떤 상황에서든 찾을 수 있을까? 그것이 우리가 멀티 채널 커뮤니케이션의 관점에서 가져야 할 의문이다.



[그림 1-2] 국립 암 연구소 홈페이지

NCI의 팀은 웹사이트 디자인이라는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암에 대한 정보를 필요한 사람들에게 널리 보급시킨다는 좀더 넓은 목표를 바라보아야 했다. 그들에게는 파인더빌러티에 관한 한 맹점이 있었고, 오늘날 대부분의 조직들이 공통적으로 그런 약점을 가지고 있다. 회사의 경영진은 보기 좋고 멋진 웹사이트를 원한다. 다행히도 이제는 그들 중 많은 수가 사용성이 높은 웹사이트를 원하고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파인더빌리티의 절대적인 중요성을 깨달을만큼 웹과 웹의 사용 방식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 경영진은 아직 소수에 불과하다.

이것은 하찮게 여길 문제가 아니다. 시장이 푸쉬에서 풀 방식으로 변해가고 있는 지금, 파인더빌러티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인터넷 검색 광고의 선구적인 기업인 오버추어는 초기에 이 기회를 포착해 거금 16억 달러(오버추어가 야후!에 합병되었을 때의 가격)를 벌어들였다. 쇼핑 분야의 권위자인 파코 언더힐(Paco Underhill)은 베스트셀러『쇼핑의 과학(Why We Buy)』에서 이러한 변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지적한다.

몇 세대 전, 소비자의 귀를 겨냥한 광고 메시지는 고도로 집중화되고 신빙성 있는 형태로 전달되었다. 세 개의 TV망과 AM 라디오, 그리고 판매 부수가 많은 몇몇 국내 잡지들, 어른들 대다수가 보던 각 도시의 일간지들을 통해 거대 브랜드의 상품들이 홍보되었고, 그 메시지는 크고 명확하고 신뢰할만 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리모콘과 VCR로 필요없는 광고를 모두 건너뛸 수 있다. FM 라디오, 특정 관심사에 영합하는 수많은 잡지들, 무한히 늘어만 가는 월드와이드웹의 정보와 엔터테인먼트 사이트들, 그리고 점점 더 줄어드는 신문 독자 기반, 이런 모든 것들은 이제 소비자들 가까이 다가가 뭔가 사도록 만들기가 이전보다 어려워졌음을 의미한다.
기업이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것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면, 소비자가 기업에 다가가는 것을 좀더 쉽게 만들어 주면 되지 않을까? 파인더빌러티의 관점에서 대부분의 기업 웹사이트에는 중대한 문제점이 있다. 정보 설계의 빈약함, 웹 표준의 무시, 메타데이터의 부재 등이 그것이다. 데이터베이스 안에 묻혀버린 컨텐츠는 검색 엔진에 전혀 노출되지 못한다. 기업들이 눈을 돌려 파인더빌러티에 투자를 한다면 영업에서부터 고객 지원에 이르기까지 좀 더 많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웹 디자인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파인더빌리티는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 와이어드(Wired)의 크리스 앤더슨(Chris Anderson)이 ‘롱 테일(Long Tail)’이라 부르는 부분(그림 1-3)을 주의깊게 살펴보면 분명 그 구조적인 변화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앤더슨은 “비트의 흐름이 얇게 이어지는 꼬리 부분에 위치한 수백만 개의 틈새 시장”에 관해 여러 가지 색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실상 무한하다고도 할 수 있는 이들 온라인 상품 목록이 우리 경제를 어떻게 뒤흔들고 있는지에 관해 그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롱 테일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그 엄청난 규모다. 롱 테일에 위치한 비히트 상품들을 더해 나가면 히트 상품들보다 큰 시장이 된다. 책을 보자. 반즈 앤 노블(Barnes & Noble)은 평균 130,000종의 책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아마존에서 팔리는 책의 반 이상이 이 130,000종 외의 책들이다. …… 일반 서점에서는 아예 취급하지도 않는 서적 시장이 일반 서점에서 취급하는 것보다 크다.


[그림 1-3] 롱 테일의 구조

벤처 투자가인 케빈 로즈(Kevin Laws)가 말하듯이 “가장 큰 돈은 가장 적은 매출에서 나온다.” 하나의 아이템을 추가 생산하고 진열하는데 거의 비용이 들지 않는 경제에서, 경쟁력의 향상과 대박의 가능성은 파인더빌러티에 달려 있다. 어떻게 하면 검색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소셜 소프트웨어를 통해 수요를 롱 테일쪽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

아마존, 이베이, 구글, 아이튠즈, 그리고 넷플릭스는 모두 롱 테일이다. 이들 얼리어댑터들은 검색을 통해 대량 맞춤화(mass customization)를 구현하고 있다. 발견할 수 없는 것은 구매할 수도 없다는 것을 이들은 알고 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긴꼬리가 몸통 전체를 좌지우지하리라는 것도 이해하고 있다. 당신의 사업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검색의 공간은 거대하다. 최고 수준으로 성장할 가능성은 크다. 이왕 뛰어들 거라면 밑 부분에 아직 자리가 많이 남아있는 지금이 좋을 것이다.

그러나 잠깐. 너무 앞서 나가다가는 벼랑 끝에서 헤매게 될 수 있다. 파인더빌리티의 문제에 있어서 테크놀러지는 마치 사이렌의 노래처럼 많은 이들을 유혹해 파멸로 몰고 갔다. 우리는 하이테크라는 빠른 층에 주의를 집중하고 있지만, 파인더빌러티라는 미로의 지도는 인간의 행동과 심리라는 느린 층에 묻혀 있다. IT의 I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우리는 HCI의 C에서 역시 벗어나야 한다. 앰비언트 파인더빌러티는 컴퓨터보다는 인간과 정보 사이의 복잡한 상호작용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파인더빌러티는 오늘날 웹의 가장 큰 화두이며, 채널 컨버전스(channel convergence)와 유비쿼터스 컴퓨팅이 우리의 해변에 밀물처럼 밀려들면서 그 영향력은 점점 커질 것이다. 우리는 웹을 이용해서 임베디드 센서embedded sensor와 지리공간 메타 데이터(geospatial metadata)가 가득한 현실 세계를 돌아다니게 될 것이고, 심지어 인간이 우주 공간으로 직접 나가야 할 필요도 줄어들 것이다. 모바일 기기는 집단 지능과 영감을 추구하는 똑똑한 소비자들의 욕구에 발맞추어 데이터 흐름을 통합해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앰비언트 경제에서 파인더빌러티는 경쟁 우위의 핵심이 될 것이다. 찾는 사람이 임자다.

기술유토피아와 디스토피아

분실물 센터에 가본 적이 있는가? 그곳은 무언가를 잃어버렸을 때만 찾게 되는, 어렴풋한 그림자 같은 장소다. 모자, 벙어리장갑, 시계, 장난감, 금반지, 은반지 따위가 가득한 그곳에서는 희망과 두려움, 그리고 케케묵은 책 냄새가 난다. 어렸을 적 분실물 센터를 처음으로 찾아 가게 되는 것은 기억에 남는 경험이다. 소중한 물건을 잃어버린다. 아마도 교실이나 운동장에서였을 것이다. 필사적인 수색 후엔 눈물 젖은 체념이 이어진다. 찾는 사람이 임자다. 잃어버린 사람은 눈물짓는다.

그런데 잠깐. 반 아이 한 명이 나선다. 분실물 센터 가봤니? 아이는 무릎을 탁 친다. 잃어버린 물건들이 있는 곳이지. 그럴 듯 한데. 걸어서 잠깐이면 테이블 아래 종이상자가 있는 사무실에 도착한다. 거기에 있다. 저게 내 거예요. 해피 엔딩이다.

물론 가끔은 물건들이 틈 사이로 사라지기도 한다. 그럴 땐 그저 찾는 사람이 임자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잃어버렸느냐에 따라 다르다. 분실물 센터는 전세계적인 아이디어이고 장소와 시간을 초월하는 사회 시설이다. 다만 그 형태나 아이디어는 장소나 환경에 따라 각기 다르다. 시골 학교에서는 종이 상자가, 공항에서는 쇠로 된 보관함이 분실물 센터의 역할을 한다.

그러나 어쩌면 이것은 인터넷이라는 파괴적인 기술이 나타나기 전까지의 얘기다. 이제 사람들은 인터넷의 분실물 센터를 통해 어디서든 분실물을 신고하고 찾을 수 있다. 사이트에는 국제적인 데이터베이스를 자랑하는 반려동물과 분실물 목록이 만들어지고, 잃어버린 물건을 찾았다는 글들이 사이트를 찾는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다. 83세의 노파가 가보로 내려온 목걸이를 찾는다. 10살 난 소년이 잉글리쉬 스프링거 스파니엘 강아지를 다시 만난다. 개, 고양이, 시계, 지갑들. 현실에서 잊혀진 것들이 사이버 공간에서 발견된다. 디지털 네트워크가 실제 물건들의 위치를 파악하는 지금, 키워드 검색은 더 이상 문서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기술은 이제 분실물 센터라는 그림자의 영역까지 들어갔다. 하지만 이 정도는 아직 약과이다.

어떤 이들은 다가오는 기술의 유토피아에 대해, 인류의 모든 고민거리가 사라지는 마법같은 시대가 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들은 빈곤과 기아는 끝나고 건강이 나빠지거나 병에 걸리지도 않으며, 전세계적인 평화와 영원한 삶이 존재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한다. 『태양은 또 다시 떠오른다The Sun Also Rises』에서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썼던 구절처럼,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멋지긴 하다.”그러나 인류의 고민은 그렇게 쉽게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며, 기술은 칼날의 양면과도 같다.“ 어떤 기술이 충분히 발달하게 되면 마법과 구분하기 힘들어진다”고 했던 아써 C. 클락(Authur C. Clarke)의 말에는 기술의 발전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함께 담겨있다.

우리는 혁신에 의해 놀랄 수도, 기뻐할 수도 있다. 천연두 백신. 달 착륙. 바늘 구멍만한 컴퓨터. 가끔은 무엇이든 가능해 보일 때도 있지만 아직은 아니다. 아직까지 기술은 물리 법칙과 경제성에 종속되어 있다. 엉터리 예언자들은 넘쳐나고 기술 역시 충분히 발전해, 무엇이 허구이고 무엇이 진실인지 분리해내기가 힘들 지경이다.

웹에서 이 예언자들은, 우리가 인공 지능을 이용해 원하는 것을 더 쉽게 찾을 수 있고, 디지털 에이전트와 지능 기반 서비스들은 우리에게 더 쉽게 다가올 수 있을 거라고 주장한다. 사실 진보가 진행되고는 있지만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이다. 정보불안은 더 심화되고, 우리는 필요한 것을 찾는데 오히려 지금보다 더 많은 시간을 쏟게 될 것이다.

이러한 냉정한 예측은 물리학 법칙이 아니라 언어의 한계에서 기인하는 것이다. 우리가 파인더빌러티에 관해 얘기할 때 얘기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웹의 구조는 코드라는 단단한 토대 위에 놓여있지만, 그 유용성은 의미론semantics이라는 미끄러운 경사면에 의지하고 있다. 모든 것이 언어와 관련되어 있다. 이름표로서의 언어. 링크로서의 언어. 키워드 등.

언어는 또한 작고 성가신 괴물과도 같아서, 부정확하고 신뢰할 수 없으며, 문맥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한 사람의 망각이 다른 사람에게는 낙원일 수도 있다. 동의어, 반의어, 동음 이의어, 동어반의어(contranym) 등. 의사소통의 어려움은 기술의 왕성한 진보와는 무관한, 인간 조건의 한 부분이다.

어떤 이들은 다가오는 기술의 디스토피아에 대해, 겉보기에는 화려하지만 무지는 더 커지고 자유는 적어지는‘훌륭한 신세계’가 될 거라고 이야기한다. 도서관원들은 도서관에는 발걸음조차 하지 않는 학생들, 뭔가 읽을 필요가 있을 때는 구글을 찾는 닷넷dot.net 세대를 걱정한다. 파리의 회의에서 만난 한 여성은 인터넷이 “우리의 문화적 유산에 블랙홀을 만들어낸다”고까지 비난했다.

가끔은 우습기도 한 이런 두려움들이 불합리하거나 하찮은 것은 아니지만, 나는 그것 때문에 잠을 못이루거나 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인터넷과 앰비언트 파인더빌러티의 미래에 관한 한 나는 낙관론자기 때문이다.“ 미디어는 메시지”라고 한 마샬 맥루한(Marshall McLuhan)의 통찰에서, 나는 사람들을 지식 생산과 배분이라는 협동적이고 생산적인 사업에 참여하도록 만드는 인터넷의 힘을 본다. 궁극적으로 정보는 의사소통에 관한 것이기 때문이다. 언젠가 S.I. 하야가와(S.I. Hayakawa)는 이렇게 썼다.

언어를 만들어낸 것 외에도 인류는 점토 판, 나무나 돌 조각, 동물의 가죽, 종이, 마이크로칩 위에 제조 기법, 즉 언어를 나타내는 흔적 또는 기록을 발달시켜 왔다. 인간은 더 이상 직접 경험한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의 시행착오를 반복하는 대신,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은 지점에서 시작할 수가 있다. 언어가 있기에 진보가 가능하다.
우리는 언어와 인터넷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지만, 그것들은 이기적인 유전자를 협력이라는 놀라운 행동으로 끌어들이는 인간의 능력과 현명함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웹이 지속되는 한 나는 문화적 상실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웹은 우리의 문화적인 유산에 좀더 접근하기 쉽게 해준다. 플라톤의 대화,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밀턴의 실락원을 뉴포트의 해변에서도 찾아서 읽을 수 있는 것이다.

어제는 잊혀지지 않을 것이고, 하루 아침에 천국을 발견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내일은 다를 것이다. 권위를 정의하고 신뢰를 부여하고 의사결정을 하는 방식에 조용한 혁명이 일어나고 있으며, 파인더빌러티가 그 중심에 있다. 우리는 과거를 잊지 않을 것이고, 미래를 개혁할 것이다. 원자의 땅과 비트의 바다 사이에서 미지의 영역을 헤매일 때 우리는 나침반을, 나아가서는 트레오를 가지고 다녀야 할 것이다.

그 여행에서는 목적지가 변경되거나 허깨비들 사이에서 길을 잃기 쉬울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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